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이란 외무부 "60일 휴전이라는 논의 자체 무의미"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이란 외무부가 미국과 이란의 이른바 '60일 휴전·협상 시한'이 만료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양해각서(MOU) 위반으로 해당 기간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애초에 60일이라는 논의 자체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미국이 6월 18일 MOU에 서명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그 문구를 중대하고 광범위하게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MOU에 대해 "60일 동안 '제재 해제'와 '핵 문제'라는 두 사안을 협의하고 이 기간 안에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이를 연장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중대한 위반 때문에 이행 상황은 완전히 명확해졌고 비활성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의 MOU 위반으로 60일이라는 협상 시한이나 휴전 기간 자체가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경계했다. 그는 "우리 군은 눈을 크게 뜨고 완전한 경계 속에서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이 전쟁 이전 상태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책임을 미국 측에 돌렸다.
바가이 대변인은 "그들의 군사적 침략으로 우리 지역이 이러한 불안정에 빠졌으며 세계도 이 상황의 여파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더 늦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여기서 빠져나오는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놓고 진행 중인 오만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통항 경로 지도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면서도 "우리는 합의를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확정하기로 했고 지금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의 발표가 늦어지는 데 대해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으로 상황이 복잡해졌으며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여러 당사자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비밀 회담을 진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미국이 해상 봉쇄에 이어 육상 봉쇄 등 추가적인 압박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런 조치들은 이란의 입장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며 "이미 시험했고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한 이런 방식으로는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강경파 지도부도 미국과의 MOU를 신뢰하지 않은 채 지난 두 달간 확전에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과 중동 지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MOU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위해 시간을 벌려는 시도로 판단하고 미사일과 드론 생산 확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 강화 등 전면전에 대비한 조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IRGC 역시 지난달 "휴전 기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며 미사일 생산 속도를 높이고 정밀도를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