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란에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한 달여 만에 직접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트레이 잉스트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공격과 관련해 "우리는 이란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한 발을 제외한 모든 미사일을 미국의 방공시스템이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한 발도 중요한 목표물을 겨냥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그대로 지나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은 미군이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 라라크섬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기뢰 부설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라라크섬의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IRGC는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요르단의 킹 후세인 공군기지와 알아즈라크 공군기지 등을 공격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민하드 공군기지도 공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라라크섬 공격에 이어 이란의 미군기지 보복 공격,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대응 예고까지 이어지면서 지난 한 달여간 이어졌던 양국의 군사적 소강상태도 깨졌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현재까지는 전면적인 확전을 피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내고 있다.
미군이 라라크섬 공격 당시 IRGC의 로켓 발사대 2곳만 제한적으로 타격한 것도 충돌 범위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고위 소식통도 이번 무력 충돌을 미국과 이란 간의 '제한적이고 통제된 대치'라고 규정했다. 다만 미국이 다시 공격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군사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측이 다시 보복을 주고받을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군사적 긴장이 급격하게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대이란 경제 제재의 효과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이 합의를 이행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력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도 이란을 "실패한 국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란의 군사력과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면서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면 이란은 군사적 대응과 별개로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합의와 이해에 이르는 길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며 전쟁을 지속하는 것은 이란과 역내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대화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의 추가 공격 수위와 이에 대한 이란의 대응 여부가 양국의 충돌이 제한적인 보복전에서 그칠지, 다시 본격적인 확전 국면으로 접어들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