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10 (목)

한은, 외환보유액 국가순위 보도자료서 삭제…"대외건전성 판단 가치 미미"

  • 입력 2026-09-03 09:36
  • 김경목 기자
댓글
0
한은, 외환보유액 국가순위 보도자료서 삭제…"대외건전성 판단 가치 미미"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앞으로 외환보유액 관련 보도자료에서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를 삭제하기로 했다.

국가별 경제 규모나 대외포지션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순위 비교만으로는 외환보유액이 외화유동성 충격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은 3일 '외환보유액 순위 관련 설명' 자료를 통해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를 삭제하는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국가별 경제 규모 및 대외포지션의 이질성 등을 전혀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라며 외환보유액이 잠재적인 외화유동성 경색 등에 대한 버퍼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유추할 수 없어 분석적 가치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상당폭 낮아졌지만 단기외채 비율을 비롯한 대외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크게 개선됐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2008년 말 세계 6위에서 2025년 9월 말 9위, 같은 해 말 10위로 내려갔다. 올해 3월 말에는 12위까지 하락했다가 6월 말 10위로 올라왔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채권 규모는 2008년 말 2.5%에서 올해 6월 말 19.5%로 높아졌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같은 기간 72.4%에서 46.5%로 낮아졌고,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46.6%에서 24.4%로 크게 떨어졌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08년 말 0.2%에서 올해 6월 말 14.1%로 확대됐다.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008년 말 368bp에서 올해 6월 말 26bp로 크게 낮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7월 우리나라의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고 한은은 전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순위 자체가 국내 대외여건과 무관한 요인으로도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교 대상 국가들의 외환시장 개입 기조나 금 등 특정 자산의 급격한 가격 변화에 따라 한국의 대외건전성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도 순위가 상당폭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금 가격 변동 등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 국가별 순위가 자주 바뀌면서 대외부문 펀더멘털과 괴리된 해석이 빈번하게 이뤄졌다고 한은은 판단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외환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외부문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일시적인 순위 상승이나 하락이 외환건전성 변화와 연결돼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순위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고려해 외환당국에 부정적인 헤드라인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순위표를 삭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순위의 기초 자료는 이미 공개돼 있어 통계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조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IMF 데이터베이스와 개별 중앙은행 홈페이지 등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입수·가공하면 순위를 직접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외환당국에 불리한 정보를 숨길 목적으로 보도자료 내 외환보유액 순위를 삭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도 전월과 같은 세계 10위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외환보유액 국가별 순위를 확인하려는 통계 이용자는 IMF와 각국 중앙은행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한은은 대부분 국가의 외환보유액 통계는 IMF의 국제준비자산 및 외화유동성(IRFCL) 통계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IMF가 집계하지 않거나 통계 보고가 늦는 일부 국가는 해당국 중앙은행 홈페이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