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25 (일)

(상보) FT "美수익률 상승세,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 입력 2026-09-28 08:00
  • 김경목 기자
댓글
0
(상보) FT "美수익률 상승세,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수십 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았지만 상승세가 끝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견조한 미국 경제와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높은 금리에 대한 경제의 내성을 키우고 있는 데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규모 재정적자까지 겹치면서 국채금리가 경제를 충분히 냉각시키는 수준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5.5%를 돌파하며 2004년 이후 약 2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도 5.2%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의 특징은 이 같은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로버트 팁 PGIM 글로벌 채권 총괄은 미국 경제가 금리 상승에 "비교적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과거와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이후 가계와 기업이 축적한 자산이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면서 고금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최근 경제지표도 이 같은 진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S&P글로벌이 지난 23일 발표한 미국의 9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8.4로 8월의 56.0에서 상승했다. 기업 활동 증가 속도는 2021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빨랐다. 고용 증가세도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반면 기업들의 비용 상승률 역시 약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AI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도 미국 경기의 강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국내총생산(GDP) 추정 모델인 'GDP나우'는 25일 미국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을 연율 5.0%로 추산했다. 지난 17일의 5.1%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개인소비지출 증가율 추정치는 4.1%에서 4.2%로 높아졌고 민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19.2%에서 18.7%로 낮아졌다.

문제는 경제가 이처럼 강한 가운데 물가 압력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동시에 AI 투자 붐이 수요를 확대하면서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세브 바커 마셜 웨이스 최고시장전략가는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까지만 해도 당시 25bp 인상을 포함해 세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내년 이맘때까지 네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트레버 그리덤 로열런던자산운용 다중자산투자 총괄은 이란 전쟁이 인플레이션의 흐름을 다시 상승 방향으로 돌려놓은 가운데 경제 활동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 문제가 국채금리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물량 증가는 장기물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최근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했지만 장기금리 상승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기존 40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늘렸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80억~1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면서 국채 매도세를 진정시키는 데 실패했다.

S&P글로벌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미·이란 전쟁 이전보다 약 100bp 상승했다면서 중동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거나 각국 정부가 재정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단기간에 국채금리 방향이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결국 어느 정도까지 금리가 올라야 미국 경제가 실질적인 둔화 압력을 받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 리델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펀드매니저는 "미 국채 수익률이 과열된 경제를 식히기 시작할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놓고 논쟁이 뜨거웠다"면서 최근 경제지표는 이에 대해 "아직 멀었다"고 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채금리 상승이 장기화하면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국채 수익률은 모기지와 자동차대출, 회사채 등 미국 금융시장 전반의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AI와 반도체 기업의 부담을 높이고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낮출 수 있다.

최근에는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도 AI 관련 종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높은 금리와 AI 투자 붐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례적인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미 국채시장의 관건은 5%대 금리가 일시적인 고점인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에 맞춰지고 있다. 강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증가가 동시에 금리를 밀어올리는 상황에서 FT가 인용한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종료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