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미국 노동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물가둔화' 서프라이즈...기대와 남아 있는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금리 인상 전망을 타격했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6월 CPI 둔화로 7월 금리인상 확률을 기존 50% 가까운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CPI 수치가 투자자들의 예상을 크게 밑돌자 뉴욕 증시(채권+주식)는 금리인상 경계감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물가 안정' 의지를 다져 시장이 과하게 흥분하지 않도록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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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서프라이즈...美증시 안도
미국 CP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근원물가도 보합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2% 하락보다 낙폭이 큰 것이며, 전월 기준 하락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5%로 전달(4.2%)보다 0.7%p 낮아졌다. 이는 시장 예상치(3.8%)도 밑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0.2% 상승을 예상했지만 이를 크게 밑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2.6%로 전달(2.9%)과 시장 전망치(2.9%)를 모두 하회했다.
물가 둔화엔 국제유가 안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5.7% 하락했으며 휘발유 가격은 9.7%, 난방유도 9% 이상 떨어졌다.
서비스 물가도 둔화 흐름을 보였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주거비는 0.1% 상승에 그쳤다.
운송서비스 가격은 0.3% 하락했고 호텔 숙박료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서비스 물가 상승세를 제약했다.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금리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서 벗어나 단기구간 위주로 레벨을 낮췄으며, 주식시장의 기술주들도 안도했다.
미국채2년물 수익률은 8.60bp 급락한 4.2005%, 국채20년물 수익률은 2.80bp 하락한 4.5880%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나스닥 지수는 233.83포인트(0.90%) 오른 2만6107.01을 나타냈다.
미국 CPI 결과는 국내 증시(채권+주식)의 가격 변수도 위로 쳐올렸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미국 CPI가 6년만에 전월비 하락하면서 연준의 7월 인상 가능성이 퇴조했다. 국내시장도 안도했다"면서 "다만 연준 쪽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으며, 한국은 내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놀라운 美CPI 둔화...연준 관계자들은 그러나
6월 CPI가 금리인상 우려를 크게 떨어뜨렸으나 연준 관계자들은 시장이 흥분하지 않도록 했다.
연준맨들은 '6월의 놀라운 결과'를 평가하면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서 확실히 물러서진 않았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6월 CPI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양호했다"며 "특히 그동안 높은 수준을 이어왔던 서비스 물가가 이번에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데이터가 몇 달간 이어진다면 훨씬 더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발표된 CPI는 고무적이지만 상황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판단하려면 한 달치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단 한 달의 물가 지표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차분하게 물가 수치를 더 보자고 했다.
CPI가 예상을 밑돌면서 시장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대폭 약화됐지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일단 물가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1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정책을 제대로 운용한다면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이 과거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워시는 "연준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결코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가능성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제지표와 다른 방향의 압박이 있더라도 법을 준수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선의 판단을 내리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CPI 발표 전인 13일(현지시간) 연준의 월러 이사는 "이번 주 발표되는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가 또다시 높게 나온다면 FOMC는 가까운 시일 내 통화정책 긴축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월러의 근원 물가에 대한 경고가 있었지만, 6월 근원물가는 전월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3개월째 둔화되면서 물가 안정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 美 6월 CPI 서프라이즈가 안겨준 기대감...우려도 남아 있어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한 달짜리 CPI 데이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면서도 "에너지 외 물가로의 파급효과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워시 의장을 비롯한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번 물가지표는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상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는 "현재 수준의 유가 만으로도 에너지 물가는 더 하락해야 한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3분기 중 3%대 초반으로 떨어진다"고 기대했다.
다만 최근 미-이란 갈등이 다시 부각돼 유가가 상승압력을 받았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는 '트럼프발 불확실성'과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트럼프의 기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헤드라인 물가와 핵심 물가가 동시에 안정되는 모습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줬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의 드라마틱한 반전은 이란 휴전에 의한 에너지 가격 하락의 결과"라며 "물가 안정이 전방위적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던 '서비스 부문으로의 인플레 확산'은 제한됐다. 주거 임대료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전월비 0.2% 떨어졌으며, 주거비 오름세도 둔화됐다.
하 연구원은 "지난 4월 셧다운 기저효과로 0.6% 폭등했던 주거비가 5월(+0.3%), 6월(+0.1%) 두 달 연속 둔화됐다. 주택가격에 후행하는 주거비 흐름을 감안할 때 전체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7월 들어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재개하고 국제유가가 반등 흐름을 이어가면서 에너지 발 공급 측 물가 상방 위험은 여전히 잔존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6월 물가 안정이 구조적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 지 불확실하다"면서 "수요 냉각에 따른 핵심 물가 하향 압력도 형성되고 있으나 기대 인플레이션 통제 필요성 및 공급 측 물가 재상승 리스크는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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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