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크게 둔화될 예정인 美CPI...위안 못 얻는 채권시장

  • 입력 2023-07-10 11:0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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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국 노동부

출처: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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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내 채권시장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외 요인, 외국인 선물 매도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다.

이번주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로 평가되고 있으나 한은의 매파적인 태도가 크게 바뀌길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가 새마을금고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나 예금 이탈 강도가 줄었다는 점은 수급 차원에서 위안이 되지만 전체적으로 채권시장 분위기는 조심스럽다.

시장 심리가 취약하다 보니 외국인 선물매도 공세 등에 국내 금리도 오름세를 지속하는 중이다.

■ 美고용, 헤드라인 예상 밑돌았으나 임금 보니 여전히...

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0만9000명 증가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예상치인 24만명 증가를 밑도는 결과였다. 전월에는 30만6000명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6월 실업률은 3.6%로 예상대로 약간 낮아졌다. 전월에는 3.7%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6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로는 4.4% 각각 증가했다. 예상치인 0.3% 증가와 4.2% 증가를 웃도는 결과였다.

전체적으로 고용지표가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전망에 흠집을 내진 못했다.

고용지표 발표 뒤에도 금리인상 전망은 강력했다. 헤드라인 수치가 예상을 밑돌았지만 임금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지표 발표 뒤에도 선물시장은 90% 이상의 7월 인상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시장의 호조 흐름이 약간 타격을 입었으나 임금 상승으로 연준이 태세를 전환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7일 미국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으나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것"이라며 "고용시장이 좀더 지속가능한 속도에 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굴스비는 "현재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며 "우리는 리세션을 야기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준의 연속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살아 있어 채권시장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일 연속 상승해 4.0656%로 올라왔다. 2년물 금리는 최근 5%대에 도달한 뒤 4.9522%로 레벨을 낮췄다.

■ 美CPI, 크게 둔화될 것이나...기저효과 차감하고 봐야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나온 뒤 이번주엔 CPI가 발표된다.

일단 CPI는 지난해의 기저효과 때문에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3.1%를 기록하면서 5월(4.0%) 대비 크게 둔화될 것이란 게 컨센서스다. 이 예상대로 나온다면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 된다.

근원 CPI의 경우 5월의 5.3%에서 5.0% 정도로 둔화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물가목표인 2%와는 여전히 큰 괴리가 있다.

채권시장이 크게 둔화될 물가상승률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해서 판단해야 한다. CPI 결과가 예상에서 얼마나 이탈할지에 따라 시장이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아무튼 고용지표 헤드라인에서 나타난 취업자 둔화만 가지고 통화당국의 태도 변화를 자신하긴 어렵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 불균형이 크게 완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고용자수를 보면 건설, 내구재 제조업 섹터는 반등 흐름이 확인된다"면서 "미국 정부 주도의 리쇼어링 과정에서 일자리 확대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타이트한 고용시장은 디스인플레이션 기대 약화로 연결된다. 이번주 발표 예정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초반까지 하락이 가능하나 이는 기저효과 영향"이라며 "추가 물가 하락 요인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CPI 상승률은 반등하게 된다"고 밝혔다.

견조한 경기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수요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헤드라인 둔화만으로 금리 안착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 한은 만장일치 동결 전망, 가격 메리트에도...심리 타격 입어 일단 리스크 관리 우선

채권시장엔 이번주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다.

미국 통화당국은 경제지표 등을 확인하면서 후행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한국 통화당국은 그런 미국의 움직임 등을 보면서 금리 레벨을 조율하는 중이다.

한국은 내부적으로 금리 추가 인상이 미국보다 더 만만치 않은 상황이고 금리인상이 이미 끝났다는 평가들도 많지만, 대외 요인에 대한 부담은 어쩔 수 없다는 평가도 보인다.

최근 새마을금고 건전성 이슈로 인한 예금 이탈 등으로 수급 부담이 커지기도 한 가운데 투자심리는 불안정하다.

대외 금리 오름세 속에 채권투자 심리가 편치 않은 데다 미국 CPI가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지 않는 한 긴축 경계감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적지 않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 고용은 (헤드라인 둔화에도) 전체적으로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CPI 역시 아주 낮게 나오지 않는 이상 대내외 채권시장 분위기를 돌리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가격 메리트가 커졌지만 투자자들은 최근 매수 심리가 큰 타격을 입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이날은 외국인이 선물 매도로 나오면서 금리를 더 올리고 있다. 국고3년이 3.75%, 국고10년이 3.80%를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가격 박스권 하단이 이미 무너져 심리도 무너졌다고 보고 싶다"면서 "기술적으로 가격이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아래로 한 번 더 내려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C 증권사 중개인은 "오늘은 입찰 부담 속에 외국인이 선물을 패자 더 밀렸다"면서 시장 심리가 취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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