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환율 폭등에 금리 폭등이 이어지자 결국 금융당국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시장 기능에 이상이 오면서 금융당국은 채권금리 폭등을 대외요인에 의한 금리 급등으로만 치부할 수 없었다.
결국 금융당국이 주도적인 플레이어로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28일 결국 국고채 단순매입과 바이백이 발표됐으며, 당국자들은 '시장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공조'를 약속했다.
■ 이자율 연이은 폭등 뒤...이미 각종 당국 조치 루머들도 돌아
이날 10년 국채선물은 장중 200틱 넘게 폭락하면서 104.28까지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일 종가 106.43에서 215틱에 달하는 놀라운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결국 기술적 가격 반등도 힘에 부치고 시장이 기능을 잃어갈 때 당국이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오후 한국은행은 3조원의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최근 금리 폭등세가 비이성적이다 보니, 기재부까지 2조원의 긴급 바이백을 발표하면서 '정책 공조'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며 "주식·회사채시장에 대해서도 불안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 변동 완화조치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원화값, 채권값, 주식값 등 한국물 가격이 공히 폭락하는 상황에서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날 오전부터 금융시장에선 소문들이 돌았다.
시장이 버티질 못하니 곧 당국자들의 플레이를 할 시간이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오늘 오전부터 증시안정기금이니 뭐니 하면서 당국의 조치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말들이 돌았다"면서 "결국 환율, 금리의 연이은 폭등에 일단 당국이 조치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면서 향후 이자율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전판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 금융당국 비판하면서 기대기...여전한 대외 불확실성도 감안해야
채권시장에선 한은의 단순매입, 기재부의 바이백 발표를 보면서 정책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자율 시장을 망가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결국 한은이 단순매입을 내놓지 않느냐"면서 "이럴거라면 총재가 얼마 전 시장이 망가질 때 굳이 소금을 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는 50bp 인상에 단순매입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라는 식이었다"면서 "장이 망가지자 결국 발언을 바로 뒤집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환율 급등세와 대외 요인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구원투수로 나서지만, 미국 달러 외 파운드 등 여러 통화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이자율 시장 구원에 나섰으나 환율 폭등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면서 "쓰러지는 선수를 잠깐 일으켜 세웠지만, 해외 쪽에서 다시 어퍼컷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 보니 주식, 채권, 환율 모두 당국이 내놓은 조치를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달러/원 장중 20원 급등하는 양상을 뛰었으며, 환율 상승압력은 제대로 제어되고 있지 않다.
■ 당국 요인까지 포함한 변동성 감안...여전히 중요한 것은 환율 요인
투자자들 사이엔 당국의 이자율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가 일정 부분 도움을 주지만, 해외시장이 워낙 급변하는 중이라 한계 역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국내외 금리 모두 평소의 등락폭을 완전히 벗어난 채 움직이고 있어 안정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단순매입 3조, 바이백 2조가 일단 나와 이번주까지 도움은 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불확실 요인은 여전하다. 결국 연휴를 앞두고 다시 밀릴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시스템 위기'를 걱정할 수 밖에 없어 시장의 당국의 눈치를 계속 볼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하지만 역시나 환율이 관건이란 인식은 견고한 편이다.
D 딜러는 "한은, 기재부 조치로 이자율 시장이 당분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듯도 하다. 하지만 달러/원이 1,450원을 넘어서는 순간 또 다시 망가질 수 있다"며 결국 채권, 주식 모두 환율 안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증안펀드, 채안펀드 등 각종 위기 대비용 안전장치들이 가동 채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시장 망가지면서 도래한 금융당국 플레잉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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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은, 기재부의 긴급 시장 안정책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시장 망가지면서 도래한 금융당국 플레잉 타임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