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09 (금)

권민수 한은 부총재 "토큰화, 금융인프라 도약 전환점…속도만큼 안전장치 중요"

  • 입력 2026-10-08 14: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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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토큰화가 금융 인프라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지만, 금융거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새로운 취약성에 대비한 사전적 정책 대응체계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는 8일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 발표 행사 개회사에서 "우리는 지금 금융 인프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부총재는 금융의 역사를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과 마찰을 줄여온 과정으로 평가하면서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토큰화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존 금융혁신과 비교해 변화의 폭은 상당히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거래의 조건과 이행 규칙을 장부 안에 함께 담아냄으로써 매매와 청산 그리고 결제의 여러 단계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재는 IMF가 이번 GFSR에서 토큰화 확대를 주요 주제로 다룬 것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금번 GFSR이 토큰화의 확대에 주목한 점은 이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토큰화가 비중 있게 고려되어야 할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토큰화된 금융자산은 미국과 유럽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생태계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관련 인프라 구축과 함께 결제수단으로 토큰화 예금을 실제 거래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권 부총재는 설명했다.

한국도 토큰화 금융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권 부총재는 "한국도 지난달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올해 4분기 중에는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한국은행과 정부가 협업해 국채 토큰화 실증 시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F GFSR 토큰화 챕터 발간 행사 개회사_국문

한은은 토큰화의 효율성과 함께 이에 수반되는 금융안정 위험에도 주목했다.

권 부총재는 "토큰화의 잠재적 편익을 온전히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IMF가 제시한 바와 같이 토큰화가 발생시키는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을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토큰화 확산에 따른 편익과 위험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시아가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에 있는 만큼 금융거래 결제 속도가 빨라지고 중개 비용이 낮아질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상당한 편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권 부총재의 평가다.

반면 거래와 결제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금융불안 상황에서는 새로운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권 부총재는 "아시아는 과거 급격한 자본유출을 경험한 곳이기도 하다"며 기존 금융 인프라의 제한된 거래시간과 여러 중개기관, 최대 수일이 걸리는 결제 과정이 평상시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시장 불안 시에는 정책당국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시간을 확보해주는 완충장치 역할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큰화가 확산될수록 사후적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사전적 대응 체계의 마련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재는 토큰화 금융을 자동차 경주인 F1에 비유하면서 효율성과 금융안정 장치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F1 경주에서 기록을 단축하려면 빠른 엔진뿐만 아니라 속도를 견딜 차체와 안전한 코너링을 위한 타이어, 필요할 때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브레이크가 함께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큰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더 빠르고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건전성과 안전장치, 그리고 필요 시 적시에 작동할 수 있는 정책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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