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1-02 (월)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인민은행, 정책금리 익일물로 전환…사실상 금융기관 조달비용 인하

  • 입력 2026-11-02 14:13
  • 김경목 기자
댓글
0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인민은행, 정책금리 익일물로 전환…사실상 금융기관 조달비용 인하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익일물 역레포 금리 1.25% 적용·5,410억위안 공급…기존 7일물보다 15bp 낮아

은행 수익성·채권시장에 긍정적…씨티 "본격적인 금리 인하는 2027년 가능성"


중국인민은행이 주요 정책금리 기준을 기존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에서 익일물 금리로 전환했다.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고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시장에서는 사실상의 선별적 금리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2일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익일물 역레포 거래를 통해 5,410억위안(약 813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적용 금리는 연 1.25%로 기존 주요 정책금리였던 7일물 역레포 금리 1.40%보다 15bp 낮다.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단기금리 운영체계 개편에 따른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달부터 매 거래일 고정금리·수량입찰 방식으로 익일물 역레포를 실시하고 이를 통화정책 운영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 7일물 역레포는 고정 수량·금리입찰 방식으로 전환해 복수의 낙찰금리를 인정한다. 주로 세금 납부 기간과 월말 등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7일물 금리에 일정 금리를 가산하거나 차감해 적용하던 임시 레포·역레포 등 다른 정책수단의 기준도 익일물 금리로 변경한다. 다만 가산·감산 금리 폭은 유지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전통적인 기준금리 인하와는 다르지만 금융기관의 단기 조달비용을 낮추고 채권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신증권의 밍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책금리의 기준이 공식적으로 익일물 금리로 전환됐으며 1.25%라는 금리는 기존 자금 조달 비용의 벤치마크를 확인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의 마르코 쑨 수석 금융시장 분석가는 "초기 금리 1.25%를 고려하면 통화정책 기조가 단기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자오펑 싱 중국 수석 전략가는 이번 조치를 금융기관에 대한 사실상의 15bp 선별적 금리 인하로 해석했다.

그는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일종의 홍바오(붉은 봉투)"라며 "은행의 순이자마진을 약 5bp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정책금리 체계 개편은 중국의 통화정책 운영 방식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과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 하순 익일물 역레포를 새로운 정책수단으로 도입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도 지난달 19일 금융포럼에서 익일물 금리를 주요 정책금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궈타이쥔안국제의 저우하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익일물 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국유 부동산 개발업체 주하이화파그룹을 둘러싼 신용불안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 금융당국은 이날 인민은행을 포함한 주요 규제기관과 금융기관들이 자본시장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연속 하루 1조위안 규모의 익일물 역레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당시 7일물 역레포를 포함한 주간 순유동성 공급 규모는 1조4,110억위안으로 7월 중순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곧바로 본격적인 통화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는 사실상의 금리 인하라기보다 시장금리 체계에 맞춘 조정에 가깝다"며 "11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씨티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시점을 2027년으로 제시했다. 다만 주하이화파 사태로 신용 우려가 다시 부각된 만큼 지방 채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지원과 완화적인 유동성 여건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이번 개편은 중국이 전면적인 금리 인하에 앞서 단기금리 체계를 정비하고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향후 채권금리 하락과 은행 수익성 개선이 기업 대출 확대와 실물경제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정책 효과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