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11시1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00불 넘어선 WTI...일제히 급등한 글로벌 금리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과 이란 전쟁 격화가 물가지표를 자극하면서 글로벌 금리를 띄우고 있다.
연준 금리인상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5%대 후반으로 올라갔으며, 10년물 금리는 5%에 밀착했다.
다른 나라 금리도 크게 올랐다.
인플레 우려 속에 ECB가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25bp씩 올린 뒤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유럽 금리도 일제히 급등했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3% 안착을 시도하고 있으며, 한국 3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4%를 넘어섰다.
■ 브렌트 이어 WTI 100불 돌파...미국-이란, 장기전에 대한 금리시장의 두려움
1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6.7% 급등한 배럴당 102.48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브렌트유 선물이 100불을 넘어선 뒤 WTI도 유가 세 자릿수를 달성하면서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우려가 증폭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9일 트럼프 정부 실세들의 전쟁 장기화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실력자들이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를 거론하면서 고유가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두려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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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단기전 뻥카'와 실세들의 '장기전 현실론'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이란전은 11월 중간선거 직후 곧바로 끝날 것"이라며 단기전을 장담해 왔다.
하지만 정부 내 실세인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핵심 참모들이 백악관 비공개 회의(Situation Room)에서 다른 얘기를 했다.
미국과 함께 이란과 전쟁을 벌인 이스라엘도 이 문제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밴스와 루비오 등은 이란이 미국의 경제 봉쇄와 군사 압박을 계속 버텨내면 이 전쟁은 트럼프 임기 말(2029년 1월)까지 2~3년 넘게 끌 수 있다"면서 냉정한 경고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단기전 장담에 대해 핵심 참모들이 '냉정한 현실적 경고(harsh reality check)'를 내놓은 뒤 금융시장은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 미국 PPI·ECB 회의, 모두 중동사태 영향 노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지난 7월 0.1% 상승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4% 상승해 시장 예상치 5.3%를 웃돌았다. 7월 상승률 4.8%와 비교해서도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보다 0.2%,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상승했다.
8월 생산자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최종수요 재화 가격은 전월보다 1.1% 상승했다. 이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4.2% 뛰면서 전체 재화 가격 상승분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디젤유 가격은 한 달 사이 24.1% 급등해 재화 가격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휘발유와 항공유, 난방유 가격도 상승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발 물가 압력이 생산자 출하 단계에서 실제로 확인됐다는 점은 Fed 내부에서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어진 소수 의견의 논거를 보강하는 재료"라고 해석했다.
그는 "유가가 다시 꺾이지 않는 한 물가지표 내 헤드라인-기조 간 괴리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회의를 거듭할수록 인상 소수 의견의 목소리는 다소 힘을 받을 수 있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ECB는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예금금리를 기존 2.25%에서 2.50%로 25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재융자금리는 2.40%에서 2.65%로, 한계대출금리는 2.65%에서 2.90%로 각각 25bp 높였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위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것이다.
ECB는 성명에서 "중동 분쟁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결정은 물가상승률을 중기 목표인 2%로 안정시키려는 통화정책 노력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CB의 물가안정 목표인 2%도 6개월 연속 웃돌았다.
■ 간밤 미국·유럽 금리, 거침없이 올라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PPI, ECB 추가 정책금리 인상 시사 등 악재들은 모든 주요국 금리를 띄웠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50bp 급등한 4.9650%를 기록했다. 국채10년물 금리는 2023년 10월 19일(4.9876%) 이후 가장 높아졌다.
미국채30년물 수익률은 7.50bp 뛴 5.3660%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5.37%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채2년물은 14.15bp 급등한 4.5795%를 나타내면서 9월 FOMC 금리인상에 베팅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9월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PPI 발표 이후 종전 62% 수준에서 70% 안팎으로 급등했다.
유럽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독일10년물 금리는 ECB 회의를 앞둔 9일 8.06bp 급등한 뒤 회의 결과를 확인한 10일엔 5.89bp 올라 3.5054%를 기록했다. 독일 2년물 금리는 9일 7.54bp 뛴 뒤 10일엔 16.28bp 폭등해 3.2333%를 나타냈다.
유로존에 속한 다른 나라 금리뿐만 아니라 인근 영국 금리도 뛰었다. 영국 2년물은 16.03bp 폭등한 4.7265%, 10년물은 9.65bp 오른 5.5487%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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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장 금리도 크게 흔들려...가격메리트 불구 소나기는 피하자
간밤 미국, 유럽 금리 급등 후 아시아 금리들도 크게 오르고 있다.
국고3년 금리는 4%, 국고10년 금리는 4.5%를 넘어섰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7bp 넘게 뛰어 2.98%를 넘어섰다. 일본 10년 금리는 9월 초에 이어 다시금 3% 돌파에 나서고 있다.
호주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13bp 이상 급등하면서 5.4%에 바짝 붙는 모습을 연출했다. 2년물은 특히 17bp 넘게 뛰면서 5%를 넘어섰다.
이자율 투자자들 사이에선 채권의 가격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다 헛일이란 식의 반응도 보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트럼프가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현재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라 충격이 50%만 금리에 전이됐다"고 평가했다.
주식투자자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WTI 100불 돌파, 예상을 웃돈 미국 PPI가 위험자산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만약 미국 CPI가 예상을 웃돌면 시장은 한 번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주식 투자자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금리다. 미국 트럼프가 11월 선거승리를 위해 한국 이재명처럼 현금을 뿌린다는 얘기도 하는데, 그런 식의 재정확대는 국채금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