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일부 가격 상승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은 일시적인 가격 변동보다 실물경제 전반의 물가 흐름과 공급 여건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거듭 강조하며 정치권의 통화정책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시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차례 가격 상승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급 측면의 대응이 뒤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AI 투자는 중동 전쟁과 같은 공급 충격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전쟁은 공급 능력을 훼손하지만 AI 투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AI 투자로 전력과 반도체, 소프트웨어, 노동력 가격 등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12개월 동안 AI 투자가 일부 물가 지표를 끌어올릴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것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지는 연준의 정책 대응과 공급 확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성이 높아지면 임금도 함께 상승해야 한다"며 AI가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시 의장은 최근 일부 연준 인사들이 AI 투자에 따른 물가 상승 위험을 경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선의의 집안싸움으로 봐달라"며 연준 내부에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함을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이 AI 투자에 따른 가격 상승을 상대가격의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통화정책은 실물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흐름에 맞춰 운용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모네터리폴리시애널리틱스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자신의 인플레이션 판단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며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한 현재의 가격 상승을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밑돌며 물가 압력이 완화된 가운데서도 "기준금리와 대차대조표 등 모든 정책 수단을 점검해 필요할 경우 물가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해 물가안정 의지도 재확인했다.
통화정책의 독립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통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은 통화정책 수행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적이 없었다"며 "설령 그런 시도가 있더라도 나는 독립적인 임무를 수행하도록 임명된 사람이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