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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 마지막 인상에 대한 기대와 우려...그리고 한은 총재의 평가

  • 입력 2023-05-03 11: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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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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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5월 FOMC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란 데엔 별다른 이견이 없다.

관건은 5월 인상이 인상사이클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느냐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은행사태로 인해 연준이 이번에 올리고 끝낼 것이란 기대감과 여전히 높은 근원 인플레로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양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FOMC, 25bp 인상 후 파월 코멘트에 관심 집중

연준은 5월 2~3일 양일간 FOMC 회의를 개최한 뒤 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은 지난해 6~11월 무려 4번에 걸쳐 자이언트스텝을 밟다가 12월엔 정책금리 인상폭을 50bp로 줄였으며, 올해 1월과 3월엔 25bp로 재차 축소해 기준금리를 4.75~5.00%에 맞췄다.

이번에도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이번에 인상한 뒤 '당분간 동결' 신호를 줄지, 혹은 '추가 인상 가능'이라는 메시지를 줄지 여부다.

아울러 현재 미국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진 만큼 파월의 신용시장 긴축 정도에 대한 평가, 불안 확산 여부에 대한 입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주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폭락한 데다 중소은행들의 1분기 예금이 감소하고 긴급대출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은행권에 대한 우려는 재차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퍼스트리퍼블릭 문제는 JP모간이 인수를 결정함으로써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은행권 전반에 도사리고 있는 위기감은 깔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언제 어떤 은행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지 관심도 큰 가운데 연준이 이런 '잠재적 위험' 확대 방지 차원에서 금리인상 사이클에 종지부를 찍을지 관심이다.

■ 한은 총재의 FOMC 스탠스에 대한 전망과 한국의 입장

사진: 이창용 한은 총재, 출처: 한은

사진: 이창용 한은 총재, 출처: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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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피벗 얘기는 시기상조이며, 근원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현재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선진국의 금리인상도 끝자락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총재는 "선진국들이 금융불안정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긴축 사이클은 종료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금통위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적 발언들을 쏟아낸 바 있지만, 지금은 경기 상황도 면밀히 점검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취했다.

총재는 "한국은 부동산과 경제성장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GDP 성장률은 2월 전망치(1.6%)를 약간 밑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오름세를 지속한 환율에 대해서 약세 압력 완화를 기대했다.

총재는 "4월 배당금 지급 후 환율 상황 개선을 기대한다"면서 "환율이 일상적으로 나타내는 변동성에 대해선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은 통제가 가능하며, 한국의 디폴트 리스크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어필했다.

미국에서 은행 사태가 일어났지만 한국의 은행들은 양상이 다르다는 점도 거론했다.

총재는 "최근 미국 은행 부문 긴장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산업구조가 다르다"고도 했다.

■ 시장, 미국에서 나타난 긴축의 여파 주시...한은 총재 발언 우호적으로 평가하기도

국내 채권금리는 이날 미국채 금리 급락, 그리고 한은 총재의 금리 추가 인상 한계 언급 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FOMC를 앞두고 재연된 은행권 우려, 고용데이터 둔화 등으로 급락했다.

미국의 지난 3월 구인규모는 예상보다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38만4000명 줄어든 959만명으로 집계됐다. 예상치는 973만6000명 수준이었다. 3월 공장주문도 예상치에 미달했다. 전월보다 0.9% 늘며 예상치(+1.3%)에 못 미쳤다.

이런 지표들에서 금리인상 충격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어떤 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도 안전선호를 강화시켰다. 미국 주요 은행 24곳을 추종하는 KBW은행지수는 4.5% 급락했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오늘 한은 총재 발언도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등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어제 호주가 금리를 올렸다. 한은 총재 역시 도비시한 쪽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이번 금리인상이 마지막이라는 기대와 압박...'정말' 마지막이 될 수 있을까

미국 내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상사이클 종료 여부를 두고 말들이 많다.

연준 점도표 등을 볼 때 이번에 25bp 인상 후 사이클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게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기대감 자체는 제법 큰 편이다.

잭 라이더 블랙록 CIO는 "연준이 5월 FOMC 회의에서 마지막 인상을 할 것"이라며 "연준은 이후 금리정책이 경제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끼치며 경기를 둔화시키도록 놔둘 것"이라고 관측했다.

라이더는 "이번에 금리를 올린 뒤 오랫동안 쉬어갈 것으로 본다. 은행권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인플레가 여전히 문제긴 하나 분명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높은 임금 인플레 수준, 견조한 고용 등의 문제를 연준이 어떻게 해결할지 봐야 한다고 했다.

리서치그룹 네드 데이비스는 "이번이 연준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미국 정치권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사람들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는 주문들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준에 금리동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준이 경제에 대한 과도한 타격을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근원 인플레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중앙은행이 이번에 금리를 올린 뒤 과연 '이젠 그만하겠다'는 메시지를 줄지 미지수라는 우려도 남아 있다.

당장 전날 호주중앙은행은 예상과 달리 금리를 25bp 인상한 뒤 추가긴축 가능성도 시사했다.

필립 로우 총재는 전날 시장 예상 밖 금리 25bp 인상 후 "최근 서비스와 에너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져 금리를 올렸다"면서 인플레 제어 노력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다만 미국이 글로벌 통화정책의 큰 방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연준의 결정은 은행권 불안, 경기우려 등과 관련해 다른 중앙은행들의 스탠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이벤트가 일종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C 증권사의 관계자는 "3월 FOMC 점도표를 보면 18명 중 절반에 가까운 7명은 5월 FOMC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기대해선 안된다고 했다.

D 증권사 딜러는 그러나 "은행사태 여파 등을 감안할 때 일단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라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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