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8-19 (수)

(상보) KDI, 성장률 3.2%로 대폭 상향…“기준금리 당분간 중립수준보다 높게”

  • 입력 2026-08-19 12:08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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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을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대폭 상향했다.

다만 성장세가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소비와 고용으로 파급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물가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는 당분간 명목 중립금리로 추정되는 2%대 중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DI는 19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 2.5%보다 0.7%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2.2%로 0.5%포인트 높였다.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린 핵심은 반도체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 상향폭 0.7%포인트 가운데 약 0.6%포인트가 반도체와 그 파급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예상 성장률 3.2%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반도체가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가격과 수요가 크게 높아졌고, 그 효과가 수출과 설비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8.7%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보다 4.1%포인트 높였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기존보다 4.6%포인트 상향한 7.9%로 제시했다. 내년 설비투자는 7.0%, 수출은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가격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내총소득(GDI) 증가세도 GDP 성장세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유례없는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3천597억달러, 내년에는 3천562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 1천231억달러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5월 전망과 비교하면 각각 약 1천200억달러와 1천400억달러 상향됐다.

KDI는 "글로벌 AI 투자 호조로 반도체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올해와 내년에 3천600억달러 정도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경상흑자는 원화 가치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장은 "경상수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 비해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당연히 환율에 도움이 되고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경상수지 흐름이 과거만큼 원화 절상으로 강하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실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률 뛰는데 고용은 악화…반도체 편중 뚜렷

높아진 성장률 전망과 달리 고용 전망은 오히려 악화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을 기존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6만명 낮췄다.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체의 고용 개선으로 연결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민간소비 역시 올해 2.3%, 내년 2.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실질총소득이 크게 늘더라도 소득 개선 효과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되면서 소비 회복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는 성장률 자체는 크게 높아지지만 성장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가 이끄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김 부장은 "우리나라 거시경제 전체가 반도체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진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황에 따라 거시경제 전망 자체가 크게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DI “기준금리, 당분간 2%대 중반보다 높아야”

성장률 전망을 크게 높인 KDI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긴축적인 수준의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부장은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당분간은 소위 중립금리보다 좀 높은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목 중립금리를 대략 2%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현재 기준금리가 이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경제 상황을 토대로 판단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KDI가 긴축적인 금리 수준의 유지를 주문한 것은 물가 때문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7%,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지난 5월 전망을 유지했다. 모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돈다.

KDI는 유가 전제를 낮췄지만 상반기 환율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고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장은 "2분기 원화 절하가 상대적으로 심했고 유가가 높았던 것이 시차를 두고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안정 등에 힘입어 2.2%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 성장·물가 높아졌지만 반도체 의존은 위험요인

이번 전망은 다음 주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데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KDI가 성장률을 3%대로 크게 높이고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데다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보다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제시하면서 경기 측면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 완화를 뒷받침할 필요성이 약해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KDI는 현재의 높은 성장세가 반도체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AI 투자 수요가 위축되거나 경쟁 심화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경우 한국 경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국내 기업의 반도체 공급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경우 성장률이 현재 전망치인 3.2%를 웃돌 가능성도 열어뒀다.

결국 올해 한국 경제는 AI·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과 대규모 경상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고용과 소비로의 확산은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역시 목표 수준을 웃도는 만큼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강한 성장세와 물가 압력, 취약한 내수·고용 간 균형이 주요 판단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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