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7-22 (수)

(장태민 칼럼) 대통령 주택 매도 돕고 싶었던 오세훈

  • 입력 2026-07-22 13:2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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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주택 매도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정비사업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요구를 받아줬다면 '재건축 조합원 지위' 관련 오해(?)를 받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정비사업에 조예가 깊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7월 중순 잔금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분당 아파트의 소유권(등기)을 매수인에게 서둘러 넘겨준 이유가 바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추론했다.

■ 부동산 업계, 투기과열지구 아니었다면 서둘러 팔 필요 없었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일반 지역, 즉 비규제지역에선 재건축조합이 설립되든, 건물이 허물어지든 관계없이 대법원 등기(소유권이전등기) 직전까지 언제든지 자유롭게 입주권을 사고팔 수 있다.

대법원 등기 이후라면 입주권 거래가 아니라 '일반 주택 매매'로 전환돼 아무런 문제 없이 집을 사고팔 수 있다.

정비사업(재개발, 재건축 등)을 통해 새롭게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 등기 직전과 등기 직후 부동산의 '신분'이 다르다.

예컨대 건물이 다 지어졌지만 아직 내 이름으로 소유권 등기를 하기 전이라면 부동산 법상 '주택'이 아니라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인 '입주권' 상태다.

일반지역에서는 이 입주권을 계약서 청약이나 거래를 통해 자유롭게 넘길 수 있다.

이후 내 이름으로 국가(대법원 등기소)에 집주인이라고 등기를 마치면 이때부터는 '권리(입주권)'가 아니라 온전한 실물 '주택'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에서는 등기를 친 후에도 '실거주 의무'나 '몇 년간 전매 금지' 같은 족쇄가 채워진다.

즉 일반지역에서는 등기 직전(입주권)이든 등기 직후(일반 주택)든 매매를 제한하는 규제는 전혀 없다. 보유 기간에 따른 양도세율 정도만 신경 쓰면 된다.

새 아파트 등기를 치고 나서 1년 미만 보유하고 바로 팔면 양도소득세율이 70%(지방소득세 포함 시 77%)에 달할 수 있지만 팔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 지역이라도 등기 직후에 바로 팔기보다는, 최소 2년 이상 보유(비조정지역은 거주 불필요)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거나 일반 세율로 낮아진 뒤에 파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투기과열지구라면 문제는 전혀 달라진다.

따라서 부동산 업계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스스로 족쇄를 묶지 않았다면' 서둘러서 집을 팔 필요가 없었을 것이란 얘기도 많이했다.

한 서울지역 공인중개사는 "분당이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비규제지역이었다면 7월 말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떨어지든 말든 매수인의 입주권 승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대통령이 급하게 매매를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매수인이 기존 집을 처분해 잔금을 모두 마련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돈을 다 받고 등기를 넘겨주면 됐을 일"이라며 "논리적으로 볼 때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규제(지위 양도 제한)라는 강력한 규제가 있었기 집값 가치 하락과 거래 무산을 막고자 무리를 해서라도 고시일 전에 등기를 넘기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 투기과열지구의 규제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인가 후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전면 금지된다.

즉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추진하는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날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입주권 사고팔기)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조합을 만들지 않고 신탁회사나 LH·SH 등 공공기관을 지정해 속도를 내는 '신탁 및 공공주도 재건축' 방식에선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일'을 기준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이 대통령이 매각한 분당 양지마을은 1기 신도시 특별법에 따라 '신탁 방식'으로 신속하게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었다.

2024년 7월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준비위원회가 한국토지신탁과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이후 양지마을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이 아파트는 일반적인 '조합 구성(조합설립인가)' 단계를 거치지 않는 대신, 그와 법적으로 동일한 효력을 갖는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7월 말 예정)'가 떨어지기 직전에 매각을 완료해야만 매수인이 정상적으로 새 아파트 입주권을 승계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고시일이 하루만 지나도 매수인은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돼 거래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 대통령이 엄청 오래 살고 보유한 집인데...지정고시 이후 팔 수 없는 이유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규제를 보면, '조합설립인가'가 난 시점부터 아파트를 사고파는 거래를 하더라도 매수인은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으로 청산당한다.

재개발의 경우 시점이 조금 더 늦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1가구 1주택자로서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조합원의 매물 등 법이 정한 예외 조건을 만족하면 거래가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으나 공동명의자인 아내의 보유 기간이 10년을 채우지 못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 때문에 대통령이 서둘러 집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대통령은 1998년에 아파트를 매입했으므로 혼자 명의였다면 보유 기간이 28년이 넘어 이 예외 조건(10년 보유)을 넉넉하게 충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2018년 12월에 남편으로부터 지분 절반을 넘겨받아 공동명의자가 된 아내(김혜경)의 보유기간은 7년 8월에 그쳐 '허들'을 넘지 못했다.

법상 공동명의 주택이 '장기 보유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공동소유자 두 사람 모두 각각 10년 보유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한 명이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그 집은 '10년 장기 보유 매물'로 인정받지 못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정에 묶이게 된다.

이재명 괴롭힌 '이재명 정부'의 규제

이재명 정부는 2025년 10월 10.15 대책을 통해 분당을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다.

분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가 윤석열 정부 시기(2022년)에 해제됐다.

하지만 2025년 하반기 들어 서울과 분당 등 수도권 집값이 뛰자 이재명 정부는 '초강수 규제 카드'를 꺼내 강남 3구, 용산에 이어 분당·과천 등 12개 경기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다시 묶었다.

공동명의자 보유를 까다롭게 만든 주체도 이재명 정부였다.

