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01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증폭된 한은 10월 50bp 인상 가능성...채권시장, 한은 총재 비판 쇄도

  • 입력 2022-09-22 10:3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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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24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10시 24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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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으나 점도표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이 다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50bp 올린 이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베이비 스텝을 밟아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8월에 다시 25bp 인상으로 복귀했으며 계속해서 주변 상황이 크게 바뀌지만 않으면 당분간 25bp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9월 FOMC는 예상대로 75bp 인상한 뒤,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남은 2차례의 회의에서 125bp 인상을 시사했다.

한국 기준금리가 2.5%, 미국 기준금리가 3.00~3.25%로 인상된 가운데 더 벌어질 금리 역전폭을 감안할 수 밖에 없게 됐다.

■ 한은, 더욱 매파적으로 변한 연준 입장 고려할 수 밖에 없어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추경호 부총리 등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전제조건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 인상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치가 대폭 상향된 것은 작은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을 종합한 점도표를 보면 연방기금금리 목표는 연말에 4.4%에 이르고 내년에는 4.6%까지 상승하면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2024년, 2025년에는 각각 3.9%, 2.9%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먼 미래를 쳐다볼 여유가 없어 보인다. 당장 연말 연준 정책금리 전망치가 6월 회의 때보다 100bp나 올라간 데다 한은이 미국을 추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가 경제부총리, 금감원장 등을 만나고 있을 시간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파월 의장이 정책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이 의미있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승헌 부총재는 연준 점도표가 큰폭 상향 조정됐다면서 금융시장이 큰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단계별 비상계획을 철저히 점검하고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 높아진 10월 금통위 50bp 인상 가능성

이날 국내 시장금리도 대폭 오르면서 10월 빅스텝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처럼 짧은 구간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국고2년, 3년, 5년 등이 4%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지난 회의 때 한은 총재가 연준 종속 선언을 했고, FOMC가 연말 점도표를 4%대 중반까지 높였으니 한은의 10월 빅스텝은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11월에도 75bp를 올리니, 우리 입장에선 무조건 다음달에 50bp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는 "미국 단기금리 상승폭이나 장기금리 하락을 감안할 때 국내시장 반응은 놀랍다"면서 "모르겠다. 일단 전망은 다음달 50bp 인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 10월 50bp 인상과 4% 국고채 금리...환율 부담도 증폭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2.5%다.

한은이 10월 50bp, 11월 25bp를 올리면 기준금리는 3.25%가 된다.

한국은 12월에 금리 결정이 없다. 연준은 점도표대로라면 정책금리 상단을 4.5%에 맞추게 된다. 이렇게 해도 금리차는 125bp로 벌어진다.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연준의 고강도 추가 인상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날 달러/원은 10월 넘게 점프해 1,400원을 훌쩍 넘었다.

B 딜러는 "연준 점도표가 올라가니 환율이 1,400원 위로 폭등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우리도 빅스텝 인상으로 몰린 모양새인데, 혹시 우리가 연속 빅스텝으로 성의를 보여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투자자들 사이엔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결정에 있어서 연준을 이전 총재보다 더 중시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다.

■ 이자율 시장의 한은 총재 비판 쇄도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연방기금금리는 3.00~3.25%로 올라갔다. 이는 2008년 이후 1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로 내려간다는 강한 확신이 서기 전에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책을 늦춘다면 고통만 더 커질 뿐이다. 침체 없이 물가를 잡기는 매우 힘든 일"이라고 했다.

매파적 FOMC 대비 미국채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코스콤 CHECK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31bp 하락한 3.528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78bp 떨어진 3.5019%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떨어졌다. 경기 침체에 무게를 둔 반응이었다.

반면 점도표가 올라가자 국채2년물은 6.92bp 오른 4.0356%, 국채5년물은 1.99bp 상승한 3.7698%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시장의 반응은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커브가 눌리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짧은 구간 금리가 20bp 가까이 폭등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은 총재에 대한 비판도 많이 나오고 있다.

C 증권사 딜러는 "한은 총재가 FOMC를 무조건 쫓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총재는 오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 증권사 중개인은 "미국보다 우리 금리가 더 폭등하면서 한은 총재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 증권사 관계자는 "한은 총재가 '한은은 연준에 독립적이지 않다'는 말을 안해도 시장 사람들 모두 독립적이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굳이 그런 말 할 필요도 없었다. 한은이 연준 따라다니는 것이야 다들 알지 않는가"라며 "아무튼 따라가기로 한 놈(한국 금리)이 더 튀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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