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4일 미국 CPI에 이은 PPI 둔화 호재에 강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선물시장 등이 두 물가지표를 확인한 뒤 9월 FOMC의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시장은 다시금 초장기 수급이 안정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 30년 등 초장기 구간 금리가 급변동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물 수급 요인이 어떤 변동성을 일으킬 지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에도 30년 금리가 급등, 급락을 반복하면서 전체 시장 분위기 변동을 이끌었다.
■ CPI에 이은 PPI 둔화...美국채, 뉴욕주가 모두에 호재
미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에 이은 생산자물가 둔화에 금리 인상 우려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공급 우려 완화로 하락한 점도 금리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35bp 하락한 4.64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55bp 떨어진 5.213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5.25bp 하락한 4.1465%, 국채5년물은 6.60bp 내린 4.3120%를 나타냈다.
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이 추정치보다 많을 수 있다는 관측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02달러(2.4%) 하락한 배럴당 81.2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91달러(2.15%) 내린 배럴당 87.07달러에 거래됐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수출이 최근 7일 평균 하루 약 900만배럴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CPI에 이은 PPI의 둔화가 9월 FOMC 금리 동결에 대한 자신감을 배가시켰다. 금리 하락에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9.72포인트(0.13%) 상승한 5만3839.9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50.49포인트(0.65%) 전진한 7798.99, 나스닥은 214.54포인트(0.81%) 오른 2만6803.0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6%, 부동산주는 1.3%, 정보기술주는 1% 각각 올랐다. 반면 소재주는 0.7%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시스코가 9% 급락했다. 전일 장 마감 후 분기실적 호조를 발표했으나 일부 투자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탓이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샌디스크는 16%,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7% 각각 급등했다.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7.3% 뛰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5%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약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예상치를 하회한 생산자물가지수 결과에 하락 압박을 받았지만 그 강도는 제한적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낮아진 99.9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3% 높아진 1.1530달러, 파운드/달러는 0.07% 내린 1.348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6% 오른 159.5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낮아진 6.745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4% 약세를 나타냈다.
■ 美 PPI도 둔화...9월 FOMC는 동결 쪽으로
미국의 7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도매 단계의 물가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밑돈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 올라 시장 예상치 4.1%를 소폭 웃돌았다.
전체 PPI도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7월 최종수요 PPI는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0.2% 상승을 예상했다. 6월 PPI는 기존 0.3% 하락에서 0.1% 하락으로 수정됐다.
7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4.7% 상승해 시장 예상치 4.9%를 밑돌았다. 전월 5.5%와 비교해서도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 하락이 전체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렸다. 7월 최종수요 상품 가격은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이 3.1% 내려 두 달 연속 하락했고 식품 가격도 0.9% 떨어졌다.
휘발유 가격이 5.7% 하락하면서 상품 물가 하락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유와 항공유, 열가소성수지 가격도 내렸다. 반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가격은 0.3% 상승했고 전력 가격도 올랐다.
서비스 가격은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 가격이 6.5%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건강·미용·안경 소매와 자동차 및 부품 소매, 식음료 도소매 마진도 올랐다. 반면 화물트럭 운송 가격은 1.8% 하락했다. 건설 가격은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번 PPI는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미국의 물가 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탰다.
미국의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으며 전월 3.5%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생산자물가도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었다는 시장의 기대도 강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PPI 발표 이후 60%대 중후반으로 높아졌다.
■ 연준 대표 매파 해맥의 '당장 인상' 주장
베스 해맥 미국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며 연준이 당장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해맥은 최근 물가지표가 둔화된 뒤에도 금리인상을 강하게 주장해 연준을 대표하는 매파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해맥 총재는 현지시간 13일 오하이오주 데이턴 지역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가 다소 낮아진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해맥은 "수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고 좋은 일"이라면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특정 부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제약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맥은 기업 현장에서 자금조달과 투자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기업들과의 대화를 보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차입해 투자를 지속하는 데 적극적"이라며 "이러한 성장 의지가 긍정적이지만 성장세가 지나치게 강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을 추가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제약이 작동하도록 해야 인플레이션을 현재 3%를 웃도는 수준에서 2% 목표까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바킨, 일시적 물가압력 요인 완화되면 지금은 금리도 효과적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했다.
바킨은 우선 최근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지난 5년 이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 안정이 확실해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바킨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그것이 우리의 2% 목표치로 돌아갈 것인지가 아니다. FOMC는 그렇게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도 당장 금리를 올리는 문제와는 선을 그었다.
그는 "남아 있는 의문은 목표치에 어떻게 도달할 것이냐는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이 이미 목표치를 향해 하강하는 경로에 들어섰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현재의 높은 물가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일시적인 충격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관세와 국제유가 상승,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원자재 및 인력 수요 증가 등이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이러한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높은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은 어떤 충격에서 비롯됐고 그러한 충격은 지나갈 것"이라며 경기와 투자 열기도 어느 시점에서는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즉 물가를 압박하는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면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히 긴축적일 수 있다는 게 바킨의 판단이다.
하지만 바킨 역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연준 목표치를 웃돈 데 따른 고착화 위험에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물가 상승률이 2021년 이후 2% 목표를 지속적으로 웃돌았다는 사실이 기업과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
바킨은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더 높이고 어쩌면 금리 인상을 필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8.13 주택 공급대책, 한계만 드러내
전날 정부가 발표가 발표한 부동산 공급대책은 실망스러웠다.
서울 내에선 강서구 염창동 1천 세대 공급 정도 밖에 없었다.
남양주 2.1만호 발표가 주된 내용이었다. 연내 추가적으로 공급 물량을 발표할 수 있다고 했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절차를 대폭 단축하겠다는 점은 주목을 끌었다.
건축, 교통,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심의를 한 번에 진행하는 통합심의를 확대해 사업 추진 기간을 최대 2~3년 이상 단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단축한다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전체적으로 당장 공급되는 물량은 없다는 점만 알려준 모양새가 됐다.
태릉CC나 과천 경마장 같은 대규모 택지는 예정대로 착공하더라도 입주까지는 2033년 등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정부가 공공택지, 정비사업, 비아파트 등 여러 가지 공급 방안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했지만, 정부의 핵심 정책 수단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금리시장 일부에선 정부 대책이 서울 집값 안정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라도 적극 올려야 하는 상황이란 평가도 보인다.
■ 보험사, 초장기물 사지 않자 초래된 변동성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선 보험사가 초장기채를 적극적으로 사지 않자 변동성이 초래됐다.
전날엔 30년-10년 스프레드가 40bp 수준으로 올라온 뒤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국 채권시장에서 30년 금리는 오랜기간 10년 금리보다 낮았다.
초장기 구간 금리 역전 현상(Inversion)은 그러나 6월부터 30년 국채를 받쳐주던 '보험사'가 손을 떼자 급격히 해소됐다.
IFRS17, K-ICS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부채평가 방식이나 자본비율규제로 인해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부담이 줄어들어 굳이 장기채를 사지 않고 오히려 매도(손절)하게 되고,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부담이 늘어나 채권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초장기 구간 일드커브가 노멀(Normal)화되는 과정이 최대 매수자의 부재 속에 일어났기 때문에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최근엔 '빈집털이'를 놓고 투기세력들이 붙어 일드 커브가 혼란스러웠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초장기 채권과 스프레드 움직임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보험사 초장기 매수부재가 초래한 변동성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