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6-11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놓고...'고용 이어 물가도 금리인상 힘 실어' VS '연준 금리인상 어렵다는 점 보여줘'

  • 입력 2026-06-11 11:1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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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놓고...'고용 이어 물가도 금리인상 힘 실어' VS '연준 금리인상 어렵다는 점 보여줘'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여 만에 4%대로 올라섰다.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의 3.8%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2023년 4월(4.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 예상치엔 부합한 것이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5%를 기록해 시장 전망과 같았다.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월의 2.8%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시장 예상과는 일치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시장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 고용지표 이어 CPI도 연준 금리인상 후원?

채권, 주식투자자들은 일단 미국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지는 않아 다행스럽다는 반응도 내놓았다.

다만 물가가 한단계 더 높아졌기 때문에 고용지표와 함께 물가가 '쌍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는 평가도 보였다.

최근 고용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에너지발 물가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올해 후반부 연준의 금리 인상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물가 재상승 위험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충격이 서비스와 식품 가격으로 확산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는 중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CPI가 예상 수준, 혹은 예상보다 약간 낮게 나온 측면이 있지만 어쨌든 물가가 3년래 최고치로 올랐다"면서 "이런 분위기라면 연준 금리인상 우려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4%대로 올라서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 고용지표가 견조한 수치를 보여준 상태에서 물가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최소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멀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에너지가 주도한 미국 헤드라인 CPI 상승...근원물가 예상 약간 밑돌면서 최악 면해

이번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5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9%, 전년 동월 대비 23.5%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7.0%, 전년 대비 40.5%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미국 노동부는 5월 CPI 상승분의 60% 이상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식품 가격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외식 물가는 0.3% 상승했다.

근원 물가 세부 항목에서는 운송서비스와 자동차보험, 신차 가격 등이 하락하며 물가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자동차 보험료는 전월 대비 1.7% 하락했고 가정용 가구 및 생활용품 가격도 0.6% 내렸다.

다만 주거비는 여전히 제법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으며 임대료는 0.4%, 자가주택 임대료 환산지수(OER)는 0.3% 각각 올랐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물가가 예상 수준에 그쳤고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들도 나왔다.

CPI 발표 직후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상승폭을 반납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낸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 美CPI, 금리인상 우려 '덜었다'는 평가들도

미국 CPI 헤드라인 수치가 '4자'를 보여줬지만, 오히려 인플레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 역시 적지 않게 보였다.

우선 근원 인플레를 보면, 전월대비 0.2% 올라 시장 전망을 밑돌면서 '에너지 가격 2차 확산의 제한'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소한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CPI 데이터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일단 유보한 채 인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매파 인사들에게는 여전히 인상 이유가 꽤 많아 보일 수 있으나 아직까지 Core 인플레이션으로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은 중립 및 비둘기파들이 서둘러 인상에 나서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고무적인 부분은 에너지를 제외하면 그 외 부문들의 물가 상승률은 모두 4월 대비 둔화됐다는 점"이라며 "주거비는 4월의 통계적 이슈에 따른 반등을 되돌렸고(0.6%→0.3%), 비주거 Core 서비스 부문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상품 물가 안정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차량 제외 Core 상품 물가가 6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고 지적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에서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 영향이 재확인됐으나 핵심 물가 둔화로 수요 위축 속 에너지 충격 2차 파급은 아직 완만한 수준"이라며 "지금의 미국은 물가의 전면적 재가속 구간이 아닌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하 연구원은 "핵심 재화물가는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해 부진한 수요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신차(-0.3%) 및 중고차(+0.1%) 물가 안정 속에 4월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던 의류도 5월 중 0.3% 상승에 그쳤다"고 했다.

그는 "주거비는 셧다운 기간 통계 왜곡 효과로 4월 중 급등(+0.6%) 영향이 사라지며 5월 0.3%로 상승이 둔화됐다. 핵심 서비스(주거비, 에너지 제외 서비스) 물가는 0.3% 오르며 4월(+0.4%)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핵심 재화, 서비스 모두 에너지 가격 상승에 비해 부진한 수요로 가격 전가 제한이 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에너지 가격이 추가로 급등하지 않으면 지금의 헤드라인 물가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일 수 있다는 추론들도 보인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추가 급등이 없다면 헤드라인 CPI 정점은 4~4.5% 부근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이번 5월이 피크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휘발유 소매가격은 5월 갤런당 평균 4.5달러에서 4.1달러로 떨어졌다"면서 "제한적인 2차 가격 움직임을 감안할 때 5%에 근접한 헤드라인 인플레를 위해선 추가적인 에너지 가격 충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인플레 2차 확산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5~6월 인플레 정점 형성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준의 다음 스텝은 인상보다는 인하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정훈 연구원도 "최근 유가 움직임을 보면, 조심스럽지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이번이 고점이었을 가능성이 꽤 높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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