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01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정책금리와 조우한 국고3년

  • 입력 2023-02-15 14:36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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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시28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28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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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장중 국고3년 금리가 기준금리 레벨(3.50%)을 살짝 넘는 등 국고3년이 기준금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국 CPI가 예상을 웃돌면서 국고3년, 국고5년 등은 기준금리와 거의 붙었다.

이달 3일 국고5년이 3.0%대로 진입하고 국고3년이 3.1% 아래 쪽을 노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3년과 5년 모두 3.5%에 바짝 붙어 정책금리와 역전분을 거의 소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국고채 금리가 정책금리 위로 올라오는 '정상화'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관점과 수급 등을 감안할 때 위쪽으로 치고 나가긴 어렵다는 견해가 맞서 있다.

■ 국고3년, 기준금리 레벨 오기 전 막힌다는 시각 강했는데...

이달 초 금리가 저점을 찍고 오를 때 투자자들 사이에선 국고3년, 5년 등이 정책금리 레벨이 3.5%까지 오르기 전에 막힐 것이란 인식이 강했다.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 여파로 글로벌 금리가 오를 때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3.5%를 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국고3년 금리는 올해 1월 중순 이후 3.5%를 밑돌기 시작했으며, 미국 고용지표가 글로벌 이자율 시장을 위협할 때도 당장 3.5%를 상회하긴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국내 이자율 시장 수급을 둘러싼 환경을 감안할 때 3.5%를 상단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외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외국인이 선물 매도을 이어가자 '3.5% 상단'에 대한 믿음은 약화됐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최근 장이 밀릴 때 사람들은 국고3년 3.5%를 상단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느새 이 수준까지 밀렸다"면서 "각종 전망들도 대부분 밀리면 사자였지만 결국 금리는 사라는 레벨보다 더 올라왔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만 해도 국고3년 3.4%도 사기에 충분하다고 했으나 더 밀렸다. 정책금리 인하를 반영하던 시장금리 레벨을 당연시했다가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 다시 계산에 들어간 시장...국고3년-기준금리 = "+, 0, -"

최근 미국, 유럽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데다 미국 CPI는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타격을 입었다.

대외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국내 금리도 더 올랐으나 저가매수를 놓고 갈등은 심해진 모습이다.

B 증권사 딜러는 "(국고3년이 3.5%로 왔지만) 금리가 여기서 더 올라도 이상하진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하지만 당장 또 여기서 얼마나 더 오르겠나 싶기도 하다. 물론 달러/원이 오르는 건 좀 부담스럽긴 하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금리 상단을 이전보다 좀더 열어두는 모습이다.

연준 긴축 강화에 대한 우려 속에 달러/원 환율이 이날 10원 넘게 급등한 데다 글로벌하게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보니 투자자들의 저가매수 자신감은 다소 후퇴했다.

C 증권사 딜러는 "이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져서 시중 금리는 좀더 상승해도 될 것 같다"면서 정책금리 위로의 '정상화'에 무게를 뒀다.

다만 수급이나 상대적으로 더 좋지 않은 한국의 경기 사정 등을 감안할 때 3.5%선에서 위로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들도 적지 않다.

D 증권사 딜러는 "지금 레벨 정도면 매수가 좀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금리가 뛰면서 정책금리 역전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 국고3년 3.5% 상단 역할?...외국인 선물매도 강도 주목해야

국내 투자자들의 저가매수를 부담스럽게 하는 것은 외국인 선물 매도다.

외국인은 올해들어 1월 19일까지는 선물 매수 일변도였으나 이후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더니 최근엔 매도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CPI 발표 뒤 국내시장에서 외국인은 3선, 10선을 모두 팔면서 금리를 한껏 올려보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1월 중 3년선물을 7만 9,584계약, 10년 선물을 3만 2,666계약 순매수했다.

하지만 2월 들어선 3선 3만 5천계약, 10선 7천계약 남짓을 순매도 중이다.

오늘은 3선 4천개, 10선 6천개 남짓 순매도하면서 채권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의 금리를 저가매수 레벨로 보면서도 외국인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금리 3.5%는 쉽게 뚫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수급 등 감안시 이 지점이 쉽게 열리긴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역시나 외국인 선물 매매가 관건"이라며 이들이 공격적 매도를 이어간다면 금리가 어느 선에서 막힐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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