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뉴욕주식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하루 만에 일제히 반등했다.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단기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데다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주식 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54% 상승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반도체 ETF(SMH)도 2.5% 오르며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을 반영했다.
종목별로는 마이크론이 4.92%, 램리서치가 약 5%,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테라다인이 각각 3% 이상,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2% 이상 상승했다. 인텔도 강세를 나타내며 반도체주 전반이 동반 반등했다.
특히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27.29% 급등한 193.92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9% 넘게 하락했던 낙폭을 모두 만회한 것은 물론 상장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미국주식 시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은 최근 옵션 거래와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주의 반등은 미국의 물가 둔화가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 전월 대비 0.4% 하락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근원 CPI 역시 전월 대비 보합(0.0%), 전년 대비 2.6% 상승으로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의 7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낮춰 반영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전날 40%대를 웃돌던 수준에서 10%대 후반으로 급락했고, 동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기술적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연준도 인플레이션 경계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높은 물가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6월 CPI는 고무적이지만 한 달치 데이터만으로 인플레이션 추세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 주가지수는 물가 둔화와 대형 은행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0.90%, S&P500지수는 0.38%, 다우지수는 0.02% 각각 상승했다. 반면 IBM은 실적 부진 전망을 내놓으며 25% 이상 급락해 기술주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