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7월 FOMC 당시의 케빈 워시 의장, 출처: 연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9월 FOMC 앞두고 이어지는 매와 비둘기의 대립...관건은 물가지표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달 중순 FOMC를 앞두고 연준 내 비둘기와 매의 대립이 또렷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연은 총재 3인방으로 대표되는 매파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중동 정세가 재악화되고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금리시장은 맥을 추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이틀 사이에 숨죽이고 있던 연준 내 실력자들이 나서서 금리 인상이 '당연한 건 아니다'라는 식의 목소리를 냈다.
이제 9월 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 쪽으로 넘어갔던 무게추가 다시 중립으로 돌아왔다.
결국 물가 등 경제지표가 관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 지역 연은 '매파 3인방'과 인상론자들의 세 확장
7월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는 9:3으로 동결됐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당시 금리인상을 주장했다.
FOMC 순환투표 지역 4명의 지역 연은 총재 중 3명이 인상을 주장한 것이다.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당시 동결에 찬성했다.
FOMC가 끝난 그 다음 주인 8월 5일 애나 폴슨은 다른 '투표권 순환지역' 연은 총재들과 다른 표를 던진 이유와 관련해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면 근원 인플레이션을 적절한 기간 안에 연준 목표인 2%로 되돌리기에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지금까지의 증거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다만 "최근 몇 달간 물가가 다소 둔화하는 진전을 보였지만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 만약 물가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을 재조정하는 데 열려 있어야 한다. 결국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는 데 있다"며 물가 둔화 흐름이 여의치 않을 경우 '매파 3인방'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후 연준 내 매파들은 이사들 중 세를 규합할 대상을 찾는 듯했다.
그러던 사이 리사 쿡 이사가 '상황에 따라' 인상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리사 쿡 이사는 8월 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현재는 연준의 이중 책무 가운데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측면의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며 "조만간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신호를 보지 못한다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쿡은 "6월 인플레이션은 다소 개선됐지만 단일 지표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준 목표인 2%의 거의 두 배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은 물가가 임금과 가격 결정 과정에 고착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쿡은 특히 "다른 환경이라면 더 오래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가 없다"고 말해 해맥·카시카리·로건 측에 합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매파들, 연준 의장을 포섭한 것일까
최근 연준 멤버들 사이에서 매파들의 입김이 커지는 분위기 속에 잭슨홀에서 케빈 워시 의장이 무슨 발언을 할지도 큰 관심이었다.
워시도 매파들에게 포섭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워시는 지난 달 28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시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이자 책무이며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에 대해 "더욱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특히 워시 의장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대해서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고 강조하고, 현재 금융 여건에 대해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진단한 뒤, 단기금리가 연준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양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주된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하자 인상이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워시의 이 발언에 미국채2년물은 11.35bp 급등한 4.3435%,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30bp 상승한 4.7130%를 나타냈다.
워시의 발언 2영업일 후인 9월 1일엔 미국채10년물 금리가 4.8%로 뛰면서 2023년 가을 수준으로 올라갔다.
■ 美10년 4.8% 넘어서자 나선 연준 실력자들
9월 2일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장중 4.818%까지 치솟으며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때 FOMC 부의장이자 늘 금리결정 투표권을 갖고 있는 연준 내 실력자 존 윌리엄스가 등장해 한 마디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2일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고무적이었다"고 밝히면서 시장 금리 방향을 밑으로 잡아끌었다.
윌리엄스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물가 압력이 완화하는 고무적인 흐름이 나타났다고 평가한 뒤 연준 의장 '면접' 경험이 있는 월러 이사가 나섰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3일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당히 웃돌고 있지만 최근 지표에서는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월러는 "향후 2주간 발표될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정책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했다.
윌리엄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월러가 도비시한 코멘트를 하자 5일 연속 오르던 미국채 금리는 2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 '금리 내리라'는 트럼프 말발 안 먹히자 나선 부통령
시장은 9월 FOMC와 관련해 인상과 동결, 두 가지 선택지만 생각하고 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하를 요구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트럼프는 일부러 인하 목소리를 다시 높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진지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나서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가운데 부통령까지 가세한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3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미 국채시장의 변동성과 금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금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금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인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올라가면 차입 비용도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하고 책임 있는 일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금리를 낮추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연준의 도움을 조금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는 이번 주 6.71%로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차입 비용이 주택 구매자의 부담을 키우면서 주택시장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는 지속적으로 올라 대출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 관건은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특히 물가 지표 주시
결국 9월 FOMC를 앞두고 발표될 경제지표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당장 나올 고용지표, 그리고 물가지표 등이 9월 중심 이벤트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기울었던 분위기가 윌리엄스, 월러 등의 발언으로 5:5 수준에 맞춰진 뒤 결국 고용지표와 CPI 등이 관건일 것이란 예상들이 많다.
당장 고용지표도 봐야겠지만, 결국 관건이 물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군사 충돌에 따른 국제 유가 흐름과 함께 10일, 11일 발표되는 8월 PPI·CPI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를 가늠할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인플레 경고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의 둔화 흐름에 무게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준이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8월 CPI와 Core CPI는 둔화 가능성이 높고 Core CPI는 2.4% 수준을 나타내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장은 곧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저해고·저채용 양상 지속 여부 등을 확인한 뒤 다음주 물가지표까지 체크해야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오늘 일본 금리가 급락해 방향을 못잡던 국내 채권시장도 강해졌다"면서 "다만 관건은 곧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 그리고 다음주 물가지표"라고 밝혔다.
주식시장도 금리 문제에 예민해져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도 버티던 주식시장이 금리가 발작하자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주식시장이 가장 두려운 것은 최근 금리 급등 후 금리가 더 튀는 것이었다"면서 "다행히 FOMC 금리인상 우려가 줄면서 연이틀 금리가 빠져 주식시장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도 크게 반응을 안했던 주가가 금리가 계속 오르자 크게 민감해진 모습을 보였다"면서 "계속해서 유가-금리-주식 연결고리를 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