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5-07 (화)

(장태민 칼럼)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뒤쳐지는 한국

  • 입력 2024-01-22 13:2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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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주말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선 한국의 첨단산업이 상당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국이 첨단산업, 즉 미래 먹거리를 두고 쟁패를 벌이고 있지만 한국의 경쟁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2018년 대비 2022년 우리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26%나 하락해 경쟁국들과 순위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여전히 우리 수출에서 6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27.2%)은 주요 6개국(한국,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대만) 중 대만(48.1%) 다음으로 높지만,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과 미래 먹거리 산업 점유율은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①반도체, ②디스플레이, ③이차전지, ④미래차, ⑤바이오, ⑥로봇을 지목했다.

안타깝지만 이 분야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래 먹거리 산업 경쟁에서 한국은 밀리는 중

경총의 분석을 보면 2018년과 2022년 사이 한국 6대 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8.4%에서 6.5%로 25.5%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대만(+31.8%)과 독일(+4.6%)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상승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퇴보한 것이다.

한국이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산업의 경쟁력은 가파르게 저하되고 있다.

22년 우리 6대 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6.5%)은 중국(14.1%), 독일(8.3%), 대만(8.1%), 미국(7.6%)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2018년 이 분야에서 한국은 6개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수출시장 점유율이 높았지만, 단시간에 상황은 바뀌었다. 이제 시장 점유율 순위는 독일, 대만, 미국 3개국에 역전 당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바이오, 로봇 등의 중요도가 계속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입지는 줄고 있다.

2022년 우리 6대 첨단전략산업 수출액은 총 1,860억 달러로 18년(1,884억 달러) 대비 1.2% 감소했다. 우리 전산업 수출에서 6대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1.1%(18년)에서 27.2%(22년)로 떨어졌다.

지난 18~22년 우리 6대 산업 수출액 추이를 보면 1,884억 달러(18년)→ 1,510억 달러(19년)→ 1,570억 달러(20년)→ 1,933억 달러(21년)→ 1,860억 달러(22년)를 기록 중이다.

산업이 커지는 속도를 감안하면 한국은 제대로 대응을 못해 뒤쳐지는 중이다.

2018년 대비 2022년 우리 6대 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25.5%)한 것은 세계 전산업 수출 규모가 23.7% 증가하고 세계 6대 산업 수출도 24.2% 증가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 6대 첨단산업, 글로벌 파이 커지는데 한국 경쟁력은 떨어져

한국이 미래 먹거리로 지정한 산업들의 파이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적절히 대응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세계 전산업 수출 중 6대 산업 수출 비중은 0.6% 상승(11.58→ 11.65%)했음에도 우리 6대 산업 수출 비중은 감소(△1.2%)했다.

금액으로 봐도 한국이 커지는 시장에서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지난 2018년에서 2022년까지 국가별 6대 산업 수출액을 보면 한국은 1,884억달러에서 1,860억달러로 수출액이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은 1,720억달러→ 2,163억달러, 중국은 3,246억달러→ 4,026억달러로 커졌다.

일본은 922억달러→ 901억달러로 우리처럼 퇴보했고 독일은 1,782억달러→ 2,378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대만은 특히 1,313억달러 → 2,299억달러로 상당히 비중을 키웠다.

■ 떨어진 한국의 반도체 위상

우리 6대 산업 중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는 2018년 대비 2022년 수출시장 점유율이 13.0%에서 9.4%로 32.5%나 하락했다.

같은기간 디스플레이 수출시장 점유율은 9.9%에서 10.3%로 4.8% 상승했지만, 한국은 반도체가 가진 위상이 워낙 큰 나라다. 반도체 위기가 한국 수출의 위기가 되는 구도다.

22년 기준 6대 산업별 수출액(억 달러) 순위를 보면 반도체(1,285) > 디스플레이(250) > 이차전지(100) > 미래차(98) > 바이오(74) > 로봇(54) 순으로 반도체가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나타난 한국 반도체의 부진을 글로벌 경제환경 탓만으로 돌릴 수도 없다.

우리 반도체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9.4%로 6개국 중 중국(15.7%)과 대만(15.4%) 다음이다. 이 기간 세계 반도체 수출은 18년 대비 31.8%나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 수출액은 오히려 감소(1,293→ 1,285억 달러)하면서 반도체 수출시장 점유율이 한 자리수(9.4%)로 낮아진 것이다.

이 기간 대만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11.2%에서 15.4%로 크게 상승(+32.2%)했다.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성장세가 느린 가운데 대만과의 전반적인 반도체 수출시장 점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 한국 미래산업 자칫하다가 큰일 날 수도...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

세계 주요국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국 정부도 첨단산업을 강력히 지원하는 중이며, 미래산업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규제 완화나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 등으로 변화의 시기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최근 수년간 한국은 기술 패권 전쟁의 시대에 뒤쳐지면서 오히려 수출 점유율을 다른 나라에 내주고 있다.

미국은 IRA법 등을 통해 첨단산업 생태계를 자국 내에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뒤늦게 뭐가 중요한 것인지 깨우친 듯 했지만,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나라가 됐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경제호(號)가 풍랑을 만났지만 정부, 기업 모두 제대로 된 조타수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들마저 보인다. 한국호를 둘러싸고 바깥에선 삼각파도가 몰려오고 있지만, 잠잠한 배 내부에서만 한가하게 서로 악다구니 다툼만 벌이고 있다는 걱정도 많다.

수출로 먹고 살 수 밖에 없는 한국이 최근 수년간 첨단산업, 그리고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시나브로 뒤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냄비 속 개구리'를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걱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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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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