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7 (목)

(상보) 한은, 국내 운용사 외화자산 위탁 '양에서 질로'…해외주식 줄이고 글로벌채권 확대

  • 입력 2026-09-16 12: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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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외화자산 위탁운용 정책의 중심축을 '양적 기반 조성'에서 '질적 운용 역량 강화'로 전환한다.

민간의 해외 주식투자가 크게 늘면서 국내 운용사들의 해외투자 기반이 상당 수준 갖춰졌다고 판단해 선진국 주식 패시브 위탁은 축소하는 대신 해외채권 위탁을 확대한다.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은 투자 대상과 운용 난도가 한층 높은 '글로벌 종합채권(Global Aggregate)' 전략으로 전환한다.

한국은행은 16일 국내 금융기관의 역량 제고와 금융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해 온 국내 자산운용사 대상 외화자산 위탁운용 포트폴리오를 이같이 재편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12년 국내 자산운용사에 중국 주식 운용을 처음 위탁한 이후 2019년 선진국 주식, 2022년 미국 종합채권으로 위탁 대상을 확대해왔다.

이에 따라 국내 운용사에 맡긴 외화자산 위탁원금은 2012년 1억달러에서 2019년 7억4천만달러, 2022년 30억4천만달러로 늘었고 2025년에는 32억1천만달러에 달했다. 위탁 운용사도 2012년 2개사에서 현재 5개사로 늘었다.

현재 포트폴리오는 선진국 주식 패시브 19억2천만달러, 미국 종합채권 7억달러, 중국 주식 5억9천만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은은 그동안의 지원을 통해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투자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투자 의사결정과 리서치, 리스크 관리, 결제 오퍼레이션 등 핵심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민간의 해외 주식투자가 급증하면서 한은의 지원과 별개로 국내 운용사들이 독자적인 사업 기반과 시장 자생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국내 해외투자 주식펀드 설정액은 순자산 기준 2020년 27조7천억원에서 올해 6월 163조원으로 약 6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형 ETF는 같은 기간 1조6천억원에서 126조3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해외투자 채권펀드 설정액은 올해 6월 11조1천억원에 그쳤다.

이에 한은은 기존 위탁운용 정책의 초기 목표였던 '양적 기반 조성'이 상당 수준 달성됐다고 보고 앞으로는 국내 운용사의 실질적인 운용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정책 지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민간투자 확대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낮아진 선진국 주식 펀드의 위탁 비중을 줄이는 대신 채권 펀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다만 이번 조정은 한은 외화자산 전체의 자산배분 체계 안에서 국내 운용사에 맡기는 자금의 구성을 바꾸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 외화자산 전체의 주식과 채권 비중에는 변동이 없다.

채권 부문에서는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을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으로 전환한다.

한은은 2022년 해외 채권펀드를 처음 위탁하면서 국내 운용사의 역량 등을 고려해 투자 지역을 미국으로 한정하고 자산유동화증권(MBS) 등을 제외했다.

새로 도입하는 글로벌 종합채권 전략은 여러 국가와 통화권의 채권을 동시에 운용한다. 투자 대상도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의 1개국, 약 1만개 종목에서 약 28개국, 3만개 종목으로 대폭 확대된다.

단순한 금리 전망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와 글로벌 경기 사이클, 환율 변동성 등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를 분석해 초과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만큼 기존 전략보다 운용 난도가 높다.

한은은 이를 통해 국내 운용사의 거시경제 분석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는 한편 해외 운용사와 직접 운용성과를 비교함으로써 국내사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종합채권 운용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채권 거래 중개 역량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국내 운용사의 액티브 운용 역량을 강화해 해외 운용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채권뿐 아니라 주식 부문에서도 AI 기반 퀀트 전략 등 국내사의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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