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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버냉키의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 vs 파월의 '2번 이상 가능성'

  • 입력 2023-07-21 15:2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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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출처: 연준

사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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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 금리가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은 미국 금리 움직임 등에 따라 번갈아가면서 매수,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어떤 투자 집단들도 방향을 자신하기 어려워 결국 FOMC를 확인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많은 편이다.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3.5%)에 근접해 본 뒤 레벨 부담을 확인했으나, 금리가 재차 크게 오르는 것도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연준이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뒤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7월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안기기도 했다.

■ 벤 버냉키의 FOMC 예상, "7월 인상이 마지막 될 수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금융시장이 듣고 싶어할 만한 얘기를 했다.

버냉키는 20일 피델리티투자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7월 금리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도, 금융시장도 일단 7월 FOMC의 25bp 인상에 대해선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문제는 7월 회의 이후의 연준 스탠스다. 버냉키는 일단 인플레 둔화 지속에 무게를 뒀다.

버냉키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집세 오름세가 주춤한 가운데 자동차 가격이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3~3.5%를 향해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초반이면 인플레이션이 3% 전후로 내려가고 이후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낮추기 위한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힜다.

버냉키의 이같은 발언은 연준이 7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꽤 오랜기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해가 바뀌면 물가가 3% 내외 수준까지 둔화되고 연준이 좀더 금리를 동결하는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물가는 2%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냉키는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과정에서 경기도 일정부분 희생해야 하지만 큰 침체 가능성을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내년 미국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는 일이 벌어지면 개인적으론 매우 놀라게 될 것같다. 앞으로 실업률이 조금씩 오르는 가운데 경기도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침체시 그 강도는 제한될 것으로 봤다.

■ 버냉키 '마지막 인상일 가능성' vs 파월의 '2번 이상 가능성'

하지만 정책금리를 제로로 만들고 여기에 덧붙여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했던 '버냉키 집권기' 때와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간밤 벤 버냉키의 긴축 종료를 예상하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는 고용 데이터를 본 뒤 급등했다"면서 미국시장도 버냉키의 말을 크게 신뢰하지 못하는 것같다고 했다.

버냉키는 7월이 마지막일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후 추가 금리결정과 관련해선 '매우 열려 있다'고 했다.

7월 회의의 금리인상 이후에도 여러가지 보고서들이 나오는 만큼 금리 추가 인상이 '있다, 혹은 없다'로 단언하긴 쉽지 않다.

블랙아웃 기간 진입 전까지 파월 의장이 '연내 2번 이상' 가능성을 언급했던 데다 7월 회의에서 25bp 인상한 뒤 '인상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주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준 태도를 볼 때 7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한 뒤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주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물가가 크게 둔화되긴 했지만, 연준 입장에선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카드를 일부러 버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미국 7월 인상은 기정사실, 이후는 일단 '좀 어렵지 않을까'에 무게

전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0bp 가량 뛰었다.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가 예상을 밑돌고 노동시장이 상당히 강하다는 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7월 2주차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는 22.8만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0.8만건 감소하면서 2개월래 최저를 나타냈다. 일부에선 이 지표로 7월 인상 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높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BMO캐피탈마켓의 벤 제프리 전략가는 "연준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에 힘을 실어주는 지표"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시장참여자들은 평균적으로 7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편이다.

CME의 페드와치툴은 양호한 실업 데이터가 나온 뒤 7월 금리인상 후 9월 동결 가능성을 80% 이상, 11월 동결 가능성을 70% 정도로 인식하면서 내년 3월엔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연준 점도표가 2번의 추가인상을 예상한 가운데 시장과 통화당국의 괴리는 존재하는 셈이다.

국내 채권투자자들은 연준이 7월 인상 이후 더 올릴지 여부에 따라 한은의 금리결정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이를 주시하고 있다.

물론 한국경제를 얼마나 비관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실제 추종 여부에 따른 판단도 다소 차이가 난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우리의 경우 금리 동결로 가다가 내년 상반기 중엔 인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7월 인상 후 1번 더 올리더라도 그것이 마지막일 될 것이어서 한국이 여기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PF 리스크 등을 얘기하기도 하기만, 여전히 미국이 2번 올리면 한국도 1번 올린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일단 FOMC를 통해 버냉키가 언급한 가능성을 평가해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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