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금리 4% 돌파...韓 국고채 3.5~3.7% 박스 상단도 열려

  • 입력 2023-07-07 11:0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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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0시5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5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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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월 초순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한 가운데 금리가 계속 오를지, 다시 되돌림될지 관심이다.

최근 ECB의 신트라 포럼 등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2번 이상' 금리 인상을 공언한 가운데 일단 민간고용 데이터가 이 가능성을 높여주면서 금리가 뛰었다.

투자자들은 예상을 웃도는 미국채 금리 상승 흐름에 긴장하면서도 과도한 반응 아닌지 따져보고 있다.

■ 미국, 영국 등 심삼치 않은 금리 급등세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현지시간 6일 10.06bp 급등한 4.0361%를 기록했다.

종가기준 미국 국채10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올해 3월 2일(4.0596%) 이후 처음이다.

국채30년물 금리는 7.35bp 상승한 4.0034%로 역시 4%를 넘었다. 30년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작년 11월 14일(4.0397%) 이후 처음이다.

국채2년물은 4.67bp 상승한 4.9975%를 기록해 거의 5%에 도달했다. 국채5년물은 9.94bp 뛴 4.3468%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는 장중 5.1%를 넘는 폭등세를 보이다가 되돌림된 것이다. 장중 5.1%를 넘었던 때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 우려 속에 길트채10년물 금리는 15bp 넘게 폭등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15.78bp 뛴 4.6965%, 국채2년물은 11.45bp 급등한 5.4764%를 나타냈다.

최근 영미권 금리가 다시 가파르게 뛰면서 주변 서구 선진국들의 경계감도 커져 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6일 14.67bp 급등한 2.6226%, 2년물은 6.26bp 상승한 3.2891%를 나타냈다. 프랑스 10년과 2년 금리는 각각 17.16bp, 6.97bp 뛴 3.1904%, 3.4927%를 나타냈다.

■ 금리 되돌림이냐, 더 올라가느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3월 2일 4%를 넘어섰으나 종가기준으로 단 하루만 머물렀다.

이후 이번에 4%를 넘기까지 미국채10년물은 계속해서 3%대 흐름을 나타냈던 것이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작년 11월 10일부터 3%대로 내려온 뒤 계속해서 3%대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3월 2일 반짝 4%를 넘었다가 재차 3%대로 회귀했다.

이번에도 4%대에서 저가매수가 들어오면서 되돌림될지, 계속해서 더 오를지 경계감이 있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단 해외 금리의 예상 밖 급등을 경계하고 있다.

그간 국내 채권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미국채 금리 3%대 후반, 예컨대 3.8% 정도에선 막힐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거침없이 오른 것이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은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으나, 동시에 빅피겨 돌파 후의 저가매수 여부 등도 감안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해외 금리 오름세가 거침이 없다. 하지만 금리 상승 흐름이 과도하다는 느낌도 든다. 다시 되돌림될지 더 갈지는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지표가 대기하고 있다. 일단 미국 금리 4% 돌파엔 민간고용 데이터가 발판이 된 만큼 미국의 공식적인 고용지표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ADP의 6월 민간고용 데이터는 전월보다 49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2만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으며, 2022년 7월 이후 1년여 만에 최대치였다.

이런 분위기 속의 최근 기준금리 3.5%를 하단으로 삼았던 국고채 3.5~3.7% 박스의 위쪽이 열렸다.

금리 오름세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있으나 분위기가 냉각되다 보니 자신감을 못 가진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국고채 3.5~3.7% 박스가 열린 뒤 상단 3.8%면 감사해 할 분위기"라며 "상황에 따라 4%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면서 긴장하기도 한다. 일단 미국 고용지표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경기 상황이 10년 금리 4%대를 용인해 줄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도 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미국 금리는 오늘 지나면 되돌림될 것으로 본다. ADP 서프라이즈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고용지표에 대한 부담감이 과잉 반영돼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 장기 위주로 더 오른 미국 금리...금리 인하 기대감 제거중

미국에선 그간 2년 금리 위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며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폭 빠르게 확대됐으나 7월 들어서는 10년 금리가 2년 대비 더 빠르게 상승했다.

최근 흐름은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폭 축소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 단기채가 아닌 장기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의미는 시장의 고민이 연준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더 많이 올릴까(Higher)에서 24년 금리 인하를 많이 안 할 수도 있지 않을까(Longer)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OIS 커브시장에서 반영된 연준의 터미널 금리는 7월 들어 5.5%로 유지(1차례 더 인상)하고 있으며, 1년 뒤 기준금리 전망은 6월 초 150bp 인하에서 6월 말 80bp 인하, 현재는 68bp 인하로 빠르게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즉 금리 시장이 2024년 기준금리 인하 프라이싱을 빠르게 삭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물가에, 그리고 금리 인하는 경기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최근 시장은 물가보다 경기 지표 개선에 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한국은 다르다' vs '채권맨들 경기비관론 과도'

다만 국내 채권시장엔 한국 경제 상황은 미국 등과 다르다는 진단도 많았다.

최근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 등을 보면서 2금융권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관점도 있는 데다 경기 자체가 활력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런 관점 등을 근거로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한국 통화당국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D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연준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됐지만 한국은 새마을금고 케이스 등에서 보듯이 2금융권발 금융불안이 커질 수 있다"면서 "한은이 쉽게 금리를 더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 강화와 고금리 유지 전망은 한은의 추가 인상보다는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간 시장엔 미국의 2차례 추가 인상이 한은의 1차례 추가 인상으로 인식이 돼 온 데다 한국 채권시장이 경기관이 다소 지나칠 정도로 비관적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한국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나아지고 내년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대 초중반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은 5월 경상수지 흑자 전환이 발표된 데다 한은의 무역에 대한 자신감 있는 평가도 보였다.

5월 경상수지는 19.3억달러 흑자로 전환돼 1~5월 누적적자 규모가 34.4억달러로 축소됐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우리 경상수지 이제 저점을 벗어나 회복을 보이는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6월 경상수지는 5월 흑자규모를 분명히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상품수지는 개선세를 보이며 하반기에 흑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하반기 전체로 당연히 흑자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욕심을 부려보면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기대한다"고 했다.

5월 상품수출은 승용차 호조 속에 반도체 부진이 점차 완화되며 감소세가 둔화됐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채권시장이 갖고 있는 조만간 도래할 인하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E 은행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엔 그간 경기 비관론이 과할 정도로 심했다. 연준이나 한은이 금리를 이렇게 올릴지 아무도 예상 못했으며, 수년 동안 시장금리에 대한 전망들도 모두 틀렸다. 그러면서 여전히 한국경제는 안 된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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