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01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9월 FOMC, 컨센서스와 서프라이즈 사이에서

  • 입력 2022-09-19 13:2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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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오는 20~21일 열리는 미국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75bp 인상이 유력하다.

전망을 웃돈 CPI 발표 이후 일각에선 100bp 인상 전망을 내놓기도 한 가운데 연준이 다시 한번 시장을 놀래킬지도 봐야 한다.

연준은 정책금리를 올해 3월 25bp 인상하기 시작해 5월엔 50bp 올려 인상폭을 확대하더니 6월과 7월엔 75bp씩 올렸다.

불과 4달 남짓한 기간 동안 연준은 225bp나 인상해 정책금리를 2.25~2.50%로 맞췄다.

이달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5회 연속 인상되는 가운데 일단 금리인상 폭이 관심이다.

■ 서프라이즈 가능성, 열어는 두되 컨센서스가 기본

8월 CPI가 발표된 뒤 페드 와치는 9월 FOMC의 100bp 금리 인상 확률을 단숨에 0%에서 30% 이상으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내 예상되는 기준금리 수준도 4.2%로 대폭 뛰었다.

연준 긴축이 시장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도 강화됐다.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둔화 지표 등이 나와 물가 상승률 둔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8월 CPI 충격을 의식하고 있다.

미국의 8월 CPI는 전월대비 0.1%, 전년 대비 8.3% 상승하며 시장 컨센서스(-0.1%, 8.0%)를 상회했다. 전년비 수치가 7월(8.5%)대비 둔화됐지만 예상을 웃돌면서 충격을 줬다.

특히 시장이 크게 긴장한 이유는 Core CPI 때문이었다. 코어 CPI는 전월대비 0.6% 상승하며 0.3%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비웃었다. 전년대비로는 6.3% 상승하며 7월(5.9%)보다 상당폭 레벨업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유가 하락이 CPI 둔화를 야기했지만 주택, 음식료 등 유가를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며 Core CPI의 상승폭 확대로 이어지면서 '이러면 100bp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마저 불렀다.

다만 금리인상폭 컨센서스는 75bp로 모아져 있다. 최근까지 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을 웃돌면서 아웃라이어 값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75bp 인상 전망이 일단 주류다.

■ FOMC 인상폭 주시...100bp 인상시 한국 빅스텝 가능성 vs 75bp 인상시 시장금리 되돌림 가능성

투자자들은 혹시 모를 서프라이즈(100bp)가 가져올 파장, 그리고 전망치 부합(75bp) 시의 금리 되돌림 가능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연준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의 빅스텝 우려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반면 75bp 인상 시 최근 금리 급등분이 일정부분 되돌림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장 이번주 연준이 75bp 인상에 그칠 경우 한국은 50bp 인상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며 "한은 총재가 과거 한미금리 역전이 100bp 내외 정도는 의례 있었다고 발언해 시장은 100bp 정도를 한계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와 미 정책금리 상단이 2.50%로 동일한 상황에서 이번주 이벤트로 100bp까지 벌어진다면 한국의 50bp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국의 투자자들은 10월 금통위와 관련해 연준의 결정에 따른 조건부 전망을 하는 중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일단 연준이 100을 올린다면 국내시장에도 난리가 날 것"이라며 "연준이 75bp 인상할 경우 한국의 베이비 스텝이 지속될 수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의 회의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각종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는 "연준이 만약 100bp 인상하면 우리는 50bp 인상이 확실시 된다. 예상대로 75bp 올릴 경우 일단 우리는 10월에 25bp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 증권사 딜러는 "미국이나 한국 모두 금리 인상을 적극 반영한 측면이 있다. 대부분의 예상대로 75bp 인상이 단행된다면 단기적으로라도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점도표 상향폭 주목...인상폭과 전망 변화 따라 시장금리 변동 불가피

FOMC 결과와 함께 점도표, 파월의 발언, 그리고 각종 전망 등도 봐야 한다.

일단 점도표는 상향이 불가피한 상태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는 올해와 내년말 정책금리는 각각 3.4%, 3.8%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올라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당초 9월 FOMC를 앞두고 인상폭 전망이 50bp나 75bp였지만, 지금은 75bp나 100bp로 바뀌었다. CPI 발표 전 최종 기준금리는 4.00~4.25% 전후로 예상됐지만 시장 가격변수는 현재 내년 3월까지 4.75% 이상 인상할 확률을 50% 정도로 보고 있다.

박민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전망치가 6월의 3.4%, 3.8%에서 4.0%, 4.5%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시장은 올해와 내년 4.25%, 4.75%로 더 높은 상향 조정 가능성도 일부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본 시나리오인 75bp 인상 및 금년, 내년 점도표 4.0%, 4.5%로 상향 조정될 경우 긴축의 공포와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시장금리는 현재 레벨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반면 100bp 인상 혹은 내년 점도표 4.75% 이상을 확인할 경우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베어플랫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은 매파적인 입장을 피력해왔으며, 궁극적으로 인플레를 잡지 못할 경우의 피해가 더 크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6일 "미국 기준금리가 최종적으로 4.5%를 하회하기보다는 4.5%를 웃돌 것 같다. 기준금리가 5%를 웃돈다고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현재 근본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상당한 통화정책 조정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시장은 이제 연준 액션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 다양한 역사 사례를 보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정책 조정이 상당히 지체됐으며, 그 결과로 인류는 상당한 비용을 치른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 성장·물가 전망 조정폭도 확인...MBS 매각 관련 스탠스도 주목

연준은 금리인상폭과 점도표를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

연준이 물가, 성장 수치들을 얼마나 내리고 올리면서 금리결정과 점도표 변화 논리를 뒷받침할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1.7%를 제시했으나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올해 4.3%, 내년 2.7%로 제시했으나 상향 조정할 수 있다.

물가 상향, 성장률 하향 속에 결국 조정폭이 문제다.

이런 가운데 이자율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MBS 매각과 관련한 연준의 스탠스도 확인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당장 MBS를 내다팔지 않더라도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도 관심사다.

9월부터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는 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커진다. 국채는 만기로 인해 재투자를 안 하면 줄어들지만, MBS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콜 옵션 행사를 기대하기 어렵다.

즉 국채는 매월 600억달러 이상 만기도래분이 대기하고 있기에 예정대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MBS는 평균 만기가 25년이나 되고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조기 상환 옵션이 행사되지 않고 있다. 연준에선 보스틱 총재 등이 MBS 매각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해 연준의 보다 공식화된 입장이 관심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지난 6월부터 QT를 시작했지만, 축소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TIPS에서 물가 보상 부분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MBS도 증가했다"며 "이는 결제가 지연되는 기술적인 요인과 모기지금리가 상승하면서 조기상환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9월부터는 QT의 규모가 기존보다 2배 증가하는데, 조기상환만으로는 연준이 정한 한도를 채울 수 없다"며 "주거 비용의 안정 없이는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며, MBS 매각은 주택 시장에 더 영향을 주면서 주거 비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연준의 도구"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MBS 매각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진단도 보인다. 연준이 MBS 매각 시의 파장을 고려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박민영 연구원은 "MBS 매각 시 수급 효과로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되나 매각 시 발생할 충격을 고려해 볼 때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모기지 금리는 6%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택시장 수요 및 심리는 급락하면서 외부 충격에 취약해졌다. MBS 매각으로 연준이 부담해야 할 실현 손실도 부담요인"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보유한 자산 중 MBS 비중이 과거대비 낮다는 점도 실제 시행 가능성을 낮춘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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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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