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중간선거 목전’ 트럼프, 러시아 에너지 연계 관세 유예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에 대한 고율관세와 추가 대러시아 제재 시행을 전격 유예했다. 고유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행정명령에 서명해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러시아 관련 추가 제재와 관세 적용을 면제했다.
지난달 18일 자신이 서명한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의 핵심 조항 시행을 사실상 보류한 것이다.
이 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산 제품에 최대 5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를 대량 구매하는 주요 국가의 제품에도 최대 100%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이익을 이유로 법률에 규정된 면제 권한을 행사했다. 기존 대러 제재는 유지되지만 추가 제재 시행은 유예됐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평화협정을 위한 미국의 협상 노력이 방해받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7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모금 만찬에서 이번 제재 유예를 "매우 좋은 결정"이라며 "미국에도 좋고 세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란 전쟁과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산 경유 공급을 확대해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는 구상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제재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60일간의 검토 기간을 언급했다.
다만 의회에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를 "무책임한 수준을 넘어선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도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것은 미국 국가안보에 무모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결정이 가져올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확대가 세계 에너지시장 안정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러시아에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종식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제재 완화가 러시아의 전쟁 지속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러시아산 에너지의 국제시장 공급을 늘려 유가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기존 제재가 유지되는 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실제 유가 안정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안정과 대러시아 압박이라는 두 정책 목표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