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27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불확실한 금리인하 시점

  • 입력 2024-05-23 14: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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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4년 5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모습

사진: 24년 5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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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원일치로 동결(3.50%)한 가운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계속해서 미국의 통화정책 흐름과 국내 물가의 둔화 강도 등을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이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은 높이고 내년은 낮춘 가운데 물가 전망을 유지해 채권시장에선 장중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다만 이날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커졌다고 평가했으며, 시장도 추가적인 방향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할까

한국은행은 '5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을 2.1%(2월)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은 그러나 2.3%에서 2.1%로 낮췄다.

1분기 성장률 수치가 한은과 시장의 전망보다 크게 양호한 '서프라이즈'를 나타낸 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2%대 중반으로 올린 셈이다. 이는 예상했던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은 낮추고 물가는 유지했다.

물가 전망은 올해 2.6%, 내년 2.1%로 제시했다.

금리인하 시기는 물가 둔화 강도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에서 큰 차이가 있었냐고 하면, 하반기 (물가를) 2.3%로 예상했다가 2.4%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톤에서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 총재는 "방점은 하반기 금리인하 시점이 있더라도 그 인하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4월에 비해서 훨씬 더 커졌다는 점"이라고 했다.

최근까지 금융시장에선 10월 정도, 즉 가을에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절반 정도였다.

반면 일각에선 빠르면 여름(8월 정도)에도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또 통화 완화가 생각보다 어렵다고 본 쪽에선 인하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대략 10월, 11월과 같은 가을 인하를 전망한 사람들이 절반, 나머지 절반 중 반은 8월과 같은 여름 인하, 또 나머지는 내년 인하를 예상해왔다"면서 "금통위 결과를 보면 일단 올해 가을 이후의 인하를 고려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 다시 5:1로 유지돼 여름 인하는 어렵다?

금통위원 2명이 교체된 가운데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4월과 같은 구도였다.

3개월간 금리 수준에 관해 1인은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유지했다.

나머지 5인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총재는 "(5명이) 금리를 3.5%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여러가지 물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 목표 수렴까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1인은 물가상승 압력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현 상황에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통화정책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현재 금통위 가이던스를 감안하면 올해 여름 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2월 포워드 가이던스상의 인하 가능 의견이 나온 뒤 시간이 3개월 지났다. 오늘도 다수가 3개월 동결 전망이어서 사실상 여름 인하는 없는 것 같다"면서 "미국이 늦추거나, 국내 물가 둔화도 제한되면 인하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이 인하 할 때 쯤 눈치 보면서 인하?

이번 금통위는 기대보다는 도비시했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이달 초 이창용 총재가 미국 금리인하 이연 등을 거론하면서 '재검검'을 강조했기 때문에 시장에 경계감이 있었다.

총재가 금리 재인상을 부인하고 인하는 예상대로 물가 둔화 흐름만 이어지면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이벤트였다는 진단도 보였다.

C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번 금통위는 시장이 좀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예상에 비하면 도비시한 결과"라며 "인상은 일단 안 하고 인하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말 한 게 하반기 언젠가는 인하할 것이란 기대를 강화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제 인하는 미국이 하는 시점에 눈치를 봐서 할 것 같다"면서 "미국의 경우 9월이 컨센이니까 그 앞 뒤, 즉 8월이나 10월에 가능할 듯하다"고 진단했다.

국내는 6월과 9월엔 금리 결정이 없다.

국내 통화정책이 미국의 선택에 의존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D 증권사 딜러는 "오늘 총재 얘기를 들어보니 마치 파월 얘기를 컨트롤 시 컨트롤 브이해서 한글로 돌린 버전같은 느낌이 났다"면서 미국의 스탠스가 관건이라고 했다.

미국 인하가 뒤로 밀리면 국내도 뒤로 밀릴 수 있으나 미국이 9월 정도에 내린다면 국내도 그 시점과 큰 차이 없이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출처: 한국은행 5월 경제전망

출처: 한국은행 5월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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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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