지난 2023년 유권해석까지만 하더라도, 공동명의 주택은 세대주나 대표 조합원 1명만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채우면 입주권 승계(양도)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2025년 11월 법령 해석을 변경하면서 '이 대통령의 미래 주택 매도'를 방해했다.

당시 국토부는 "꼼수 투기를 막기 위해 공동 지분을 가진 소유자 전원이 각각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동시 충족해야만 예외를 인정한다"고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이러다 보니 부동산 업계에선 대통령 본인이 2가지 규제의 덫을 놓고 본인이 그 덫에 걸렸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물론 이 대통령이 '매도인 대출과 근저당'을 통해 이 덫을 피해가는 '기술'도 보여줬지만, 애당초 규제를 강화하지 않았으면 집을 매도하기가 더욱 쉬웠을 것이다.

■ 오세훈은 이재명을 돕고 싶었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조합설립인가 이후)과 재개발(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단지는 원칙적으로 조합원 권리(입주권)를 사고파는 거래가 금지돼 있으니, 정비사업이 지연돼 주택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최근까지 "서울의 연평균 정비사업 착공 물량이 과거 2만 9,000호에서 1만 5,000호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규제를 풀어 사업성을 높여줘야만 멈춘 공사가 재개되고 다음 주택 공급이 이어질 수 있다"고 읍소했다.

서울은 신축 아파트 공급의 90% 이상을 민간 재개발·재건축에 의존하는 만큼 '조합원 지위 양도' 문제 뿐만 아니라 각종 인센티브까지 필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공공 정비사업에만 주어지던 법적 상한 용적률 완화 혜택을 민간 정비사업까지 확대해 최대 120%까지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임대주택 비율도 낮춰달라고 했다. 재개발 사업 시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을 현행 최대 50%에서 재건축 수준인 30% 선으로 낮춰 사업성을 높여달라고 했다.

또 재개발 조합을 설립할 때 필요한 주민 동의율 기준을 현행 75%에서 70%로 낮추고, 시공사 선정 시 수의계약이 가능한 유찰 기준을 2회에서 1회로 줄여 기간을 단축하자고 건의했다.

이사비(이주비)도 큰 문제였다.

오 시장은 이주비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 현행 LTV 40%인 이주비 대출 한도를 70%까지 올려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이사 갈 때 필요한 비용은 법적·정책적으로 '이주비 대출'이라고 부른다. 사실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이주비 지원이 필수다.

서울시장은 "이주비는 새 주택을 사기 위한 투기 자금이 아니라 공사기간 중 주민들이 임시로 거주할 전셋집을 구하기 위한 '필수 사업 자금'"이라며 정부에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정부는 듣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탓에 이주비 한도가 턱없이 부족해지자 돈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이사를 나갈 수가 없었다.

결국 서울 내 30여개 정비사업 구역의 절반 가까이가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태라는 우려의 목소리 등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 이주가 막히면 철거와 착공이 줄줄이 밀리게 된다.

이러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융 이자(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안 그래도 높아진 공사비 탓에 예전만큼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는 정비사업의 원가를 더욱 부풀렸다.

아무튼 이재명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러 번 제안했던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3년간 한시적 유예'만 받아들였더라도 집을 파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이 대통령을 아끼는 일부 사람들은 대통령이 못 이기는 척 속으로 '세훈이 형 땡큐!'하면서 정책제안을 받아 들었어야 했다면서 아쉬워하기도 했다.

■ 주택 매도, 대통령에게 배우는 위기대응 능력


부동산 업계에선 이 대통령의 '주택 매도'를 두고 대통령의 영리한 대응에 감탄하는 사람들과 대통령의 무지를 질타하는 사람들을 동시에 찾을 수 있었다.

예컨대 일부에선 이 대통령이 '7월 말 고시일'이라는 데드라인과 '대출 규제'라는 이중고 속에서 '선(先)등기 후(後) 근저당'(셀러 파이낸싱)이라는 사금융 방식을 찾아 낸 데 대해 박수를 쳤다.

꼼수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결과적으로 분당 아파트를 29억 원이라는 제값에 매각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만약 이 대통령이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이후에 집을 팔았다면, 매수인은 아파트 전체가 아닌 이 대통령의 지분 절반(50%)에 대해서만 입주권을 승계받게 된다. 대통령 아내가 소유한 절반(50%)의 지분에 대해서는 입주권 승계가 원천 차단되고 현금청산을 당하게 된다.

현금청산 금액은 매매가격이 아니라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금액을 기준으로 보상한다.

통상 재건축 단지의 감정평가액은 미래 가치(프리미엄)가 빠진 현재 노후 건물의 가치만 반영하므로 시세보다 훨씬 낮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신탁사가 50% 지분 가치를 돈으로 매수인에게 지급하고 그 50% 지분의 소유권은 신탁사로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돈을 주고 집을 산 매수인은 '새 아파트 입주권 0.5개' + '현금청산금'을 손에 쥐게 된다.

상식적으로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해선 지분 100%가 온전한 입주권이어야 한다. 지분이 쪼개져 50%만 입주권 자격이 있다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분양권 자격 자체가 박탈되거나, 엄청난 법적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재건축 아파트를 사는 의미가 없어지는 일명 '물딱지' 주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대통령이 '자승자박'하는 우매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에게는 '집값 잡겠다'며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고 공동명의 규제를 촘촘하게 만든 뒤 정작 본인이 그 규제에 걸렸다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은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를 두고 "완벽한 내로남불 행위이자 정책 신뢰도를 스스로 무너뜨린 행위"라는 비판도 많았다.

대통령 본인이 자국민에게 금지한 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사적으로 17억원이 넘는 근저당을 설정하면서 시장을 교란했다는 비난도 상당했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을 온전히 지키려다가 스스로 정책의 정당성을 무너뜨렸다고 본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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