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16일 달러/원 환율 움직임,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달러/원 20원 넘게 급락하며 1,350원 하향 돌파...통화완화 여건 재조성하나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달러/원 환율이 올해 들어 가장 두드러진 낙폭을 기록하면서 떨어지고 있다.
달러/원은 장중 20원 넘게 급락하는 중이다.
달러/원은 1,350원선을 뚫어내면서 추락했다.
미국 CPI와 소매판매가 둔화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급부상하자 환율이 대폭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 달러/원, 올 들어 가장 두드러진 낙폭 보이면서 1,350원 하향 돌파
달러/원 환율은 한 달 전인 4월 16일 장중 1,400원을 터치한 뒤 하락 전환했다.
올해 들어선 3월 12일 1,307.9원에서 저점을 찍은 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100원 가까이 급등한 후 되돌림된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달러/원은 오름폭을 키웠으나 4월 중순 외환당국이 '과도한 상승세'에 대해 주의를 준 뒤 하락 전환했다.
이후 1,350원선 근처로 내려온 뒤 재차 반등하다가 이날엔 1,350원 뚫어내고 급락한 것이다.
이날 달러/원은 달러인덱스 하락 여파 등으로 15.3원 급락 영향에 1,353.8원에 개장한 뒤 장중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
위험선호가 살아나고 달러 매도가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가장 두드러진 일중 환율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간밤 미국 CPI, 소매판매 둔화에 미국 달러인덱스가 0.7% 속락한 영향을 받은 뒤 1,350선에서 막힐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지만, 일단 이 지점을 뚫어내는 데 성공했다.
금융시장의 미국 금리 인하 베팅 재개 조짐과 맞물려 일단 최대한 레벨을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 환율 하향 안정...한국 금리인하에 힘 실어줄까
최근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둘러싼 여건이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은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예상을 크게 웃돈 한국 1분기 GDP,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유가와 환율 불안 등을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 CPI 지표를 거치면서 후퇴했던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강화됐고 달러/원 환율은 1,350원선을 뚫고 급락했다.
특히 이달 3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요인들을 거론한 뒤 여건이 '다시' 변해버렸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월초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시그널을 줄 때 연준 통화정책 지연, 환율, 유가 등이 거론됐다"면서 "하지만 이 환경은 한은 총재가 우려한 방향과 반대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WTI기준)는 중동 지정학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부터는 80달러를 살짝 밑돈 70달러대 후반에서 종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달 들어 WTI 종가는 78~79달러대라는 좁은 박스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찰스슈왑은 미국의 4월 CPI가 발표된 뒤 "이번 결과로 연준이 하반기 금리 인하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4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과 같은 7,05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증가율이 0.6%에서 0.0%로 크게 둔화되자, 지속된 고금리 영향이 영향이 소비를 저해해 물가 상승률 둔화에 더 힘을 실어줄 것이란 기대감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상황 변화가 연준 금리정책과 달러/원 환율 움직임에 변화를 이끌어내 국내 통화정책 관련 기대감을 재차 키울지 관심이다.
다만 여전히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서 경제지표에 따라 언제든 분위기가 변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보인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듯이 발언했지만, 이번에 나온 미국 지표는 일단 국내 인하 기대감도 다시 강화시켜 주는 쪽"이라며 "무엇보다 환율이 대폭 하락한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 한은 등 중앙은행보다 이자율 시장이 앞서나가는 느낌도 있다"며 "미국이나 한국이나 실제 인하는 금융시장 기대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