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20 (월)

[김형호의 채권산책] 이제 남은 것은 Wage-Price Spiral

  • 입력 2023-07-10 09:15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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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Covid-19 때문에 Global Supply Chain이 붕괴되면서 이미 2년 전(2021.4월)부터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났다.

2021년5월 Powell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Transitory(일시적, 잠시 지나가는)”라고 했지만, 당시에도중국의 Zero Covid 정책이 Global 소비재(또는 중간재) 공급부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미국 Mart에서는 소비재부족 우려에 따른 “물건 사재기” 현상이 여러 번 있었다.

우리나라는 2021.4월 CPI가 전년동월비 2.5% 상승했다. 2018.11월 2.0% 상승 이후내내 물가상승률이 1% 아래에서 머물다가 2년5개월만에 2%대 물가상승을 기록했다.

2021.4월에 이어 5,6,7월 물가상승률이2%를 넘기면서 2021.8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를 0.75%로 0.25% 인상했다. 이는그 동안의 초저금리(정책금리 0.5%, 1년 예금금리 1%)를 정상화하는 동시에 향후의 물가상승 위험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2021.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3.2% 상승해서 한국은행 물가상승목표치(+2%)를 상당히 벗어났고, 이에 따라 2021.11월에 정책금리를 1%로 0.25% 추가 인상했다.

물가상승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오데사)을 봉쇄하면서 국제 밀가격이 역사상 최고치로 상승했다.

2022.6.8일, 시카고 선물거래소 밀선물가격이 $1,221.1(종가)로 치솟았고, 국제유가(WTI Crude Oil)는 $122.1까지 상승했다.

어제 종가기준, 밀선물 가격은 $641.46, 국제유가(WTI Crude Oil)는 $73.55 수준으로, 작년6월 대비 각각 47%, 39% 하락한 상태다.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라 소비자물가(CPI) 상승세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2.7월 +6.3%에서 2023.6월+2.7%로, 미국의 경우에는 작년6월 +9.1%에서 2023.5월+4.0%로 안정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것은 거의 모든 소비재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고, 주식인 쌀이 공급초과 상태이기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당국과 시장은 Wage-Price Spiral을 두려워하고 있다.

Wage-Price Spiral은, … 물가상승 à 임금인상 à 제품생산원가 상승 à 제품가격 인상 (물가상승) à 임금인상 … 의 악순환을 의미한다.

경제학에서는 Vicious Spiral(물가등귀와 임금상승의 악순환)이라고도 한다. 어느 시점에 악순환의 고리가 저절로 끊어지겠지만, 전적으로 시장에만의존하면 경기침체 등의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의 경우에는 물가상승(cost push)이 원인이기 때문에 물가상승부터 차단해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독과점 등으로 원자재가격 변동(하락)이 소비재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작년 6월 밀가격(원재료)이 급등해서 빵가격이 상승했는데 이후 1년동안 밀가격이 47% 하락했는데도 빵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몇몇 제빵업체들이시장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점업체 스스로 빵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어서 정부가 개입한 것은 물가안정 측면에서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가미국보다 물가안정 의지가 높고, 물가안정을 위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은 역대급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가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는 Wage-Price Spiral 우려 때문이다.

결국은 물가가 안정될 것이지만, 자동가격조절기능에만 의존할 경우에는 “Higher for Longer” 가될 수 있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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