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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주도하는 외국인 선물매매...하반기 들어서도 일단 매도우위 흐름

  • 입력 2023-07-12 14:4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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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외국인 선물 매매에 따른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틀전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대량 매도에 의해 급등했던 시장금리는 전날 이들의 대량 매수에 의해 급락했다.

국내외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변동성을 초래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상당기간 매수, 혹은 매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은 장 초반 전날의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듯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 매도를 통해 가격을 끌어내렸다.

■ 상반기 외국인의 월별 선물 매매...그리고 하반기 초입

올해 1월 금리가 급락하던 시절 외국인은 3년 선물을 8.0만계약, 10년선물을 3.3만계약 순매수했다.

이후 2월 들어 금리가 급등하던 때엔 3년 선물 6.8만개, 10년 선물 1.8만개 가량을 순매도했다.

3월엔 미국 은행사태가 터졌으며, 금리는 뛰었다가 급락했다. 이 시기 외국인은 3년 선물 1.7만개, 10년 선물 2.4만개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후 외국인은 4월엔 3년 선물 3.8만개, 10년 선물 1.3만개 가량을 순매수했다.

4월엔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이 제한됐다. 5월부터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외국인은 장기선물 위주로 매도에 힘을 줬다.

외국인은 5월 중 3년 선물을 1.2만개 순매수했으나 10년 선물은 1.8만개 순매도했다.

6월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자 외국인은 3년 선물 매도를 늘렸다. 외국인은 3년 선물을 5.7만개, 10년 선물을 2천개 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상반기 전체기간 동안 미국 금리 움직임과 한국 상황 등을 감안해 상반기 중 3년선물을 2.1만개, 10년 선물을 3.2만개 정도 더 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 하반기 첫달인 7월 들어선 6월의 매도 분위기를 연장하거나 좀더 강화했다.

외국인은 7월 들어 11일까지 3년 선물을 2.6만개, 10년 선물을 2.2만개 순매도했다.

■ 외국인 선물 매매 따라 움직이는 시장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월요일 3년 선물 매도 공세를 펼쳐 이달 들어서만 3선을 4만개 가까이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0일 1.4만개 가까이 순매도하더니 다음날 1.3만개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지난 5월부터 외국인 선물 매매의 중심축은 '매도'로 넘어왔으며 이런 분위기는 하반기 첫달에도 일단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날 외국인의 대량 매도 뒤 대량 매수하면서 시장에선 이들의 움직임에 변화가 온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변화를 장담하긴 이른 모습이다.

간밤 미국채 금리가 하락했지만 외국인은 이날 다시 선물을 매도하면서 장 초반 더 오르려던 가격을 누르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어제 분위기를 이어받아 금리가 더 빠질 것으로 봤지만, 외국인이 오늘 다시 선물을 팔면서 시장은 약세로 전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어제 시장이 너무 강해 오버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늘 외국인이 선물을 파니 강세는 한계를 노출했다"고 말했다.

■ 외국인 선물매매...미국 추종하는 한국 정책, 한국물 크레딧 리스크 등 감안

이런 가운데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 매매도 중대한 전환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들도 제기된다.

전체적으로 금리 레벨 메리트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 물가, 금통위, FOMC 등을 거치면서 이들이 매도를 지속할 수도 있지만, 태도 변화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이어진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순매도 현상은 연준의 추가 인상을 반영하는 가운데 한은도 이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새마을금고의 예금 인출 우려에 대응해 채권 매도 압력이 존재하는 가운데 지난 4분기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크레딧 시장의 유동성 경색 우려가 나타나면서 금리가 상승하는 것에 베팅하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은의 추가 한 차례 인상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새마을금고가 시중 5대은행 및 국책은행과 총 6조원 규모의 RP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선물시장에서 순매도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채권 매매자는 "외국인 입장에선 새마을금고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 싶다"면서 "외국인 입장이라면 CDS 프리미엄이 올라가면 크레딧 차지가 크다. 한국물에 대한 부담이 일시적으로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커브 누운 미국, 그래도 일어서 있는 한국...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통한 포트 관리

국내 금리 스프레드가 타이트해지면서 장단기 금리 커브와 캐리 구조 변화에 따른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 변화 요인이 커진 편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외국인 현물채권 잔고나 CDS 동향을 볼 때 베이시스 스왑 리스크에 따른 선물 포지션 조정 요인은 크지 않지만 커브 관리 등의 필요성은 커졌다는 것이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역내 FX 관련 플로우가 단기보다는 장기 쪽이 활발해진 점이 있으며, 외국인도 장기물 익스포저가 확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와 스프레드 정체 시기에는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단기자금 펀딩, 장기채권 투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내채권 익스포저에 투자하는 외국인도 단기자금 조달금리에 대한 민감도 높아졌을 듯 싶다"고 말했다.

달러 수익률곡선은 장단기가 역전돼 있다. 따라서 표면적인 캐리 수익은 역마진 구조다.

이 연구원은 "최근 장기금리 하락 요인이 부각되지 않고 있어 단기금리 포지션 관리를 통해 전체 채권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이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 보다 변동성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 채권 커브는 달러보다 스팁한 상태다. 단기 FX로 원화를 펀딩해 장기 원화채권 투자 유인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해외채권, 이종통화채권은 헷지 코스트가 유리할 때 투자 유인이 생긴다.

이 연구원은 "단기 달러금리 변동은 단기 원/달러 FX스왑에 등락을 커지게 하고 이는 외국인의 단기 원화 펀딩 금리 변동으로 이어진다"면서 "문제는 외국인 입장에서 단기 원화 펀딩 금리에 대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려 해도 단기 원화금리는 파생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단기금리 변동에 따라 포지션 전체의 캐리 구조가 바뀌면서 국채선물로 포지션 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Flow에 연동해서 외국인이 매수세나 매도세를 지속하는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대외금리 변동과 커브 동향에 따라서 포지션을 조정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단기 펀딩, 장기채권 투자는 국채선물 매도를 통해 캐리수익을 픽싱하거나 단기채권 투자 구조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를 활용하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료: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매매추이, 출처: KB증권

자료: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매매추이, 출처: 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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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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