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6 (수)

한은 “AI 확산, 수도권·비수도권 노동시장 격차 확대 위험…지역경제 기회도 공존”

  • 입력 2026-09-15 14:0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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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노동시장 격차를 확대할 위험이 있지만 지역 서비스업 전문화와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를 강화할 경우 비수도권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5일 대전에서 'AI 확산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지형'을 주제로 '2026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AI와 노동시장'과 'AI와 지역산업'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장은 'AI와 지역 노동시장: 지역 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 발표에서 AI를 생성형·에이전틱·피지컬 AI로 구분해 지역별 노출도와 노동시장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생성형·에이전틱 AI 노출도는 지식서비스업과 전문직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높았다. 반면 제조업과 농림어업 비중이 높은 비수도권에서는 피지컬 AI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노동시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생성형·에이전틱 AI 노출도가 높은 사무직과 전문가 등의 취업자 수가 증가했고 이러한 증가세는 수도권이 주도했다. 반면 피지컬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의 취업자 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장기간 감소세를 지속했다.

한은은 지식서비스업과 반도체 제조업의 수도권 집적 심화, 피지컬 AI 발전에 따른 비수도권 주력산업 자동화, 지역별 AI 활용역량 차이 등을 지역 간 노동시장 격차를 확대할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AI와의 협업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집중이 완화되거나 비수도권 서비스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비가 확대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청년층의 지역 이탈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기업이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엄상민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AI와 기업 생산성' 발표에서 기업의 인력 연령 구성과 교육훈련 투자가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30대 인력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가 뚜렷했지만 50세 이상 인력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1인당 교육훈련비 등 실질적인 교육 투자가 많은 기업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AI 도입이 전체 고용 규모를 축소하지는 않았지만 29세 이하 청년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비수도권 기업은 수도권 기업보다 고령 인력 비중이 높고 교육훈련 투자가 적어 AI 전환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중고령 인력 재교육과 청년층 일자리 지원 등이 AI 전환 과정의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AI 데이터센터 유치가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도 분석됐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총요소생산성이 높아지고 노동 유입이 촉진되면서 해당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건물과 토지 등 고정 생산요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임대료 상승 등 '혼잡효과'가 발생해 성장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특정 지역으로 생산성 향상이 집중될 경우에는 한정된 자원이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지역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는 '구축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지역산업 성장을 통한 균형발전, 세종이 공공데이터와 대전의 연구개발(R&D) 역량 결합, 울산이 기존 공급망을 활용한 제조업 AI 전환 측면에서 각각 강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지역 산업과 공급망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장소기반 AI 서비스가 지역 소상공인의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김경태 홍콩중문대 교수의 분석에서는 모바일 위치기반 AI 추천 서비스의 추천 노출이 1% 증가할 때 음식점 클릭 수가 약 0.078% 증가했다. 특히 접근성이 낮은 음식점에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다만 AI 추천이 실제 방문으로 연결되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물리적 이동 비용과 품질에 대한 불확실성이 방문을 제약했기 때문이다. 리뷰와 사진, 메뉴 정보 등 양질의 디지털 정보가 함께 제공될 경우 소비자의 방문 의향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역경제가 AI 확산의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 서비스업 전문화와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 거점대학의 AI 허브화와 함께 기업의 교육훈련 투자와 중고령 인력 재교육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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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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