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中CXMT, 어닝 서프...상반기 매출 10배 급증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글로벌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XMT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천503억1천만위안(약 31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73.6% 급증했다. 1년 만에 매출이 약 10배로 불어난 셈이다.
순이익은 776억500만위안(약 16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3억3천200만위안의 순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대규모 흑자 전환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천312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3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CXMT가 정기 실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XMT는 실적 급증 배경으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글로벌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꼽았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컴퓨팅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부족해졌다. 이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가 CXMT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CXMT의 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에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후발 업체까지 대규모 이익을 낼 정도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와 가격 상승세가 강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메모리 자립과 CXMT의 빠른 기술 추격에 대한 경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CXMT는 메모리 호황으로 확보한 현금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D램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상하이 증시 상장을 통해 초과배정 옵션을 포함해 약 14조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 투자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CXMT는 현재 4·5세대 공정기술 플랫폼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5세대 공정은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천655명에서 올해 7천491명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CXMT가 올해 말까지 월 30만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의 약 13%, 글로벌 비트 출하량의 약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는 2028년까지 생산능력이 월 50만장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CXMT는 범용 D램뿐 아니라 첨단 모바일 D램 시장으로도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차세대 저전력 D램인 LPDDR6를 샤오미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LPDDR5 양산을 시작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차세대 제품의 양산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서버와 스마트카 업체에도 LPDDR6 샘플을 공급하면서 적용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자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CXMT의 약진은 특히 삼성전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구형 LPDDR4X 생산을 줄이는 가운데 CXMT가 해당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LPDDR6까지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여온 모바일 D램 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다만 CXMT와 글로벌 선두권 업체 사이에는 여전히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UBS는 중국 D램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 업체보다 미세공정에서 2~3세대 뒤처져 있으며 칩 다이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 제조원가 측면에서도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중국계 D램 업체들의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은 지난해 약 7%에서 올해 8.4%, 2027년 9.4%로 상승할 것으로 UBS는 전망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증설이 향후 메모리 업황 하강 국면에서 시장의 공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의 자국산 메모리 채택이 확대될 경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물량을 잠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UBS는 향후 2년간 중국 업체들의 증설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상당 부분 흡수되면서 D램 슈퍼사이클이 2028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CXMT의 이번 실적은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D램 업황의 강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추격 속도를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