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7 (목)

원화 강세 속 8월 수출입물가 동반 하락…반도체 호황에 교역조건은 ‘역대 최대’ 개선 - 한은

  • 입력 2026-09-15 06:2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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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속 8월 수출입물가 동반 하락…반도체 호황에 교역조건은 ‘역대 최대’ 개선 - 한은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8월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나란히 내렸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원화 강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가격과 물량이 크게 늘면서 순상품교역조건과 소득교역조건 증가율은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6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8월 수출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전월보다 3.7% 하락했다. 2022년 12월(-6.1%)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4% 올라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물가 하락에는 원화 강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월평균 환율은 7월 1,497.43원에서 8월 1,406.30원으로 6.1% 하락했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은 냉동수산물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2.0% 내렸다. 공산품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0.3% 올랐지만 화학제품이 5.3% 떨어지는 등 대부분 품목이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 3.7% 내렸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전월보다 3.1% 하락했고 운송장비는 5.4%, 1차 금속제품은 4.9% 각각 떨어졌다. 반도체 가운데 D램의 원화 기준 수출가격은 전월보다 3.4%, 컴퓨터기억장치는 1.9% 내렸다.

다만 환율 영향을 제거하면 상황은 달랐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2.2% 상승했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 하락을 수출 경기 자체의 둔화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D램 수출가격은 253.4%, 플래시메모리는 250.6% 급등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3.2% 상승했다.

수입물가도 원화 강세 영향으로 석 달 연속 하락했다. 8월 수입물가지수는 156.31로 전월보다 2.4% 떨어졌다. 지난 6월 4.2%, 7월 1.0% 하락한 데 이어 3개월째 내림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6%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환율 하락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7월 배럴당 76.75달러에서 8월 88.75달러로 15.6% 급등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27.9% 올랐다.

이에 원유 등 광산품이 오르면서 원재료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5% 상승했다. 반면 중간재는 화학제품(-6.1%)과 1차 금속제품(-4.2%) 등이 떨어져 4.0%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4.2%, 4.4% 내렸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오히려 3.2% 상승했다.

수출입물가가 원화 강세 영향으로 하락한 것과 달리 무역지표에서는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8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9% 상승해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는 75.8% 급증했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물량이 30.5% 늘었고 수출금액은 174.7% 증가했다.

수입물량지수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보다 12.0%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3.1% 올랐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입물량은 44.2%, 기계 및 장비는 48.9%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교역조건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7.1% 상승했다. 1988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출가격이 39.6% 올라 수입가격 상승률 9.9%를 크게 웃돈 결과다. 전월 대비로도 1.5% 상승했다.

수출가격 상승과 수출물량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60.0% 급등해 역시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결국 8월 수출입 지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원화 환산가격 하락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질 수출 여건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8월에는 환율 하락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9월 들어서는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강세라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 11일까지 원/달러 환율이 3.7% 하락한 반면 중동 지역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23.8% 상승했다며, 전년 동월 대비 국제유가 상승 폭이 확대된 만큼 9월에도 수입물가가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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