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1-06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블루웨이브 후폭풍...장중 5천피 붕괴와 한국 주식의 위기

  • 입력 2026-11-06 11:1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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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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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6일 장중 코스피 시장의 지수 5천이 붕괴됐다.

미국 중간선거 블루웨이브 여파가 연이틀 이어지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속절없이 무너지자,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에 기반해 돌아가는 국내 주식시장으로서도 대책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의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

■ SOX 놀라운 폭락...한국은 연이틀 카운터펀치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일 3.13%, 5일 12.25% 폭락했다.

4일 급락 후 그 다음 날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현지시간 5일 전장보다 12.25% 급락한 9,011.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1만선을 밑돌았다.

낙폭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16일(-15.90%) 이후 최대였다.

인공지능(AI) 규제 강화 우려로 반도체주 투매가 연일 이어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나스닥은 1421.516포인트(5.52%) 하락한 2만4314.99를 나타냈다.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17.46% 급락한 656.39달러, AMD는 17.26% 내린 404.40달러, 엔비디아는 9.26% 하락한 18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로드컴은 10.43% 떨어진 291.53달러, 대만 TSMC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10.78% 하락한 353.10달러, 인텔은 10.33%,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10.70% 급락했다.

부진한 실적 전망을 제시한 퀄컴도 9.49% 하락했다. ASML홀딩 ADR은 9.33% 하락한 1,356.65달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ADR은 13.40% 급락한 123.90달러를 기록하면서 서울 주식시장의 폭락을 예고했다.

코스피 시장은 개장 직후 서킷 브레이커에 걸리면서 수건을 던졌다.

장 초반부터 코스피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급락한 채 1분간 휘청이자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은 것이다.

코스피는 전날 5.28% 폭락한 뒤 이날도 무너지면서 '구조자'만 기다리고 있다.

■ 샌더스와 민주당의 목소리...한국이 두려워하는 'AIDC 중단' 목소리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가운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전국적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와 환경 부담에 대한 주민 반발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과 협력하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엑스(X)를 통해 "전국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조치를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하는 주민투표가 통과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미국인들은 빅테크 억만장자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일자리를 없애며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하원에서도 AI 개발과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사민 안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새 의회 출범 첫날부터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진보파 모임인 의회진보코커스(CPC)의 그레그 카사르 의장도 이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AI와 데이터센터 문제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CNBC 유권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는 AI와 데이터센터 문제가 투표 결정에 매우 중요하거나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65%는 연방의회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업체와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견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석을 공화당으로부터 탈환한 애니 앤드루스 민주당 당선인은 선거운동 당시 상대 후보를 '데이터센터 달린'이라고 비판했다.

앤드루스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지역사회의 미래는 워싱턴의 억만장자나 데이터센터 기업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드루스는 공화당 후보인 달린 그레이엄(Darline Graham)을 공격하면서 그녀가 데이터센터 업계(AI 인프라)로부터 막대한 후원금을 받은 점을 거듭 비판한 바 있다.

오하이오주에서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은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 당선인도 "나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데이터센터 규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8월 데이터센터 개발 속도를 늦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승리 연설에서 대형 기술기업이 주민들의 미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집중된 텍사스주의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텍사스에는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용량의 27%가 집중돼 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직 주지사를 꺾은 지나 이노호사 민주당 당선인은 지난달 말 공개한 영상에서 주민 보호를 위한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모든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노호사 당선인은 "텍사스가 주민을 위한 곳이 될 것인지, 억만장자들의 세상이 될 것인지에 관한 싸움"이라며 데이터센터 개발을 핵심 쟁점으로 지목했다.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확산하고 있다.

■ AIDC에 부정적인 미국 민주당...투자자들, 당국 대책 쳐다보기도

AIDC에 부정적인 미국 민주당이 압승하자 한국 주식시장이 초토화됐다.

여당은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는 일단 회의에 들어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중간선거로 한국 주식의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주식을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것은 안 되지만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 기반이 약해진다"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필요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이형일 경제 부총리(재경장관)는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이 부총리가 '긴급시장상황점검회의'가 열린다는 점을 금융당국자들에게 통지한 가운데 회의 결과는 11시 30분을 전후한 시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답 없는 한국 주식, 지금이라도 도망" VS "이미 손절 타이밍 놓쳤다. 버텨라"

주가 폭락 뒤 지금이라도 남은 자산을 지켜야 한다는 두려움과 최근의 폭락은 과도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전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이날 서킷 브레이커까지 나온 상황이다.

최근 주가가 폭락하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소위 주식 전문가들에게 대한 불신도 엄청나다.

이번 주가 폭락기에 수억원을 날렸다는 투자자 A씨는 "지금이라도 팔고 떠나야 한다. 최근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애널리스트나 증시 전문가라는 마바라들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외쳤다"고 개탄했다.

그는 "우려하던 대로 다시 4천피시대가 됐다. 9천피 때 1만피, 1.2만피를 외치다가 절반이 됐다. 자기 재산은 자기가 지키되, 한국 주식은 그냥 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말하는 마바라들이 몸담고 있는 주식 업계에선 '누가 보더라도' 지금의 주가는 너무 싸서 말이 안 된다는 주장도 많다.

아울러 미중 패권경쟁이라는 기본틀만 생각해 보더라도 AIDC 중단 가능성 등에 너무 비중을 둬선 안 된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B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금은 모든 주식투자자가 고통스러운 시절"이라며 "반도체에 몰빵한 한국 주식시장은 더욱 타격이 컸다"고 했다.

그는 다만 "미중 패권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미국이 AI에서 후퇴한다고 보긴 어렵다. 투자자들은 버텨야 한다"고 조언했다.

■ 최근 상황 되짚어 보기

미국 중간선거 전부터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코어위브, 알파벳, 인텔, 오라클, 메타 등이 돌아가면서 AI 투자 관련 불확실성을 키웠으며, 그때마다 한국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리곤 했다.

이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을 확보하는 블루웨이브를 일으키면서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일단 이번 선거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인기가 떨어진 트럼프 행정부가 무리수를 쓰면서 관세정책, 미국 투자 강요 등에 몰두하면 한국 리스크는 계속될 수 있다.

일단 현재 최대 관심은 민주당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다.

블루웨이브로 이미 AI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

특히 최근엔 AI 산업의 위험성 관련해 '성장성'보다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느냐, 투자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오라클과 메타 등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이 재무 부담을 키운 것이다. 코어위브 사태의 경우 이 회사가 높은 채권 금리를 감당할 수 있느냐도 큰 문제가 되면서 금리와 CDS 프리미엄이 크게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압승으로 데이터센터 규제 가능성이 한층 커지자 AI·반도체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주식엔 이 모든 우려가 녹아 있다면서 저가매수할 때이지, 팔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C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4배가 안 된다. 3.7배 정도로 역사적으로 가장 낮다"면서 "이미 선행 PBR 1배(5,300대 초반) 수준도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시장은 AI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왔고 어젯밤 미국 폭락과 오늘 한국의 서킷 브레이커가 저점 근처일 것"이라며 "오늘 회의에 들어간 금융당국 역시 상황을 방치만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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