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 "중동 리스크, 성장보다 물가 영향 더 클 것"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중동지역 갈등이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성장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중동 리스크를 이유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금융불균형 문제 역시 금리정책 하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10월 추가 인상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10일 한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 설명회에서 "중동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리스크가 확대되면 성장이나 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은 입장에서는 성장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이익과 임금 등 명목소득 증가가 소비뿐 아니라 자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총재보는 "명목소득이 크게 늘면 경제 전반으로 언제 온기가 퍼질지에 대한 이슈는 있지만 전체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소비와 자산시장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에는 소비 쪽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이야기했고, 자산시장에도 여유자금이 들어가면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번에는 같이 포함해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겠지만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부총재보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 압력을 낮추는 작용은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이 물가에 파급되는 데는 시간차가 있어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소득 증가로 인한 수요 측 물가압력을 높이는 힘은 커질 것으로 본다"며 "양쪽 효과가 상대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향후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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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로 10월 인상 예단 어려워…라이브 미팅"
중동 사태가 10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박 부총재보는 "물가 측면에서 중동전쟁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얼마나 갈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반영한 부분도 있어 실제 기조적 물가 흐름에 대한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회의는 하순 정도에 잡혀 있고 그 사이 여러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며 "물가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어떻게 하겠다는 단정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재가 밝힌 대로 회의 직전까지 입수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서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불균형을 이유로 10월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데 대해서도 경계했다.
박 부총재보는 "시장에서 한은이 10월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금융안정은 긴 시계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 한두 달의 시계에서 금리정책만 가지고 금융불균형을 완화할 수는 없다"며 "여러 금융불균형 문제를 금리 하나로만 잡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에 대해서도 "주택공급 정책과 대출 관련 거시건전성 정책 등이 한 방향으로 가면서 끌고 가야 한다"며 "관련 이슈로 10월에 금리를 더 올리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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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국내 금융·경제 여건을 우선해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 부총재보는 "연준의 통화정책 운영은 중요하게 보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금융경제 여건"이라며 "한은은 국내 금융경제 여건에 맞게 정책적 판단을 할 것이고 기계적으로 연준 통화정책에 의존해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은행권 대출 총량규제 완화가 가계부채 관리 기조의 변화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거시건전성 관리를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의지가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총량 규제가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 증가에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올해 가계부채 레벨을 보면 전체적인 기조가 바뀌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여건에 대해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상반기에는 위험선호가 크게 높아지면서 상당히 완화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완화 정도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최 국장은 "최근 주가가 조정되고 금리를 인상하면서 완화 정도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기존 추정 중립금리 범위의 상단 수준에 위치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경제 여건이 변화하고 있어 기존 범위만으로 긴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준금리 레벨 자체를 말하기 애매하다"며 "기존에 추정했던 중립금리의 상단 수준에 위치했다고 보는데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기업이익과 소득의 전반적인 증가세에 무게를 뒀다.
박 부총재보는 "환율 하락이 수출업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기업이익이나 소득 여건을 보면 연간 전체로 상당 부분 기업이익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명목 GDP가 이 정도로 늘어나는 것은 1970년대 고속 성장세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며 하반기 불확실성은 있지만 높은 명목소득 증가가 소비와 자산시장 등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