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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강화된 중국경제 낙관론...과거만큼 덕볼 수 없는 한국

  • 입력 2023-04-21 10:4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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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은 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최근 JP모간은 올해 중국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6.0%에서 6.4%로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1분기 GDP가 예상을 웃돌면서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씨티그룹도 중국 GDP 전망치를 5.7%에서 6.1%로 올렸다.

이 회사들은 1분기 중국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은 가운데 소비, 서비스 섹터의 강력한 반등세가 중국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UBS도 올해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7%로 올리는 등 최근 금융사들은 중국 성장률 전망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확실히' 나타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중국 1분기 데이터는 코로나 사태 이후 선진국들도 경험한 바 있는 '보복소비'가 상당하다는 점을 알려줬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3.0% 성장했다. 이후 연초만 하더라도 금융사들의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4%대 후반 정도에 모아졌으나, 성장률 전망치 상향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6%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도 고개를 든 상태다.

■ 中, 1분기 선전이 성장률 낙관론 강화시켜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8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4.0%)을 상회한 것으로 지난해 4분기 2.9% 증가보다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비 10.6% 늘며 예상(+7.5%)을 상회했다. 전월 +3.5%보다 상승폭을 대폭 확대했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비 3.9% 늘며 예상(+4.3%)을 하회했다. 다만 전월 +2.4%보다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1~3월 고정자산투자 규모는 10조7,282억위안으로 전년비 5.1% 늘며 예상(5.7%)을 하회했다.

1분기 GDP 규모는 28조4,997억위안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는 4.5%, 전분기보다는 2.2% 증가했다.

1차산업이 1조1575억위안으로 전년비 3.7% 늘었고, 2차산업은 10조7947억위안으로 전년비 3.3% 늘었다. 3차산업은 16조5475억위안으로 5.4%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산업생산은 전년비 3.0% 증가해 지난해 4분기(2.7%)보다 증가폭을 확대했다.

1분기 서비스 부문은 전년비 5.4% 성장해 지난해 4분기보다 증가폭을 3.1%p 확대했다.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서비스부문이 1분기에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 총액은 11조4,922억위안으로 전년비 5.8% 증가했다.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 2.7% 마이너스 성장에서 대폭 확대된 것이다.

1분기 화물 수출입 총액은 9조8,877억위안으로 전년비 4.8% 증가했다. 이 중에 수출이 5조6,484억위안으로 전년비 8.4% 늘었고, 수입은 4조2,393억위안으로 0.2% 증가했다.

중국이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뒤 중국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3월 수출과 소비 지표가 급격한 개선을 나타냈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의 3월 수출이 예상 밖의 서프라이즈 호조를 보인 이후 소매 판매 역시 YoY로 급등하며 수출과 소비가 동시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중국 경기회복 양상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통화긴축,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으로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지만 1분기 중국 성장률 지표는 이런 예상을 상당히 무색하게 만들었다.

■ 中 당국의 경기 지원과 살아나는 부동산

중국 1분기 성장률 지표 발표 전 시장엔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중국 1분기 GDP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제시했다.

리오프닝 효과가 점차 드러나며 최근 소비(3월 +10.6%, 예상 +7.5%)와 수출(3월 +14.8%, 예상 -7.1%)에서 두드러진 개선세가 나타났다.

최근 주택거래도 크게 늘었다. 중국의 3월 주택 거래량은 전년동기대비 39.6%, 전월대비 44.7% 급증했다.

디벨로퍼 신규 투자 활동은 여전히 부진해 철강, 화학 등 시크리컬 업종의 수요 회복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지만, 부동산에 관한 큰 우려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2분기에도 인민은행의 부동산 개발기업들에 대한 자금 지원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개발업체발 투자 확대 소식 역시 기대되고 있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의 골칫거리였던 소비와 부동산 판매가 제역할을 시작했다"면서 "양회 폐막 이후 소비와 부동산 판매 지표가 강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4~5월에도 샤오미, 비포, 오포 등 휴대폰 판매업체들의 신제품 판매도 예정돼 있어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 역시 부양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년층 고용 등을 위해서 정부가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신숭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소비회복 지속을 위해 고용과 가계소득 개선이 필요하다"며 "3월 청년 실업률은 19.6%로 전월대비 되레 상승했는데, 이는 지표개선에도 중국이 부양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투자를 기반으로 소비를 부양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PMI 재고순환지표가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과 거래 역시 반등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반등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낙관론도 강해지는 모양새다.

■ 중국 성장률 상향, 한국경제 도움 되지만 긍정적 영향 과거에 못 미쳐

중국의 3월 수출은 전년비 15% 가량 급증해 6개월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유럽에 대한 수출 확대 등이 이어진 가운데 중국 수출 증가가 한국의 수출 저점 통과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다. 과거 중국 수출은 한국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최근엔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자체적으로 국산품 애용이나 내수시장을 강화하면서 한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일단 중국 경제의 성장 확대는 국내 경제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해 줄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3월 "과거 중국이 1% 성장하면 우리는 0.2~0.25% 정도 효과를 봤다"면서 "지금은 효과가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

한은 실무 쪽에서도 중국의 경기 회복이 어려움을 겪는 한국경제에 도움은 되지만, 과거와 같은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성장률이 1 올라도 이젠 국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0.1, 0.2 정도"라며 "그러나 회복이 서비스와 소비 중심이라면 0.1 언저리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경제 성장률엔 반도체 경기, 한국 국내 요인이 도미넌트한 상황"이라며 "중국 성장률 상향이 한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과거보다 적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중국 1분기 GDP 서프라이즈는 한국 주식시장에도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최근엔 달러/원 환율 반등과 2차전지 주가 변동성 등이 주된 관심사였다.

다만 위안화 움직임이 원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투자자들은 위안화 가치 상승과 원화와의 높아진 상관계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환율이 버텨준다면 조정구간에서 외국인 수급이 KOSPI의 지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 신한투자증권

자료: 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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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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