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7월에도 200억달러 넘게 빠져나가며 순유출 흐름을 이어갔다. 주식자금이 중동지역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경계감 등으로 대규모 순유출을 지속한 가운데 채권자금마저 단기 차익거래 유인 약화 영향으로 순유출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6년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216억5천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 6월 307억2천만달러 순유출보다는 유출 규모가 90억7천만달러 줄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올해 들어 큰 폭의 순유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23억9천만달러 순유입됐지만 2월 77억6천만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이후 3월 365억5천만달러, 4월 21억3천만달러, 5월 261억5천만달러, 6월 307억2천만달러에 이어 7월에도 216억5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올해 1~7월 누적으로는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 순유출 규모가 1천225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주식자금에서 1천309억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채권자금에서는 83억2천만달러가 순유입됐다.
7월에도 전체 자금 유출을 주도한 것은 주식이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207억달러 순유출됐다. 지난 5월 318억3천만달러, 6월 323억7천만달러에 이어 석 달 연속 20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했다. 다만 7월 순유출 규모는 6월보다 116억7천만달러 줄었다.
한은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확대와 글로벌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 등이 외국인 주식자금 순유출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데 따른 리밸런싱 매도세 완화 등으로 유출 규모는 전월보다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외국인 채권자금 흐름이다. 7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9억6천만달러 순유출되며 전월 16억5천만달러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전환했다. 채권자금은 지난 3월 67억7천만달러 순유출된 이후 4월 5억5천만달러, 5월 56억8천만달러, 6월 16억5천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7월 들어 다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은은 단기 차익거래유인의 역전폭 확대 등을 채권자금 순유출 전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3개월물 기준 단기 차익거래유인은 지난 5월 일평균 -7bp에서 6월 -17bp, 7월 -26bp로 역전폭이 지속해서 확대됐다.
반면 외국인 자금 유출에도 원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549.40원에서 7월 말 1,424.00원으로 급락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1,416.00원까지 낮아졌다. 6월 말 대비 원화 가치 상승률은 9.4%에 달했다. 한은은 중동지역 불확실성 완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 약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국내 외환시장 수급 개선 등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7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전월보다 소폭 확대됐다. 전일 대비 일평균 변동폭은 6월 7.6원에서 7월 8.0원으로 커졌고 변동률도 0.50%에서 0.53%로 상승했다.
국내 은행의 대외 외화차입 여건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6월 25bp에서 7월 17bp로 낮아졌다.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차입 만기가 2.9년에서 4.0년으로 장기화한 영향 등으로 37bp에서 41bp로 소폭 상승했다. 외평채 5년물 CDS 프리미엄은 23bp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7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중동지역 갈등 재고조와 금리 상승 경계에도 기업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양호한 투자심리가 이어졌다.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한 반면 달러화는 고용지표 부진과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