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이틀에 걸친 왕복달리기 후 맞서는 관점

  • 입력 2023-07-11 15:1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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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시10분 현재 국채선물과 투자자별 순매매, 국고채 금리...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3시10분 현재 국채선물과 투자자별 순매매, 국고채 금리...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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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금리가 이틀에 걸쳐 왕복달리기를 하고 있다.

전날 채권금리는 연중 고점을 돌파하면서 급등한 뒤 이날은 반대로 급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채 금리가 연일 오르다가 전날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

외국인이 전날 선물시장에서 대거 순매도하다가 이날은 대량 매수로 전환해 가격을 끌어올렸다.

다만 미국 물가 지표, 한국 금통위가 대기하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한국과 미국 금리 모두 예민한 영역에 있어서 특정 방향을 자신하기가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 왕복달리기 후...금리 재하락 컨센서스가 결국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단 시장 방향은 미국 CPI와 한은 금통위에 달려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방향을 종잡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그러나 "일단 금리 레벨 메리트가 있으니 미국 물가가 예상 수준 정도로만 나와도 저가매수세가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새마을금고 예금 이탈 사태에 따른 금융안정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계속해서 매파적으로만 밀고 가기 어려울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금통위 매파색 역시 점점 옅어지는 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고5년, 10년 등의 금리가 3.8%를 훌쩍 뛰어넘는 모습은 과도했다면서 이날 금리 하락을 시작으로 금리 레벨을 다시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보인다.

간밤 미국 10년물 금리는 CPI에 대한 기대로 4% 살짝 안쪽으로 재진입했다.

B 증권사 딜러는 "미국에서도 금리가 4% 위에서 더 크게 오르기 힘들다는 인식이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 금리 레벨이 매력적이라는 인식이 점점 시장의 주도적 의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한국 역시 최근 통화정책 부담 등을 과잉 반영한 뒤 점차 정상화 흐름을 찾을 것이란 기대도 보인다.

전날 금리 급등 뒤 이날 급락세가 나타난 것을 계기로 앞으로는 금리가 더 오르면 저가매수하는 게 낫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C 증권사 딜러는 "기준금리 3.75% 수준까지 반영했던 시장금리가 다시 3.50% 반영하는 수준까지 반락했다"면서 "당장은 현재 수준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매수할 타이밍을 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왕복달리기 후...통화당국이 과연 시장의 긴장 풀리게 놔둘까?

하지만 금리 하향 안정을 쉽게 자신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보인다.

통화당국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을 여러차례 확인한 시장이 다시 욕심을 부리다가는 재차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크레딧 채권에 대한 경계감 확대 등 수급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덧붙여진다.

D 딜러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일단 크레딧 채권 쪽에도 흠집이 났다"면서 "미국 물가, 한국 금통위를 확인해야겠지만 분위기 전환을 자신하기엔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MBS 같은 것도 발행량이 많고 수급이 그렇게 우호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글로벌 통화당국 스탠스도 만만치 않아서 미국 금리 4% 고점 인식 등으로 접근하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딜러는 이날 금리 급락으로 분위기가 바뀐다고 단정하다가 다시 강펀치 한방에 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파월 연준 의장이 2번 이상 금리 인상을 공언한 데다 연준 내 매파들이 우세를 점하고 있어서 물가가 크게 둔화되지 않으면 최근 금리 상승 분위기를 되돌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점도 있다.

아울러 한은 금통위 역시 연준과 기본적인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이 가중시킨 금융안정 욕구가 한은의 매파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E 딜러는 "미국 헤드라인 CPI가 3%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지고 근원 CPI도 5% 정도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여기서 얼마나 이탈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다만 연준 발언이 세서 컨센에서 꽤 낮아지지 않으면 강세 랠리를 자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앙은행 역시 가끔씩 튀어나올 새마을금고 사태 같은 금융안정 문제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해 레고랜드, 올해 SVB 사태 처리에서 보듯이 중앙은행은 문제 있는 곳에 유동성을 대 주면서 금리는 조금 더 올려보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국인 선물 매도가 금리 상승을 견인했고 이날 매수가 금리 하락에 크게 기여한 만큼 계속해서 외국인 움직임에 좌우될 것이란 관점도 적지 않다.

F 딜러는 "금통위 앞두고 내일 외국인이 선물을 계속 산다면 이날의 분위기를 좀 더 끌고 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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