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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GDP와 韓 산업지표...시장보다 낙관적이었던 당국 경기관에 힘 실어줘

  • 입력 2023-07-28 11:3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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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2분기 GDP가 놀라움을 안긴 가운데 한국의 전산업생산도 2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모두 시장 대비 낙관적이었던 당국의 경기 전망에 보다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선 시장이 침체를 언급하고 있을 때 당국은 경기가 둔화되지만 연착륙은 가능하다는 데 무게를 뒀다.

한국에선 2분기 GDP 발표 후 시장이 '내용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으나, 한은은 '회복세 지속'에 무게를 둔 바 있다.

■ 美 2분기 GDP가 안긴 놀라움...경기 연착륙에 힘 실어줘

미국 상무부는 2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2.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1.8~2.0% 정도의 증가 전망을 상회하는 결과였다. 지난 1분기에는 2.0% 늘어난 바 있다.

미국에선 3분기만에 성장세가 확대됐으며 세부 내용도 좋았다.

개인소비는 1분기 급증 기저효과로 둔화됐으나 4분기 평균 2%대 성장세를 유지했다. 고정자산투자는 비주거용투자를 중심으로 5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부진한 대외 환경 속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 전환했으며 순수출 성장기여도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개인소비는 전기대비연율 1.6% 늘며 증가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1분기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내구재 급증(+16.3%) 기저효과가 상존했다"면서 "이를 고려해도 재화와 서비스 모두 0.7%, 2.1% 늘며 양호한 소비 경기를 시사했다"고 밝혔다.

정부지출은 주 및 지방정부의 공공 일자리 확대 등에 2.6% 늘며 2020~2022년 평균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고정자산투자는 4.9% 늘며 5분기 만에 증가했다. 주거용 투자가 4.1% 줄며 부진이 이어졌으나 감소폭 확대는 미미했다"면서 "대신 신성장 산업 투자와 공급망 재편 관련 수요가 비주거용투자 반등을 견인했다. 구조물과 장비, 지식재산권 모두 9.7%, 10.8%, 3.9%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미국의 2분기 성장세 확대와 소비에 이어 투자의 회복은 경기 침체 우려를 희석시킨다"면서 하반기엔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연착륙에 무게를 둘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양호한 미국 GDP에 따른 금리 추가 인상 부담과 일본은행의 YCC 정책 변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13.84bp 급등한 4.0012%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는 FOMC 당일 2.66bp 하락하면서 기대감을 표출했으나 다음날 금리 급등 재료들과 마주친 것이다.

■ 전산업생산 2분기 연속 플러스...경기회복 무게 두는 한국 당국

이날 아침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6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3.6%)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자동차(-12.9%), 석유정제(-14.6%)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건설업의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과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1% 증가했다. 전월비 증가폭이 제한되지만 세부지표들은 경기개선에 대한 희망을 키운 측면도 있었다.

전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늘었으며 분기별로 보면 제조업생산도 5분기만에 증가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경기 개선을 어필했다.

기재부는 "6월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고 2분기 전산업 생산이 0.5% 증가하는 등 2분기 GDP(0.6%) 회복흐름을 재확인했다"면서 "특히 2분기 제조업 생산(3.4%)의 경우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한 뒤 5개 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해 그간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또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 감소와 경제심리 개선 등을 반영하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기대했다.

물론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취약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출・투자・내수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속도감 있게 지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해 하반기 경기 반등 모멘텀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한은이 2분기 GDP를 발표했을 때 개선된 수치에 비해 내용이 좋지 않다는 점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주 25일 한은이 발표한 2분기 GDP의 0.6% 성장은 작년 4분기 -0.3%, 올해 1분기 0.3%에서 개선된 것이었다.

하지만 2분기엔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순수출이 성장에 기여했지만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한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더 큰 영향이 작용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일각에선 당시 '내용 안 좋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곤 했다. 이는 당시 한은이 느끼던 것과 온도차가 있었다.

당시 한은의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분기별로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성장폭이 확대되면서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3분기 이후 소비심리 개선 등 영향으로 완만한 회복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 예상보다 나은 미국 경기 상황, 한국 회복세에도 힘 실어

한국은행과 정부는 최근 국내경제의 하방 위험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수출 물량 회복 흐름, 반도체 재고 축소, 3분기 주요 IT 신제품 출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는 양호한 고용 상황과 가계・기업심리 회복, 물가상승세 둔화 등에 긍정적인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국내 당국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상당한 위험 요인으로 봐 왔다. 이런 우려 속에 미국 성장세가 꽤 괜찮은 것으로 나온 것이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수출을 총력 지원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산업동향이 발표된 뒤 기대감을 피력하면서 "국내외 시장・실물동향을 24시간 점검하면서 이상징후 발생 시 적기 대응하고 금융‧부동산 시장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하반기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을 위해 수출과 투자 활성화를 총력 지원하고 내수 개선 흐름 회복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리를 이렇게나 올렸지만 미국 지표들이 놀라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올해 한국경제 상저하고에도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상했다. 최소 국내도 올해 하반기를 포함해 상당기간 통화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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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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