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영미권 금리 재급등과 한국 금리박스 상단 열릴 가능성

  • 입력 2023-07-06 15:0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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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57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57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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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 2년 금리가 5%에 육박했다.

미국채 금리가 빅피겨에 근접한 가운데 이 예민한 지점을 돌파 여부 등을 두고 긴장감이 고조됐다.

아시아시장에서 미국채 2년물와 10년물 금리는 각각 빅피겨와 거리차를 5bp 안쪽으로 좁히는 모습도 보였다.

파월의 말 대로 금리인상이 '2번 이상'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시장이 긴장하는 중이다.

영국에선 10년 금리가 4.5%대, 2년 국채 금리가 5.3%대로 올라와 있다.

영국은 인플레 압력을 제어하는 데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비용 증가 때문에 더욱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영미권 국가들의 통화당국이 지금의 물가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국내 이자율 시장도 긴장하는 중이다.

■ 미국 금리 4%, 5% 목전에 둔 경계감

그간 시장에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르더라도 3.8%, 4% 선에선 막힐 것이란 예상들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새 4%선에 근접해 있다.

미국채 금리가 최근 다시 오르다보니 국내시장에서도 이제 빅피겨가 열릴 가능성을 조심해야 한다는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금리가 7월에 이어 9월에도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시장이 본격 반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지속된 금리인상과 물가 둔화, 이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 장단기 금리 역전이 초래할 각종 금융불안 위험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강도는 당연히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추가 인상이 1번이 아닌 2번 이상이라면 채권시장이 다시 경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통화정책 잘 안 먹히는 영국의 어려움...기준금리 6%대 넘어 7% 가능성까지 거론

영국은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제어하는 데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이러자 일각에선 차라리 정책금리는 과감하게 올리는 게 나을 것이란 주장도 하고 있다.

JP모간의 앨런 몽크스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정책금리를 7%까지 높여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계량적 분석에 따르면, 영국내 리세션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인플레 통제를 위해 BOE는 현재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200bp 더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현재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연말시점 영국의 기준금리 6.25%도 낯설지만, '7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5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8.7% 상승해 예상치(8.4%)를 상회한 바 있다. 이는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인플레가 제대로 둔화되지 않은 결과였다.

특히 5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7.1% 상승해 예상치(6.8%)와 전월(6.8%) 수치를 모두 상회했다.

■ 연준, 대부분 위원들 '더 올린다'...뉴욕 연은 총재 "할 일 더 남았다"

최근 각국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은 스티키한 근원 물가 등을 내세워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복수의 금리인상을 거론하고 있으며, 시장금리도 최근 다시 오르고 있어서 경계감을 버리기 쉽지 않다.

연준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은 사실상 25bp 인상을 주장했으며, 거의 모든 위원들은 연내 추가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와 같은 비둘기파가 금리 추가 인상보다 그간의 인상 효과를 점검할 때라는 견해를 내기도 하지만, 일단 1번만 더 올리고 인상 사이클이 끝날 것이란 시장의 자신감은 줄어들었다.

연준은 각종 데이터들을 점검하면서 금리 인상룸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지시간 5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은 시간을 좀 가지면서 대내외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더욱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후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망을 통해 시장과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기반하면 연준이 임무를 마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할 일이 더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며 "분명히 말하자면 연준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 미국채 금리들 5%, 4% 돌파 가능성과 한국 금리시장의 경계감

6월 FOMC에서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은 놀라운 결정이었지만, 일부 위원들이 사실상 한차례 쉬워가는 것도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결국 위원들 사이에 의견 불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물가목표를 향한 여정이 무난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지속을 위해서는 주거 물가 둔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긴축 과정에서 주택 가격 하향 조정, 금리 레벨 상단 제한 등으로 주택시장 지표들이 반등 시그널을 보인다"면서 "주거비 둔화폭이 제한되면 목표물가 도달은 요원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높은 금리 유지가 필요하다"면서 "연준은 추가 긴축을 주장할 것이며 시장금리는 9월 인상 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면 미국 국채 금리는 베어플랫을 지속하면서 2년물 5%, 10년물 4%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간 금융시장은 연준이 복수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반영하는 데 인색했다. 여전히 1번 정도만 더 올리면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거의 마무리될 것이란 관점은 유지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 미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자 국내 채권딜러들도 이 가능성을 감안해 보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기준금리인 3.5%를 박스 하단, 3.7%를 상단으로 보면서 등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해외 금리 상황이 심상치 않은 데다 최근엔 새마을금고 등의 건전성 우려에 따른 리스크도 감안돼 박스 상단이 더 오르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만약 미국 2차례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려고 하면 국내 국고3년이 3.75% 정도로 오르고 일드커브는 거의 파로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딜러도 "미국 2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해지면 한국의 추가 인상 가능성 속에 국고채 금리는 3.75~3.80% 선에 밀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딜러는 "최근 새마을금고 문제로 급한 팔자가 나왔지만 수급을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해외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냉각되면 금리 박스는 전반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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