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4-18 (목)

(장태민 칼럼) NYCB가 소환한 SVB에 대한 기억

  • 입력 2024-02-02 15:1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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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NYCB 주가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NYCB 주가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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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1월 31일.

뉴욕커뮤너티뱅코프(NYCB) 주가가 38% 폭락했다.

NYCB는 4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뒤 배당금 축소를 발표하면서 40% 가까운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그리고 상당수 시장 참여자들은 작년 3월에 발생했던 미국 지역은행 사태에 대한 기억을 소환했다.

■ 3일 연속 하락하면서 반토막 난 NYCB 주가

NYCB 주가는 3일 연속 하락하면서 반토막이 됐다.

지난달 29일 10.44달러였던 주가는 1일에도 11.13% 급락하면서 5.75달러로 떨어졌다.

이 지역은행은 작년 3월 SVB 사태로 은행주들이 흔들릴 때 6달러 때(3월 13일 6.4달러가 저점)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급반등해 4월엔 10달러선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는 7월 하순 13달러를 넘어서는 등 저점의 2배 이상으로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엔 주가가 10달러 내외로 하락한 뒤 등락을 이어갔다.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얼마 전까지도 10달러를 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0일부터 1일까지 3일 동안 주가는 45% 급락했다.

NYCB는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대출 부실 등으로 4분기 손실이 2.6억달러에 달했다.

멀티패밀리 퍼라퍼티(하나의 건물 내 5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주거형태인 임대형 아파트 등), 오피스 대출 등 상업용부동산 대출 부실이 현실화된 데 따른 것이다.

NYCB는 대손충당금을 790%나 늘어난 5.5억달러를 쌓아야했으며, 순상각 규모는 627% 증가한 1.85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NYCB는 지난해 지역은행 사태 때 시그너처뱅크를 인수한 바 있어 더욱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시그너처 뱅크 인수로 이 은행 자산은 1천억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현실화되고 유동성·자본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배당은 줄일 수밖에 없게 되자 투자자들이 우려를 나타낼 수 밖에 없었다.

1일 NYCB 주가가 폭락하자 KBW 지역은행지수는 6% 급락하면서 작년 3월 은행 사태 이후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 다시 쟁점이 된...은행 고유의 문제 vs 산업에 미칠 부정적 효과

작년 3월 미국 지역은행 사태 당시 시장에선 '은행산업 리스크'냐 '개별 기업의 문제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는 과정에서 은행들은 고금리 적응력을 키워야 했다.

하지만 SVB는 만기보유증권, 매도가능증권 규모가 전체 예금 규모의 2/3를 넘는 상황이었다.

SVB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자 만기보유계정의 국채와 MBS를 팔아치우면서 큰 처분 손실을 기록했으며, 결국 자멸할 수밖에 없었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의 하나였지만, 결론은 경영 실패 쪽에 무게가 실렸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 사태가 은행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도록 좀더 손을 썼다.

이후 은행 사태가 사그라들었지만 허술한 리스크 관리를 한 곳은 언제든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다는 경계감은 유지됐다.

SVB는 스타트업 등 벤처캐피탈 관련 예금 조달에 특화돼 있었으며, 자산 포트폴리오는 채권에 치중돼 있는 상태였다.

이번에 NYCB 주가 폭락을 두고도 '은행 고유의 문제'라는 지적과 '은행 산업의 문제일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됐다.

일단 NYCB가 시그너처뱅크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운 뒤 규제 비용이 늘어난 데 따라 배당을 줄인 것을 전체 지역은행의 문제처럼 호도할 필요는 없다는 진단들이 많이 나왔다.

전체 은행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제한적인 데다 예금의 성격 또한 SVB처럼 위험하지 않아 이번 일이 큰 사태인 것처럼 과대포장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NYCB 주가 폭락을 두고 CRE(상업용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잠재 위험을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낸 사건이란 측면에서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CRE 시장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면 '사고'가 터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들도 보인다.

이번 사태 이후 시장 일각에선 향후 몇 년간 만기 도래 CRE 부채 1.5조 달러의 리파이낸싱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많은 지역은행들이 위기에 빠질 것이란 경고도 내놓고 있다.

■ SVB가 연준에 미쳤던 영향...그리고 NYCB가 예비하는 불확실성

지난해 SVB 사태가 은행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았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에도 영향을 줬다.

사실 SVB 사태가 발생하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 사태가 난 뒤 시장 일부에선 금리 동결을 넘어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냈다.

당시 시장 일각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과도한 것이었지만, 연준이 자신의 강렬한 매파적 성격을 재고하는 계기가 됐다.

연준은 당시 이 문제로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인상 강도엔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였다.

연준은 3월 하순 금리를 25bp 올렸다. 이후 5월, 7월 두 번 더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한 뒤 사실상 인상 사이클을 종료했다.

NYCB 주가 폭락이나 등급 강등 가능성을 두고도 투자자들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회사 주식 시가총액이 3일만에 절반 가까이 날아간 가운데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 회사의 등급 강등 가능성을 거론한 상태다.

무디스는 실적 부진, 오피스·멀티플렉스 대출 문제, 도매자금 의존 증가, 자본금의 실질적 감소 등을 등급 하향을 검토하는 배경이라고 했다.

현재 NYCB 주가 폭락 사태를 두고는 시그너처뱅크 인수에 따른 고유의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사태는 상업용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를 재소환했다. SVB처럼 은행 '고유의 문제'가 크긴 하나, 다른 일부 지역은행의 부실을 예비하는 사건일 수 있다는 의심이 말끔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러다보니 일부에선 이번 실적발표 시즌 은행 섹터 불안이 재부상했다면서 뭔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계감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SVB 사태는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나 횟수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상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인하 타이밍을 잡는 국면이다.

따라서 일부에선 이번 NYCB 주가 폭락 사태가 다시금 지방은행 위기 재연 가능성에 힘을 실어 연준의 금리인하를 당길 수 있는 재료 아닌가 하는 기대, 혹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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