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22 (화)

(장태민 칼럼) 기본형건축비 급등과 정책적으로 건설원가 띄우기

  • 입력 2026-09-22 14:4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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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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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기본형건축비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주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기준인 기본형건축비가 평당 4.07% 오른다고 발표했다.

기본형건축비는 2021년 9월(3.42%), 2024년 9월(3.3%) 후 3%를 넘긴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4% 이상 뛴 것이다.

정부의 안전기준 강화로 인해 주택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 기본형건축비, '안전투자 강화'로 원가 상승 반영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 상한을 구성하는 항목(택지비+기본형건축비+택지 가산비+건축 가산비) 중 하나로서 '6개월마다' 정기적(매년 3월 1일, 9월 15일)으로 고시한다.

공공택지 및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분양되는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항목이다.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엔 '비정기 조정'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만약 고강도 철근, 레미콘, 창호유리, 강화합판 마루, 알루미늄 거푸집 등 주된 건설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 비정기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고시에 따라 기본형건축비(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지상층 기준)는 직전 고시(26년 7월 15일, 비정기고시)된 ㎡당 223만 7천원에서 232만 8천원으로 4.07% 상승했다.

3.3㎡ 기준으로는 738만원에서 768만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두 달만에 4% 넘게 오른 것이다.

비용이 크게 오른 이유에 대해 국토부는 '공사 전단계 안전투자 지원 강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16일 조달청에서 발표한 '2026년 원가계산 간접공사비 적용기준'을 적용하면 간접공사비가 큰 폭으로 상승(60만 4천원→66만 3천원, 9.77%↑)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간접노무비(14.6%→18.1%), 기타경비(6.0%→6.9%) 등의 적용 요율 조정 등에 따른 효과라고 했다.

개정된 고시는 올해 9월 15일 이후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실제 분양가격은 기본형건축비와 택지비, 그 외 가산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방정부의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충분하고 신속한 주택공급 등을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최신 기술·공법 등이 적용된 우수한 품질의 아파트가 공급되도록 건설자재 가격 변동 등을 반영하여 기본형건축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건축비, 최근 1년 사이에도 가파른 인상

기본형건축비는 1년 사이 세 차례 인상됐다.

올해 지난 3월 정기 고시에서 2.12% 올랐다. 이후 고강도 철근 가격 상승을 반영해 7월 비정기 조정으로 0.77%가 추가 인상됐다.

그리고 이번 9월에 4% 남짓 올라 지난해 9월(717만원)과 비교하면 7.1% 높은 768만원이 됐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1년 새 약 1,293만원이 늘어났다.

기본형건축비는 옵션이 빠져 있는 '순수한 건축원가'다.

또 이 공사비는 흔히 얘기하는 정비사업에 따른 공사비와는 다르다. 정비 사업을 할 때는 일반적인 택지 공사 때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철거비, 사업기간에 각종 비용 부담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기본형건축비 상승은 분양가를 밀어올리게 된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상한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뼈대이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형건축비가 오르면 법적으로 허용되는 분양가의 상한선이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 정비사업 건축비는 훨씬 더 높아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공사비는 기본형건축비보다 훨씬 높을 수 밖에 없다.

기존 아파트·상가 철거비와 폐기물 처리비, 사업 추진기간(수년) 동안 조합이 부담하는 이주비와 사업비 대출 금융비용,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고급 마감재나 특화 설계, 기타 커뮤니티 시설 등 단지 고급화 비용 등이 가산되기 때문이다.

기본형건축비가 이제 700만원 후반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공사비는 1천만원 이상을 기록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

서울 상급지 고급단지의 경우 평당 건축비가 1,500만원을 훌쩍 넘은 곳들도 나온 상태다.

■ 원자재, 간접비, 노무비, 금융비용 전부 뛰어

최근 수년 사이에 건축비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뛰었다.

기본형건축비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건설 원가와 정비사업 공사비 모두 수년 만에 수십%씩 급등하며 분양가 고공행진의 주원인이 됐다.

기본형건축비만 보더라도 1년 사이에도 세 차례(3월, 7월, 9월)나 줄줄이 인상됐으며, 정비사업 공사비는 더욱 크게 뛰었다.

정비사업의 평균 공사비는 2021년경 평당 400만원대 후반이었지만, 지금은 70% 가까이 급등해 평당 800만원대를 넘었다. 서울 주요 지역이나 시공사 고급화 경쟁이 붙은 곳은 이미 평당 1,000만원, 1,500만원, 심지어 그 이상을 뛴 곳도 나타났다.

