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대 초반 근처로 둔화된 물가...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권시장

  • 입력 2023-08-02 10:4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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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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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7월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 근처로 둔화됐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를 기록해 이제 관리목표(2%)까지 거리를 더욱 좁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당장 8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최근 '속락한 물가상승률'...한은 "기저효과로 인한 당연한 귀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 6.3%로 고점을 찍은 뒤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로 빠르게 둔화됐다.

그런 뒤 7월엔 2%대 초반 수준까지 둔화된 것이다.

하지만 작년 7월이 고점이었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는 기저효과의 큰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점검회의를 연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총재보는 또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를 다소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의 둔화된 물가도 예상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집중호우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예상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개인서비스물가 오름폭이 점차 축소되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이맘때의 높아지던 물가 기저가 작용하면서 최근 물가상승률(23.5월 3.3% → 6월 2.7% → 7월 2.3%)은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작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점(6.3%)이었고, 이제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8월부터는 물가 오름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관점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3.3%)를 약간 웃돌 것으로 보면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 "G20 중 2%대 물가는 한국 포함 4개국...8,9월 불안요인 있으나 4분기 재차 안정"

7월 물가둔화는 석유류 가격이 전년비 역대 최대폭 하락(-25.9%)하고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4.7%, 15개월만에 최저)도 줄어든 데 기인했다.

정부는 둔화된 물가를 일단 반겼다.

기재부는 "7월 소비자물가 2.3% 상승은 25개월만에 최저치"라며 "근원물가(식료품및에너지제외)도 3.3% 상승해 15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G20 국가 중 최근 2%대 이하의 물가상승률을 보인 나라는 한국, 캐나다, 사우디, 중국 등 4개국에 불과하다고 했다.

기재부는 최근 기상 불안 요인과 추석 명절 등을 감안해 8,9월 물가는 다소 불안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4분기엔 다시 안정될 것으로 봤다.

기재부는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8,9월에는 기상여건과 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10월 이후 다시 안정흐름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주요 품목 수급과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하며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 채권시장, 여기서 더 낮아지기 어려운 물가상승률 호재로 인식 못해

채권시장은 둔화된 물가상승률을 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기저효과로 인한 물가상승률 추가 둔화가 이미 예상됐던 데다 앞으로는 상승률 수치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계속해서 연말에 물가가 3% 내외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중이며, 전날 장 마감 뒤 공개된 7월 금통위의사록도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 신경을 썼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한은이 7월 물가에 대해 예상수준이라고 하고 연말에 더 높아진다고 하니, 둔화된 물가를 호재로 인식하긴 어려웠다"면서 "정부와 한은의 물가를 보는 시각도 좀 다른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아직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풀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정부는 물가안정 흐름을 강조하면서도 추가적인 안정화 노력을 다짐하는 중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물가가 둔화되고 있지만 어제 공개된 금통위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은 인상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내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됐지만 미국의 9월 인상시 한국의 금리인상 동조화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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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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