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6-23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SK하이닉스 시총 1위 등극 후 한국 주가지수 폭락

  • 입력 2026-06-23 13:2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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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작년 1월 이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 누적등락폭 비교,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작년 1월 이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 누적등락폭 비교,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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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SK하이닉스가 전날(22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등극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155,000원(5.61%) 급등한 2,919,000원, 삼성전자는 500원(0.14%) 하락한 353,500원을 기록하면서 두 종목간 시총은 역전됐다.

SK하이닉스 시총은 2,080.4조원, 삼성전자(보통주 기준)는 2,066.7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000년 11월 21일 이후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던 국내 주식시장 대장주 1위 자리를 25년 7개월 만에 내준 것이다.

증권업계에서 25년 넘게 근무 중인 자산운용사의 한 본부장은 "이런 날이 올 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제친 이유...수급, 자본효율성, 반도체 성과 지속 기대 복합 작용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을 넘어 1위를 달성한 데는 우선 수급 요인이 손꼽힌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시장에 ADR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 내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위 기업'이 받고 있는 평가와 비교할 때 SK하이닉스 주가 멀티플도 충분히 상향 재평가(Rerating)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아울러 지금은 삼성전자와 같은 포트폴리오형 회사보다 '메모리 단품 회사' 성격의 SK하이닉스가 유리한 국면이란 평가들도 적지 않았다.

즉 최근 SK하이닉스는 '순수 AI 반도체 수혜주'로 삼성전자보다 더 강하게 평가를 받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뿐만아니라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분산된 반면 SK하이닉스는 '순수 메모리 업체'인 만큼 AI 반도체 랠리 수혜를 더욱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아울러 첨단 반도체 성과의 '지속성'에 대한 믿음도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좀더 점수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전체 실적에선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SK하이닉스의 예상 ROE가 삼성전자를 크게 웃돌며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진단도 많았던 것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 시총 1위 교체의 의미는 SK하이닉스가 이익 규모로 삼성전자를 넘어섰다기보다 시장이 HBM을 통해 형성된 자본효율의 지속성에 더 높은 값을 매기기 시작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우선주를 포함하면 삼성전자 시총이 더 많긴 하나 가격 발견은 보통주에서 일어난다. 외국인·기관·패시브·액티브가 비교하는 자산은 두 회사의 보통주이고 이 창구에서 대표 프리미엄의 중심이 옮겨갔다는 점은 가볍지 않다"면서 "기존 프리미엄은 메모리·파운드리·모바일·가전·시스템반도체를 아우른 삼성전자의 종합 플랫폼에 부여됐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프리미엄은 좁지만 고수익인 AI 메모리 병목에 붙는다. 대표성의 기준이 이익 규모와 종합성에서 자본 효율과 병목 장악력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불편한 삼성전자, 우선주 합쳐서 봐야...그래도 종목 시총 1위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을 초과하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2일 "최근 삼성전자 시가총액 관련 부정확한 수치가 인용됨으로써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면서 "기업의 시가총액은 주가와 발행주식수를 곱해서 산출되는 것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주식 가치의 전체 합계"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런데 최근 일부 언론 등이 우선주를 누락하고 보통주만으로 기업 전체 시가총액인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치면 여전히 삼성전자 시총이 SK하이닉스를 능가한다.

전날 마감 기준 삼성전자 우선주 시총은 179.7조원에 달했다.

다만 종목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1위를 기록한 데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삼성전자의 우선주를 합치더라고 SK하이닉스 시총이 1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시장 ADR 상장이라는 호재가 있다"면서 "이 분위기라면 SK하이닉스가 우선주까지 합친 삼성전자 시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하지만...대장 교체 다음 날 바로 한국 주식 폭락

SK하이닉스 시총이 1위에 등극한 다음날 한국 주식시장은 5% 넘는 폭락을 기록 중이다.

미국과 이란 협상이 진척되고 유가가 하락했지만 국내 주식은 맥을 추지 못했다.

