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20 (월)

[김형호의 채권산책] 일반채권시장의 저쿠폰 장기국채 유동성은 지속가능하다

  • 입력 2023-06-22 09:3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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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금년 초부터 시작된 저쿠폰 장기 국고채(국고19-6, 국고20-2)의 장내거래(일반채권시장)가연일 거래량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액면금액 기준으로 100억원이상 거래되는 것이 일상이 됐다.

국고채가 일반채권시장에서 거래량 1~2위를 차지하는 것은 한국거래소 개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기관이 이용하는 국채전문유통시장과는 달리 일반채권시장은 개인 및 일반법인이 BBB+ 등급 이하의 하이일드채권을 매매하던 시장이었다.

저쿠폰 장기국고채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비과세와 듀레이션 효과 때문이다. 국고19-6(국고01125-3909)의 표면금리는 1.125%로 매매수익률이 3.40%일 경우 연2.275%의 소득이 비과세이다.

2021년 8월 정책금리 0.5%를 2023년 1월 3.5%로 3.0%p 인상했고, 이에 따라 1%대 초반의 장기국고채가 3.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기국고채 수익률은 2014년 4%까지 상승했는데 작년 10월에다시 4%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고점대비 상당폭 하락했지만 최근 10년의 채권수익률 그래프를 보면 여전히 고점에 있다.

따라서 향후 채권수익률이 하락한다면 자본차익이 가능하고, 장기물은 Leverage효과(Duration효과) 때문에 차익이 더 커진다. 향후 채권수익률이 상승한다면 Leverage의 역효과가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보유기간을 늘림으로써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채권전문가들과 언론에서 장기국고채의 매력을 적극 홍보한 탓으로 채권을 모르던 일반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일반채권시장에서는민평보다 10bps(0.1%) 낮은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다. 액면금액10,000원당 민평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는 약130원이다.

기관간 장외거래에서도 민평대비 8~10bps 낮은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다. 일반채권시장의거래량이 100억원 정도로 크니까 기관의 장외호가도 일반채권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장기국고채 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지금은 물량이 있어서 매입하는데, 매도가어렵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국고채의 유동성을걱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채권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투자자는 충분히 우려할만하다.

현재의 유동성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해보면 매도할때의 유동성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다.

금융투자회사는 기관간 장외거래 또는 국채전문유통시장에서 액면10억원 단위로 물량을 확보한 후 일반채권시장에서 매도하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고20-2를 장외에서 3.50%에 액면10억원 매입하고, 동시에 보유 중인 국고20-2를 일반채권시장에서 3.48%로 매도하면 200만원 내외의 차익을 올릴 수 있다. 국고20-2의 발행잔액이 40조원이니까 물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일반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할 때는 어떻게 유동성을 공급하게 되는지 살펴보자. 국고20-2의 민평수익률이 2.50%이고, 기관간 장외거래 수익률도 2.50% 수준이라고 가정하자.

일반투자자가 일반채권시장에서 2.52%에 매도주문을 내고, 금융투자회사는 액면 10억원을 매입해서 기관간 장외시장 또는 국채전문유통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다. 이경우 금융투자회사는 액면10억원당 약200만원의 무위험차익거래가가능하다.

즉, 기관간 거래시장이 존재한다면 일반투자자들은 액면 10,000원당20원 내외의 비용으로 기관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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