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9-21 (월)

(상보) 한은 "고령화, 물가 연 0.15%p 낮춰…균형 실질금리에도 상당한 하방압력"

  • 입력 2026-09-02 09:30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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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급속한 고령화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균형 실질금리를 낮추고 물가에도 장기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산율 회복과 고령층 고용 확대, 생산성 향상 등 구조개혁이 이뤄질 경우 성장률과 실질금리를 상당 폭 끌어올려 통화정책의 운신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2일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 개최한 '인구 고령화와 장수의 경제학: 도전에서 기회로'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고령화에 따른 통화정책 여건 변화와 시사점' 연구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오는 2045년에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연구진은 개방경제 생애주기모형을 활용해 고령화가 성장률과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OECD 국가 패널분석과 시뮬레이션을, 금융안정 부문에서는 OECD 회원국 7천148개 은행의 27년간 패널자료를 이용했다.

분석 결과 고령화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등 통화정책 운용 여건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각각 1991년 수준인 1.71명과 72.2세로 유지됐다고 가정하면 2024년 기준 균형 실질금리는 실제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저출산과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지난 30여년 동안 우리나라 균형 실질금리를 상당 폭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고령화는 장기 물가에도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고령화가 2025년부터 2070년까지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0.15%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탈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등 물가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도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장기적인 물가 방향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령화의 영향은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나타났다.

연구 결과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고 부도위험은 높아졌다. 특히 부동산 중심의 대출구조를 가진 금융기관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금융기관이 고위험·고수익 사업기회를 추구하려는 유인이 커지는 것이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고령화에 따른 통화정책 여건 악화에 단기적인 정책 처방보다는 구조개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율 회복과 고령층 고용 확대, 생산성을 0.5%포인트 높이는 등의 구조개혁이 실현되면 2025~2070년 실질금리와 성장률이 구조개혁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연평균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고령화에 따라 낮아지는 균형 실질금리를 끌어올림으로써 향후 경기침체 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은은 "고령화는 성장 둔화와 실질금리 하락,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 등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단기 처방이 아닌 실물·금융 부문의 구조개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를 둘러싼 기존 통념과 다른 연구 결과들도 제시됐다.

사교육을 둘러싼 '지위 경쟁' 효과가 없었다면 1970~1975년생 여성의 평균 자녀 수가 실제 1.92명보다 28% 많은 2.45명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은 지위 경쟁이 사교육 지출을 사회적으로 과도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출산을 억제한다고 진단했다.

출산 이후 여성의 소득이 크게 감소하는 이른바 '모성 페널티'도 확인됐다. 출산 5년 후 어머니의 소득은 출산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한 수준보다 43% 낮았지만 아버지의 소득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출산 12개월 후 여성의 소득 감소폭도 1976~1980년생의 40%에서 1981~1985년생은 46%로 확대됐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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