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2 (토)

[외환-전망] 비둘기 월러·엔화 초강세에 1,350원대 하방 압력…연저점 재시험

  • 입력 2026-09-04 07:4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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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원 환율은 4일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엔화 초강세 영향으로 1,350원대에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월러 이사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이달 금리 인상 기대와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가 엔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역외 달러-원 환율도 1,356원대로 내려온 만큼 서울환시에서는 연저점 재시험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빠르게 하락한 데 따른 저점 결제수요와 달러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어 1,350원대 중반 아래에서는 낙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4일 오전 6시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일 서울장 종가인 1,359.30원보다 1.80원 낮은 1,357.50원에 거래됐다. 24시간 전인 전일 오전 6시 종가 1,359.20원과 비교해서는 1.70원 내렸다. 뉴욕장에서 환율은 한때 1,355.30원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전일 종가는 1,357.50원으로 나타났으며 20일 저점과 52주 저점은 각각 1,355.30원이다. 이에 따라 이날 장 초반 1,355원 부근에서 하단 지지력이 나타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달러-원 1개월물은 1,356.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 -0.5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장 종가보다 2.70원 낮은 수준이다. 매수 호가는 1,355.90원, 매도 호가는 1,356.30원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를 촉발한 것은 월러 이사의 발언이었다. 월러 이사는 최근 경제지표에 대해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를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2주간 발표되는 지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의 발언 이후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다. 시장이 반영하는 이달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은 월러 발언 전 59%에서 48%로 낮아졌다.

이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8bp 하락한 4.756%를 기록했다. 전일 한때 4.818%까지 상승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던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되돌림을 보인 것이다.

달러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6%가량 떨어져 98.9선으로 내려왔다.

달러-원에는 달러 자체의 약세보다 엔화 움직임이 더욱 강한 하방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시장에서 달러-엔은 155엔대로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BOJ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까지 더해지면서 엔화 매수세가 강화됐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 "아무것도 만족하지도, 안심하지도 않고 있다"며 계속해서 '임전 태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일본 당국의 엔화 약세 경계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받아들였다.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155.75엔 수준까지 1.9% 급락했다. 이달 BOJ의 25bp 금리 인상 가능성도 75% 수준까지 반영되고 있다.

전일 서울환시에서도 엔화 강세가 달러-원 하락을 주도했다. 달러-원은 전 거래일보다 9.40원 급락한 1,359.30원에 마감하며 약 14개월 만에 1,350원대 종가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355.95원까지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업체 네고와 외은 오퍼 등 역내 달러 공급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이날도 수급 측면에서는 월초 네고 물량과 외은 오퍼가 이어질지가 중요하다. 최근 달러-원이 국제유가 상승과 중동 리스크 등 원화 약세 재료에도 하락한 데에는 역내 달러 공급 우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뉴욕주식 시장이 강세를 나타낸 점도 원화에는 우호적인 재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06%, 1.40% 올랐다.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 메시지에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위험선호가 강화됐다. 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도 1% 상승했다.

반면 미국 경제지표는 달러-원의 일방적인 하락을 제약할 수 있는 재료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4로 전월 54.1에서 상승해 시장 예상치 54.3을 웃돌았다. 특히 서비스업 물가지수는 70.3에서 72.6으로 상승했다. 서비스 경기와 물가 압력이 동시에 강하게 나타난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날 달러-원은 월러 발언에 따른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역내 공급 우위 등을 반영해 하락 출발한 뒤 1,35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1,355원선이 무너질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다음 관심은 1,350원선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전일과 마찬가지로 1,350원대 중반에서 결제수요와 저점 매수가 강하게 유입되면 낙폭을 줄이면서 1,360원 부근으로 되돌림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달러-엔 움직임과 일본 외환당국의 추가 발언,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매와 역내 네고 물량 등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빨랐던 만큼 장 초반 1,355원 안팎에서 수급이 어느 방향으로 기우는지가 단기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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