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18 (목)

[김형호의 채권산책] 영구채 시가평가는 YTC를 사용해야

  • 입력 2023-11-20 09:2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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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우리나라는 2000.7부터 채권가격을시가로 평가하는 채권시가평가 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채권형 펀드를 주 대상으로 했지만, 모든채권(채권상품)에 확대 적용되었다.

채권형 펀드의 기준가격매일의 시가(market price)를 반영해서평가하도록 했는데, 외국의 일주일 또는 월간 단위의 시가평가(mark to market)에 비해 획기적인 조치였다.

장부가평가는 표면이자와 상환손익을 잔존기간으로 안분해서(나누어서) 매입원가에 더해주기 때문에, 채권금리(할인율) 등락에채권평가가격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채권의 평가가격은 만기까지 일정하게 증가한다.

장부가격 = 매입원가 + (표면이자+상환손익)/잔존일수

장부가평가에서는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평가손실이 나고, 반대로채권금리가 하락하면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당시 채권형 펀드는 채권에 투자할 유일한 상품이었는데, 채권금리가 크게 상승해서 채권형 펀드에 평가손실이 커진다면 마지막에 남아있는수익자가 모든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이 때문에 채권시가평가 제도를 도입했지만, 펀드의 기준가격 안정성이 없어지면서 채권형 펀드 규모는급격하게 감소하게 되었다. 당국은 채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해서 채권형 펀드의 환매물량을 매입해주기까지했다.

채권시가평가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 3개의 민간채권평가회사 설립을 인가했고, 제도시행전 1년 동안 시가평가 경험을 쌓도록 했다. 민간 채권시가평가회사는국내외 수학, 통계학 박사를 영입해서 시가평가방법론을 정립하고, 이용자(펀드매니저 등)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명회를 진행했다.

Callable, Puttable의 만기관련 옵션부채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채권시가평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일반채권(straight bond)의 시가평가는 잔존 원리금을 해당 채권의 매매금리(또는민간평가회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금리, 민평금리)로 할인하는것이다.

2003.5월 영구채(신종자본증권)가 발행되면서사정은 달라졌다. 영구채는 만기가 없는 채권이므로 콜옵션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영구채의 평가가격은 콜옵션 행사시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영구채를 발행하지만, 첫번째 콜옵션일(first call date)에상환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행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2003.5.28일 외환은행, 6.28조흥은행, 7.28한미은행이 각각 3,0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했고, 필자는 당국의 확인을 거친 후 채권형 펀드에 편입했다.

장내·외에서 10,000수준에서 매입했는데, 민평가격10,500~11,000이었다. 매입해서 펀드에 편입하면 5%~10%만큼 기준가가 상승하고, 환매로 매도하면 그만큼 기준가가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평가회사에 전화해서 시가(market price)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거래금액이 발행잔액에서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기 때문에 거래가격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콜옵션부채권은 Binomial Model(이항모형)로 평가한다”는답변을 받았다.

참고로, 이항모형은 변동성(standard deviation, σ)을 일정한 값으로 가정하고, 채권금리가상승 및 하락할 확률도 고정(일반적으로 50%)시킨 후 Forward Rate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만기가 가까워지면 질수록 채권가격변동성이 감소하고(σ 감소), 채권금리는 Mean Reversion(평균회귀) 한다는 점을고려하면 이항모형으로 계산한 콜옵션부채권의 가치를 신뢰하기 어렵다.

필자는, “영구채는 첫번째 콜옵션행사일에 상환되기 때문에 YTC로매매하고 평가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행”이라고 얘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민간평가회사는 “영구채를 첫번째 콜옵션일에 행사해야 하는 법규를 가져오면 YTC로평가해주겠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CJ CGV32CB(신종)기업은행 조건부(상)2311이()영A-01(사)를 보자.

2023.11.14일 CJ CGV32CB(신종)(BBB+)의 민간평가회사(4사) 별 민평가격, 민평수익률, 듀레이션은 다음과 같다.

KIS(6,798원, 8.712%, 15.2888),

NICE(5,503원, 9.151%, 14.6943),

KAP(8,316원, 8.527%, 2.5269),

FN(8,633원, 5.531%, Duration: 제시하지 않음)

CJ CGV32CB(신종)의 장내거래가격은 8,600~8,700수준인데, NICE와 KIS는 각각 5,503, 6,798으로 평가하고있다.

발행잔액은 2,200억원인데, 장외거래는 거의 없고 장내에서 매일 1~3억원(액면) 거래되고있다.

First Call Date(2026.6.8일)에 상환된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YTC와 Modified Duration은 10.633%, 2.46이다. (거래가격 8,700기준)

NICE의 시가평가가격 5,503과 듀레이션 14.6943은 어떤 근거로 산출했을까?

민평가격, 민평수익률, Duration으로 봐서 NICE와 KIS는 평가방법이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KAP는 First Call 기준으로Duration을 계산했는데, 수익률은 YTC와 차이가 있다.

2023.11.17일 각사가 평가한 민평가격, 민평수익률, 듀레이션은 다음과 같다.

KIS(7,004원, 8.520%, 15.3611),

NICE(5,669원, 9.070%, 14.8332),

KAP(8,362원, 8.316%, 2.5254),

FN(8,653원, 5.552%, Duration: 제시하지 않음)

3일이 경과한 후의 듀레이션이 더 큰 것은 Effective Duration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을 반영하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론적으로 주장할 만하다. 그러나, 민평가격이상승하면 민평수익률은 하락해야 한다.

2023.11.14일 기업은행 조건부(상)2311이(신)영A-01(사)(AA)의 경우를 보자.

KIS(10,100원, 5.132%, 3.6539),

NICE(10,121원, 5.122%, 9.5573),

KAP(10,141원, 5.109%, 3.1350),

FN(10,115원, 5.123%, 12.1424)

이 종목은 2023.11.1일 발행한 5년콜인데, 10,168원~10,170원에 리테일(장외)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민평가격과 민평수익률은 큰 차이가 없지만 듀레이션은 차이가 크다.

이렇듯 영구채가 도입된 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인프라가 미비하다. 민간평가회사가제시하는 가격과 듀레이션은 기관투자자의 전략수립, 투자, 평가에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법인의 회계장부 작성에도시가평가를 적용한다.

채권평가회사별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시가평가를 하는 것은 존중해주어야 하지만 그 가격(수익률, 듀레이션)은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최대한 잘 반영해야 한다.

영구채의 경우에는 국제적인 관행인 YTC를 적용해서 평가해야 한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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