간밤 뉴욕 시장에서 스페이스X가 16% 넘게 폭락했다. 이에 나스닥이 1.3% 하락하는 등 빅테크 우려 속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 올라 한국 주식에 힘을 보태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 개장 11분 후 코스피는 9,175.45(+0.67%)까지 뛰면서 신고가 경신 흐름을 이어갈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밀리면서 주가지수 전반이 맥을 추지 못했으며, 결국 코스피, 코스닥 모두 폭락세로 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닥에 이어 코스피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한국 주식시장은 '대장 교체' 하루만에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넘어서면 '과열'인 이유

최근 주식 가격이 오를 때 삼성전자의 상승률은 SK하이닉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러더니 전날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을 넘어섰다.

최근엔 또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시총을 넘어설 때가 시장 과열의 시그널, 혹은 주식 버블 붕괴의 전조'란 평가들도 꽤 있었다.

사실 많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한국 최고기업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업체들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HBM을 기반으로 잘 나갔지만, 삼성전자에 비빌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두 기업의 실제 펀더멘털과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헤비급, SK하이닉스는 미들급 정도라는 평가도 여전히 많다.

당장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57조 2,328억원, SK하이닉스는 37조 6,103억원으로 차이가 컸다. 1분기 매출은 133조 9,000억원, SK하이닉스가 52조 5,763억원이었다.

기본적으로 두 기업의 이익과 매출액에 차이가 커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것은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 미래 AI 성장에 대한 기대감(밸류에이션 프리미엄) 때문에 SK하이닉스에 더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이제 삼성전자가 HBM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즉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6세대 HBM4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후속 세대인 HBM4E와 HBM5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제 공개하면서 SK하이닉스가 지배하던 시장 구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것이다.

■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 체제가 불리하다고?...진실은 그 반대

최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에 빠르게 근접하면서 전날 역전한 가운데 하이닉스의 '메모리 단품'이 유리하다는 주장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보는 시각 역시 많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위탁생산), 스마트폰(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황에 버티는 힘이 강하다. SK하이닉스는 순수 메모리 반도체 집중도가 극히 높아 시장 상황에 따라 더욱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CAPEX) 속도가 둔화되거나 반도체 사이클이 꺾일 경우 단일 포트폴리오에 의존해 시총 1위까지 올라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삼성전자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아울러 오래된 투자자들 사이에선 HBM에 의존해 한국 시총 1위에 올라선 SK하이닉스의 질주가 2천년대 닷컴 버블 당시의 시스코를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천년 닷컴버블 당시 미국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가 인터넷 시대의 필수 인프라를 독점할 수 밖에 없는 낙관론 속에 글로벌 시총 1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시스코의 1위 등극은 주식시장의 버블 도달 신호탄이 됐으며, 이는 결국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의 삼각 동맹을 내세워 삼성전자를 제치고 쭉쭉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점도 많은 가운데, 시총이 삼성전자를 넘었다는 그 자체가 '비이성적'이라는 평가도 상당한 것이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어제 SK하이닉스의 ADR 수급효과가 선반영되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가 됐지만 계속 이러긴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기본적으로 두 회사의 펀더멘털(기본 이익 구조와 이익 규모)이 차이가 있다"면서 "업황 업사이클이야 베타가 큰 '퓨어 반도체' 하이닉스 수익률이 좋았지만, 그렇다고 시총까지 역전하는 건 지나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과 반대로 반도체가 다운사이클 접어들면 베타가 상대적으로낮고 포트폴리오가 다각화 돼 있는 삼성전자가 더 세이프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지금은 '투기를 장려하는 분위기' 때문에 SK하이닉스에 수급이 과도하게 몰린 측면도 있다고 했다.

실제 최근 상장된 개별종목 레버리지의 경우 베타가 큰 SK하이닉스 쪽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았으며, 최근까지의 현실도 그랬다.

이 매니저는 "지금은 수급 쏠림이 개별종목 레버리지와 맞물려서 그 효과가 배가됐다. 사실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 시총을 제쳤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는 있지만, 지속성이 없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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