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17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정부의 경제·물가 전망 확인 후 되짚어보는 미래의 '금리인하사이클'

  • 입력 2023-07-05 14:05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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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에 0.9%, 하반기에 1.8%를 기록한 뒤 내년엔 2.4%로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4.0%, 하반기 2.6%를 기록한 뒤 내년엔 2.3%로 더 둔화될 것으로 봤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나 정부의 예상치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정책금리가 어느 선에서 움직일지 가늠해 보기도 한다.

■ 한은 전망과 정부 전망은 쌍둥이처럼 닮아가

분기마다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 0.8%, 하반기 1.8%로 발표했다.

전날 정부의 발표와 비슷하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같아졌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을 당초 1.6%에서 0.2%P 낮춘 것이다. 하지만 1.6% 전망 당시 정부의 전망은 다른 기관 대비 낮은 편이었기 때문에, 지금 입장에서 보면 예측의 정확도가 다른 기관 대비 상당히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 2.4%는 한은(2.3%)과 비슷하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2.4%, 하반기 2.3%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물가 전망치는 한은보다 약간 낮다.

한은의 물가 전망치는 올해 상반기 4.0%, 하반기 2.9%로 연간 3.5%다. 내년엔 2.4%(상반기 2.5%, 하반기 2.3%)로 더 둔화될 것으로 본다.

정부의 올해 물가 전망치도 3.5%로 한은과 같다. 내년 물가는 한은 전망보다 약간 더 낮게 보고 있다.

다만 정부 전망의 경우 정교한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에 의존한다기보다 한은이나 KDI 등 유관기관 전망을 참고하면서 정책적 의지까지 가미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무튼 한국에서 단일기관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그리고 압도적인 수의 이코노미스트를 보유한 곳은 한국은행이다. 그리고 정부의 전망은 한은과 기본적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이창용 총재 부임 때부터 한은과 정부 수장 간 교류가 더욱 많아지면서 전망 뿐만 아니라 한은이 판단해 제안하는 거시정책 방향도 정부와 비슷하다.

■ 당국 성장·물가 전망 확인 후 인하사이클에 대해.."성장 나아지고 CPI 물가목표 웃돌아도 인하 가능"

전망이라는 것은 틀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대로 맞는 경우가 드물다. 맞더라도 상당부분 운이 가미된 결과였다.

금융시장, 특히 이자율 시장에선 한은이나 정부의 전망이 '낙관적'이란 평가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 정부 등의 전망이 맞을 때 기준금리가 어떻게 될지를 고심하고 있다.

채권 롱장을 예상하는 운용자들 사이에선 물가가 한은의 관리목표인 2%까지 가지 않더라도 2% 초반 안착 기미만 강해지더라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물론 미국 연준의 태세 전환은 필요조건 중 하나다.

A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정부의 경기와 물가 전망 등을 보면 내년 상반기 근원 물가가 2%대 초반에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이 끝났다는 확실한 시그널만 생기면 한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언제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운용자는 "일단 인하를 하게되면 중립금리 수준인 2.50% 내외까지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의 기준금리가 한국경제 체력 대비 꽤 긴축적인 상황에서 성장률이 올해 1% 초중반에서 내년에 좀더 나아지더라도 금리를 못 내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단순히 성장률이 좀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가 금리 인하를 못한다는 논리는 될 수 없으며, 미국의 인하 견해가 재차 강화될 때 한국도 본격적으로 인하를 반영할 것이란 예상들도 보인다.

B 운용사 매니저는 "일단 한국은 미국 눈치를 보면서 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후 미국 쪽에서 그만 올린다 소리가 나오면 국내 채권시장도 재차 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당국 성장·물가 전망 확인 후 인하사이클에 대해.."당국 경기 자신감, 물가 전망치 보면 인하 말처럼 쉽지 않을 것"

한은, 정부 등 당국의 '상대적인' 경기 자신감이나 여전히 물가안정을 통해 민생경제 안정을 달성하려는 스탠스 등을 감안할 때 최소 조속한 금리인하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점도 적지 않다.

일단 최근엔 올해의 경우엔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강화됐으며, 국고채 금리도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3.5%)을 하단으로 상정하며 움직이는 중이다.

C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전망 수치 등을 보면 금리 인하는 내년 하반기 정도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전망에 대한 불신도 내비치면서 정치적 변수의 불확실성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국의 전망이 맞을지 모르겠다. 다만 작년 7월 물가가 최고치였으니 기저효과로 물가가 빠지고 난 7월 이후 올해말까지 물가가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도 감안해야 한다. 이 이벤트를 앞두고 추경을 편성하고 하반기 금리 인하 카드를 쓸지, 아니면 추경은 어렵다고 했으니 금리 인하 카드라도 써서 정책대응을 할지 봐야 할 것같다"고 했다.

정부가 제시한 수치, 그리고 한은,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관점 등을 감안했을 때 향후 '매끈한 인하 사이클'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D 증권사 딜러는 "정부 전망을 감안할 때 적절한 기준금리는 3.25~3.5% 정도가 좋아 보인다"면서 그냥 기준금리를 동결 기조가 이어지거나, 금리를 움직이더라도 현재 수준 대비 위, 아래 25bp 정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E 딜러도 "당국이 물가 둔화를 예상하지만 중기목표 위이고, 내년 성장률 전망은 어쨌든 잠재 수준을 웃돈다.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3% 아래 쪽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근엔 파월 연준 의장이 2번 이상 기준금리를 더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거론하자 시장에선 한국도 1번 더 올릴 수 있다면서 긴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 전개될(?) 금리 인하와 관련해선 '사이클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사이클 관련 큰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라지는 모습이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정부의 경제·물가 전망 확인 후 되짚어보는 미래의 '금리인하사이클'이미지 확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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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4일 발표된 정부의 주요 경제전망과 경제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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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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