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18 (목)

[김형호의 채권산책] 영구채의 반복되는 사고

  • 입력 2024-07-08 09:0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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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24.7.4일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에서 한화생명보험 제2회(신종)가 액면 1,376,740,000원, 거래대금 1,383,363,000원, 평균단가 10,048.10에 거래되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2024.7.5일 10,001.10(원금+세전이자) 상환되었다.

2024.7.4일에 동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는 액면10,000원당47의 원금손실을입었다.

2019.7.4일 발행한 한화생명보험 제2회신종자본증권은 2049.7.4일(30년) 만기이지만 발행사의 선택으로 영구히 만기연장이 가능한 영구채이다. 표면금리는 3.690%(3개월후급)이다.

영구채에는 발행자의 콜옵션이 있고, 동 채권은 발행일로부터 5년 경과한 시점에 콜옵션을할 수 있다.

동 채권의 콜옵션을 행사하려면 행사일(상환일) 30일 전에 예탁원에 통지해야 하는데, “2024.7.5일에 상환한다”는 내용을2024.5.31일 예탁원에 통지했다.

상환 하루 전인 2024.7.4일 예탁원의 증권정보포털(seibro) 기본정보에는 “만기”가 “2049.7.4일”, “차기이표일”은 “2024.10.4일”로 되어 있다. 2024.5.31일에 통보 받은 콜옵션행사 내용이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기업은행(신종)0612이31A-11의 경우, 2016.12.1210,159원(원금+세전이자) 상환(Call Option) 되었는데, 상환 당일에도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에서 10,450원에 거래되었다. 2016.12.12일에 10,450원에 매입한 투자자는 하루도 경과하지않고 10,000원당 291 손실을 입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발행관련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투자자에게 잘못이 있지만, 발행자의 콜옵션 통보 이후 관련기관이 적절한 조치를취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한화생명 제2회(신종)의 경우에 “2024.7.5일 상환되고, 상환가격은 10,001.10”이라고 HTS 등에 표기했다면 이 채권을 10,048.10에 매입할 투자자는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영구채는 3가지 Type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는 은행이 발행한 영구채로 첫번째 콜옵션일에 반드시 상환된다고 봐야 한다.

두번째는 비은행금융기관이 발행한 영구채로 자본요건을 충족할 경우 첫번째 콜옵션일에 상환된다.

세번째는 기업이 발행하는 영구채로 부도나지 않는 한 첫번째 콜옵션일에 상환된다고 보면 된다.

2003년 영구채가 도입된 이후 첫번째 콜옵션일에 상환되지 않은 영구채는 외환은행 제1회(신종, 공모)(First Call Date로부터 1년 후 상환), 현대상선 제1회(신종, 사모)(First Call Date로부터 1년 후 상환) 정도이다. (모회사가증자대신에 인수한 신종자본증권은 예외)

대한항공79회(신종)의 콜옵션행사 사례를 보자.

동 채권은 2018.6.22일 발행, 2048.6.22일 만기(30년, 연장 가능), 표면금리 5.40%로 발행금액은 2,100억원이다. First Call Date는 2020.6.22이었다.

2020.3.11일, WHO에서Covid-19을 Global Pandemic으로 선언하여 대부분의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었고, 창사이래 최악의 유동성위기를 겪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5.21예탁원에 “제79회(신종) 2,100억원을 조기상환한다”는 통지를 하고, 2020.6.22일 원리금 전액 상환했다.

당시 Hongkong과 Singapore에서 달러표시 대한항공 회사채의 매매금리는15%~20%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79회(신종)를 조기상환한다는것은 경제적이지 않다.

영구채를 “첫번째 콜옵션일에 상환하겠다”는 것은 시장과의 암묵적인약속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채권평가회사의 영구채를 보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예탁원에 시가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KIS자산평가의 평가가격을 보자.

콜옵션행사를 통보하기 전인 2024.5.29일, 30일, 31일(5.30일 종가) 한화생명보험 제2회(신종)의 평가가격은 9,562.16원, 9,584.35원, 9,603.24이다.

콜옵션행사를 통보한 2024.6.1일 평가가격(2024.5.31일 종가)은 10,058.39이다. 하루만에 채권가격이 10,000원당 455.15상승했다.

공모펀드의 경우에 2024.5.31일 평가가격을 적용해서 환매한 투자자는 1년치 이자를 손해본 것이다.

한화생명보험 제2회(신종)는 조달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조기상환(콜옵션행사)하고, 낮은 금리로 차환 발행하는 것이 아니다.

동사는 2024.7.17일 발행하는 제5회(신종)의 수요예측 금리밴드를 4.30%~4.80%로 제시했다. 3.69%의 제2회(신종)를 상환하고 1% 더 높은 금리로 차환 발행(제5회 신종)하는 것은 경제적이지 않다.

제5회(신종)의 발행금액은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으로 제2회(신종) 차환용이라고볼 수 있다.

우리나라 콜옵션부채권은 YTC(yield to call)를 사용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채권투자자에 대한 교육과 함께,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증권회사(HTS, MTS), 채권가격평가회사 등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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