원자재, 간접비·노무비, 금융비용 모두 뛰었다.

원자재 쪽에선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 핵심 건축 자재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 국제 유가 및 원자재 시장 불안(중동 정세 등)으로 인해 크게 올랐다.

국가 정책적으로 비용을 올린 측면도 컸다.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 강화, 인력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 그리고 강화된 현장 안전 및 품질 관리 규정(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인해 현장 운영 비용이 대폭 늘어났다.

금융비용도 건축비 상승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기간 동안 발생하는 대출 이자와 금융비용이 공사비 원가에 고스란히 전가됐다.

건축비가 불과 수년 사이 50% 내외로 폭등하자 분양시장에선 "오늘 분양받는 아파트가 가장 저렴하다. 서울 전역 분양가 20억원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식의 말들도 오간다.

실제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당(3.3㎡당) 분양가가 6,000만 원~8,000만 원대를 기록하는 곳이 속출하면서 전용 84㎡ 기준 '국평 20억 원'은 현실적인 수치가 돼버렸다.

■ 안타깝지만 '안전 강조'의 원가 인상 비용 무시할 수 없어

정부의 최저임금 엄격 적용 정책, 주52시간,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전체적으로 원가를 띄웠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안전 규제를 강화한 것도 원가를 더 띄웠다.

정부는 출범 초기 대형 건설사인 근로자 사망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 등에 강력한 경고장을 배달하기도 했다.

정부는 부실 시공을 하거나 산재 사망사고를 낸 건설사에 대해 영업정지, 공공공사 입찰 제한, 나아가 건설면허 취소까지 거론했다.

정부가 현장의 안전 관리 부실과 사망사고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압박하자,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무리한 속도전(돌관공사)을 펼치며 공기를 단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충분한 안전 점검, 콘크리트 양생 기간 준수, 엄격한 현장 통제가 필수가 되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났다.

이는 결국 막대한 금융비용과 간접비 증가로 이어져 공사비와 분양가를 밀어 올리는 주된 원인이 됐다.

■ 불과 얼마 전 '30개월 이내 아파트 완공' 꿈꿨는데...

불과 몇 년 전 건축 기술 발달과 공법 혁신 덕분에 마음만 먹으면 아파트 2년 반(30개월) 안에도 충분히 짓는다는 말이 많이 나돌았다. 심지어 2년만에 완공할 수 있다는 말도 오갔다.

아파트를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을 3년에서 더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분위기가 180도 변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현장 안전 및 부실공사 방지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이제 돌관공사에 따른 속도전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공사 기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 대규모 단지의 경우 실제 공기가 4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부의 기본형건축비 고시 등에도 보이듯이 안전투자 비용과 간접공사비 상승분이 건축비를 더욱 올렸다.

특히 공기가 늘어나면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아파트를 짓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건설사나 조합 입장에서 엄청난 자금 압박을 의미한다.

공사 기간이 1년만 늘어나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대출 이자(PF 대출 등)가 고스란히 불어난다.

현장을 유지하는 현장소장과 인부들의 인건비, 안전관리비, 장비 임대료 등 간접비용이 공기 연장 비례해서 치솟는다.

■ '안전 강조'는 좋은데...현장소장들 겁을 먹어서야

정부가 안전을 강조한 뒤 건설회사들은 겁을 먹었다. 심지어 건설업계 사람들이 현장소장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과거엔 건설 현장 총지휘관인 '현장소장'은 높은 연봉을 받는 선망받는 자리였다.

하지만 정부의 산재 엄벌 기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현장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장뿐만 아니라 현장 안전을 직접 책임지는 현장소장이 사법 처리나 구속 수사의 '1순위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국 '사고 나면 내 책임이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공포감이 퍼지면서 건설사들이 내부 직원들에게 현장소장 보직을 맡기려 해도 서로 안 하려고 기피하는 현상이 강화됐다.

현장소장을 구하지 못해 착공이 지연되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의 강력한 안전 규제와 처벌 압박이 현장의 위축을 불러왔다.

이는 숙련된 인력의 기피, 공사 기간의 연장, 그리고 막대한 비용 증가로 이어져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한국의 아파트 값이 뛴 데는 이처럼 '대놓고 말하기 불편한 원가상승 요인들'도 있는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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